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는 안 물어요" 오히려 화를 내는 사람들

민원 넣어도 담당자는 "관련 법령 없어 처리 못해" 무성의한 답변만

등록 2019.07.14 17:07수정 2019.07.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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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본 기자는 미취학아동의 아버지이다.)

연남동철길공원은 교통이 편리하고 조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해당지역에는 주 방문객인 젊은이들을 위한 가게들도 많이 위치해 있지만, 연남동 자체가 주거민이 많은 지역으로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이 가족 산책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공원에는 반려견을 동반한 견주들 또한 많다. 물론 상당수의 견주들은 목줄을 하고 배변을 정리하는 등 펫티켓을 지키려고 하지만, 목줄을 하지 않고 있거나 하더라도 제대로 잡지 않아 행인들을 위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연남동철길공원에는 대단히 위협적인 대형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일들로 행인과 견주들 간의 말싸움을 목격한 사례도 몇 번 있다. (그래서 필자는 주로 아이를 동반해 산책할 때는 미리 견주들이나 애완견이 있는 곳은 멀리 피해 돌아가고 있다.)

며칠 전, 필자의 아이는 바닥에 있는 꽃을 가지고 놀고 있었고, 나는 그 옆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한 견주가 개를 데리고 가까이 오는 것이었다. 개는 도사견이나 대형견은 아니었으나, 견주가 목줄을 제대로 쥐지 않아 개가 아이 바로 근처에까지 왔었고 정확히 개의 입이 아이의 얼굴 높이에 있었다.

이에 필자는 "아이와 개가 가까우니 개를 비켜달라"고 했고, 견주는 "개가 제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필자가 다시 한 번 "개를 비켜달라"고 얘기했더니 견주는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며 오히려 역정을 내었다.

개가 아이에게 더 가까이오자 필자는 아이를 안아올린 뒤 견주에게 "개를 당장 멀리 치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견주는 "내가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냐" "애 아빠가 왜 이리 싸가지가 없냐" "여기는 원래 개 데리고 산책 나와도 되는 곳이다"라며 오히려 큰 소리를 내며 역정을 내었다.

필자는 이런 사례에 관련하여 관련기관에 민원을 신청하였으나 관련기관 담당자는 "견주와 행인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으나 모두 들어주기가 어려우며 관련 법령이 없어 처리가 어렵다"며 "좀더 잘 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무성의한 답변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공원을 다시 한 번 한 바퀴 돌아보니, 공원 한 구석에 '목줄을하지 않거나 배변을 치우지 않을 경우 5만원 과태료를 부과한다' 라는 외로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목줄이나 배변에 대해 단속하는 단속원도 없을 뿐더러, 5만원 과태료가 얼마나 강제성이 있는 처벌인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법에 유일하게 언급되고 있는 목줄. 목줄을 하라는 것은 사람을 물지 못하게 견주 주변으로 잡아당겨 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공원에 있는 견주의 십중팔구는 '우리 개가 편하게' 늘어지게 목줄을 잡고 있었다. (필자의 아이에게 위협을 끼친 개도 목줄을 하고 있긴 했다. 한 번만 점프를 하면 아이 얼굴에 개 입이 닿을 수 있는 거리였지만.)

결국 뭔가 끔찍한 '사고' 가 터져야 또 관련 법령이 생길 것인가. 제발 부탁인데 이러한 위험은 미연에 방지했으면 하다. 아무리 의견이 다르다고 한들, 사람을 동물보다 우선 배려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쪼록 다시는 나나 다른 부모들의 아이가 이러한 위협을 느끼지 않기를 기대하며 같은 류의 후속기사를 쓸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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