'삼바 증거를 없애라' 공장 바닥에 묻고, 직원 집에 숨기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 정황 드러나... 7일엔 보안책임자 영장 청구

등록 2019.05.07 18:38수정 2019.05.0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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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가 발표된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관련자들의 증거 인멸 시도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급기야 검찰은 7일 공장 바닥까지 뜯어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송도 삼성바이오 1공장 압수수색 과정에서 공장 바닥 마루를 뜯어내고 숨겨져 있던 회사 서버와 직원 노트북 여러 대를 확보했다. 또 삼성바이오 팀장급 직원 A씨가 지난해 5~7월 사이에 회사 서버를 떼어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폐기한 혐의로 그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A씨는 보안 실무 책임자로, 지난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조사는 물론 최근 검찰 수사에 대비해 회사 서버를 숨기고 훼손하는 일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민감한 자료를 삭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그를 긴급체포했고, 체포 시한(48시간)을 넘기기 전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관련,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 양모 상무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29 ⓒ 최윤석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관련,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이 모 부장 (가운데)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29 ⓒ 최윤석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증거인멸 시도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일 검찰은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팀장급 직원 자택에서 삼성에피스 설립 초기부터 지난해까지 쓰인 회사 서버를 발견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직원 수십명의 업무용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분식회계 의혹 관련 자료를 삭제·조작한 혐의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양아무개 상무와 이아무개 부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두 회사가 전방위로 벌인 증거인멸 시도는, 이 일이 삼성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참여연대 등은 줄곧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해왔다(관련 기사 : 이재용 경영 승계, 바이오로직스 안에 있다).

7일 영장이 청구된 A씨만 해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에피스와 삼성바이오 양쪽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방법으로 분식회계 의혹 관련 자료를 없애려고 한 점 역시 '윗선 개입' 의혹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삼성 쪽 요구로 금융당국 조사 때 거짓말을 했다'는 외부 회계법인 회계사들의 검찰 진술도 분식회계부터 은폐까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시민단체 등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문제를 최초 제기한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는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공장 바닥에 감춰져 있던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영화를 보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검찰 수사에서 중요한 부분들이 나오고 있다"며 "삼성바이오가 금감원과 증선위(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조사에서도 거짓말하고 증거를 조작했다면 의미가 가볍지 않다, 증선위가 농락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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