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이 말한 '정전협정 테이블', 어디에 있나 봤더니...

[정치 잡학다식 1cm] "정전협정 당시 수석대표가 쓴 테이블 현재 북한이 관리"

등록 2019.07.02 18:11수정 2019.07.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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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면에 걸친 잡다한 지식들을 많이 알고 있다. '잡학다식하다'의 사전적 풀이입니다. 몰라도 별일없는 지식들이지만, 알면 보이지 않던 1cm가 보이죠. 정치에 숨은 1cm를 보여드립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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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 기사 보강 : 3일 오전 9시 ]

김어준 :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및 남북미 정상 회동) 보다 보니까 '아, 저거 내가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안 들던가요?"
탁현민 : "휴전협정 때 쓰던 테이블이 있어요, 휴전협정을 했던 그 테이블. 그거를 모처에서 보관을 하고 있는데... 만약에 종전선언이 됐든 뭔가 됐든 어쨌든 판문점에서 다시 정상들이 모여서 잘 짜여진... 그 테이블을 꼭 국민 여러분들이 보실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6월 30일 판문점에서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동 및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 '테이블'이 화제가 됐다. 지난 1일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만약 다음에 판문점에서 정상들이 다시 만난다면 휴전협정(정전협정) 당시 사용된 테이블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 '테이블'의 역사는 길다. 1953년 7월 27일에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이뤄졌으니 66년이 지났다. 정전협정이 이뤄지기까지의 굴곡도 많았다. 한국전쟁 정전 협상은 1951년부터 2년여 동안 총 765차례 회담, 1000시간에 가까운 논쟁을 필요로 했다. 포로 송환 문제, 군사경계선 문제 등 여러 쟁점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판문점 정전회담장에서 UN군 측 수석대표인 헤리슨 제독과 조선인민군 측 수석대표인 남일 중장이 정전협정문에 서명했다. 이후 양측 수석대표는 각각 마크 W.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당시 문산 극장에서 대기 중)과 김일성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펑더화이의 서명을 받게 된다. 이로써 같은 날 오후 10시부로 정전이 발효됐다.

"정전협정 당시 사용된 테이블은 현재 북측이 관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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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 7. 27. 판문점, 정전회담 조인식으로 왼쪽 책상에서 유엔군 측 수석대표 해리슨 제독이, 오른쪽 책상에서는 조선인민군 측 수석대표인 남일 중장이 서명하고 있다. ⓒ NARA/박도

 
정전협정 과정에서 사용된 '테이블'은 여러 개다. 노연수 강원도청 학예연구사는 "정전협정 수석대표자 서명식 당시 사용됐던 테이블, 즉 헤리슨 제독과 남일 중장이 사용한 책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측 지역에 보관돼 있다"라며 "현재 북한 측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이나 포털에서 검색했을 때 흔히 나오는 사진 속 테이블이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 연구사는 "판문점에서 서명이 이뤄진 뒤 UN군 사령관이 정전협정에 조인한 그 책상, 클라크 사령관이 사용한 책상은 현재 용산 전쟁기념관에 보관돼 있다"라며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464호로 등록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사는 "만약 남북미 정상간 회담 등에 그 테이블을 사용하고 싶다면, 북측과 협의해 사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라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이 1일 라디오 방송에서 "휴전협정을 했던 그 테이블을 '모처'에서 보관을 하고 있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그가 지칭한 테이블은 공동경비구역 북측 지역에 보관 중인 정전협정 수석대표 서명식 당시 사용된 테이블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DMZ 박물관에는 1953년 7월 2일 오전 10시 정전협정 서명을 하던 그 순간을 재연해 놓기도 했다. 노연수 연구사는 강원도청에 근무하기 전 DMZ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이 공간의 전시 및 연출 등에 깊게 관여한 학예사 중 하나다.

UN사령관 문산에서 사용한 책상들, 전쟁기념관과 한미연합사에 전시·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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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464호 '휴전협정 조인시 사용 책상'. 1953년 7월 27일 클라크 UN사령관이 문산에서 사용한 책상. 현재 전쟁기념관에 보관 및 전시 중이다. ⓒ 문화재청

 
한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날 탁현민 자문위원의 방송 내용을 언급하면서 "어제(1일) 평택 주한미군사령부에 갔잖아요, 거기에 그 책상이 있더라고요, 생각해 보니까 거기 있는 게 맞아요, 정전협정 사인한 게 미군이잖아요"라고 맞장구쳤다. 그는 "보니까 굉장히 공고하고 튼튼해요"라면서 "비핵화 협상 타결될 때 그 책상을 꼭 썼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유엔사 등을 통해 확인 결과 클라크 UN사령관이 문산에서 사용한 책상들은 현재 전쟁기념관과 한미연합사에 전시 및 보관돼 있다.
#남북미회동 #북미정상회담 #탁현민 #하태경 #정전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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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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