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지 않은 역사, 고려인 독립운동을 말하다

안산 일동서 ‘고려인독립운동 마실 역사콘서트’ 개최

등록 2019.07.14 12:55수정 2019.07.1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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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듣는 고려인 독립운동 역사콘서트 사진은 왼쪽부터 신채호기념사업회 이건홍 공동대표, 허위 의병장 증손녀인 기 소피아씨, (사)너머 김영숙 사무처장, 기 소피아씨의 통역 담당 ⓒ 김영의

 
"3.1 독립항쟁은 세계 역사에 남을 역사적인 일입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켰어요. 해방 그날까지 목숨을 걸고 싸운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그런데 3.1 독립항쟁 100주년 행사에 조형물 하나 없이 끝내는 것이 아쉽습니다."

지난 11일 안산 상록구 일동 협동조합카페 마실에서는  (사)너머와 (사)울타리너머 주관으로 '고려인독립운동 마실 역사콘서트'가 개최됐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이 날 역사콘서트는 9시를 훌쩍 넘겨 끝날만큼 참가자들의 호응도 높았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건홍 신채호기념사업회 공동대표는 3.1 독립항쟁, 임시정부수립, 신흥무관학교 설립, 역사에 길이 남을 청산리전투와 봉오동 전투 등 일제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해방을 위해 재산과 목숨을 내놓은 러시아 등에서 활동했던 독립군들의 역사를 들려주며 독립 후에도 버려지고 잊힌 고려인 독립군과 그 후손들에 관해 이야기하며 "독립유공자 예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위 의병장 증손녀인 기 소피아씨는 두 번째 강연자로 주민들과 만났다. 기 소피아 씨는 옛 서대문 형무소 사형장에서 1호 사형을 당한, 의병장으로서 명망이 높았던 허위 의병장의 독립활동을 소개한 후 자신을 비롯한 후손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했다.

만주에서 독립 투쟁을 하다가 연해주로 옮겨간 허위의 가족들은 스탈린의 조선인 강제 이주 때 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옮겨져서 그곳에서 살았다. 기 소피아는 "우리 가족들은 만주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이주한 후 생활이 좋았지만 강제이주 후에는 5살 때까지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했다"라며 "아버지는 조상에 대해 일절 이야기를 하지 않아 독립운동 하셨는지 전혀 모르다 한국에 와서 삼촌을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됐다"라고 했다.

2011년 한국에 와 불법체류자로 살기도 했던 기 소피아 씨는 2015년 귀화한 삼촌을 통해 허위 의병장에 대해 듣게 됐고 2018년 아이들과 함께 귀화했다. 남편만 귀화하지 못한 상태다.

기 소피아 씨는 "한국생활을 열심히 해 자랑스러운 국민이 되겠다"라며 "세상 사람들이 고조부 허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기했다. 또 고려인 강제이주와 고단한 삶을 위로해 줘서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잊혀진 역사, 다시 만나는 독립운동 지난 11일 (사)너머와 (사)울타리너머는 안산시 상록구 일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콘서트를 열고 고려인의 독립운동을 다시 배우고 생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김영의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김영숙 사단법인 너머 사무처장(고려인동포지원센터 너머 센터장)은 "대부분 독립운동가 후손이지만 조국으로부터 버려진 고려인들이 안산에는 1만7000여 명이 살고 있다. 조국인 한국에서도, 연해주에서도, 강제이주된 중앙아시아에서도 이방인으로 살아온 고려인들이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값싼 이주노동자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사무처장은 "일제 강점기 중앙아시아로 끌려간 고려인들은 대한민국 해방 후에도 돌아갈 곳도, 찾는 곳도 없는 이들이 됐다"라며 잊어버린 역사 속에서 값싼 이주노동자로 치부되는 한국 내 고려인들의 삶을 이야기했다.

김 사무처장은 특히 "7월부터 건강보험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고려인도 포함돼 땟골에 살던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한국을 떠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따라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재외국민 포함)은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 보험료를 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직장에 다니는 외국인 직장 가입자를 제외한 외국인은 지역가입 여부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결정할 수 있었다. 지역가입자로 새로 편입되는 외국인이 매달 내야 하는 건보료는 최소 11만3050원 이상이다.

김 사무처장은 "강제이주로 숨죽여 살았던 고려인이지만 자존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고 있다. 고려인 동포와 청소년들에게 우리 선조가 어떻게 살아왔고 대한민국을 어떻게 지켜왔는지 알고 긍지를 가지라고 역사 공부를 하라고 이야기한다"라며 "우리의 이주역사에 대해 알고 고려인 동포를 이웃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려인 독립운동을 기리는 기념비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추진위원회는 독립운동에 앞장서며 고난을 헤쳐 온 고려인들의 역사를 바로 알려 우리 사회가 그들을 동포로서 올바르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자는 목표 아래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7일 오후 3시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서 "고려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경기도정책토론회"가 열린다. 8월에는 13일과 17일 열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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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꿈꾸며 백수가 됐지만 결국 생계에 붙들려 경기다문화뉴스 등에 기사를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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