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청와대의 '정정보도' 신청... "왜 소설을 쓰냐?"

KBS 태양광 보도에 이어 중앙일보 '김정숙 버킷리스트?'도 언론중재위 정정보도 신청

등록 2019.07.24 14:08수정 2019.07.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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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한 국민소통수석 ⓒ 연합뉴스

청와대가 KBS '시사기획 창'의 '태양광사업 복마전' 보도에 이어 <중앙일보>의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칼럼을 대상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오전 "6월 11일 중앙일보의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라는 칼럼을 게재했는데 허위 사실이 들어 있었다"라며 "그래서 한정우 부대변인 명의로 사실이 아님을 서면 브리핑을 했고, 중앙일보에 구두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윤 수석은 "하지만 청와대의 정정보도 요청에 답이 없었다, 그래서 중앙일보에 공문을 보냈는데 또 답이 없었다"라며 "그래서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신청했다"라고 설명했다.

남정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6월 11일 '남정호의 시시각각'이라는 기명칼럼에서 2018년 11월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2018년 11월 체코 프라하 방문과 올 6월 노르웨이의 베르겐 방문 등을 두고 "야당에선 '부부동반 세계일주하냐' '김 여사 버킷리스트가 있지 않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론 전임 대통령 부부들이라고 관광지에 안 간 건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잦은 적은 없었다"라며 북핵문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을 거론한 뒤 "그러니 '지금 유람할 때냐'는 비판이 안 나오게 노르웨이 일정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옳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7일 <중앙일보>는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상춘재 번개오찬에 참석한 한 인사가 "대통령과 참모진 사이에 이번 상황 인식에 대한 온도 차가 있다고 대통령이 느끼는 것 같았다, 초기에 참모진들이 로키(low-key, 낮은 수위)로 관리하자고 제안해서 따랐는데 사태 추이를 보고 '아차' 싶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수출 제한조치 사태와 관련해 참모들이 낮은 수위로 관리하자고 제안해서 그것을 따랐는데 사태가 더욱 심각하게 흘러가자 문 대통령이 뒤늦게 후회했다는 뉘앙스다. <중앙일보>는 다음날(18일) 17일 자 기사를 수정한 별도기사에서도 상춘재 번개오찬 참석자의 같은 발언을 그대로 실었다.


이에 윤 수석은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이 '아차 싶었다'고 한 적도 없다"라며 "한번 기사를 써놓고 그것이 마치 사실인 양 그걸 전제로 또 기사를 쓴다"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청와대에서 오보 하나하나에 대응할 방침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수석은 "확인되지 않거나 허위라고 보는 것들을 바탕으로 또 다른 보도가 이어지는 것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것이다"라며 "중요하지 않는 것들은 말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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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칼럼 ⓒ 중앙일보 갈무리

윤도한 수석 "공상과학 소설도 이렇게 쓰지 않을 것"

이에 앞서 청와대는 KBS의 '시사기획창'이 지난 6월 18일 보도한 '태양광사업 복마전'도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신청한 상태다.

KBS는 당시 방송에서 정부가 장려하는 태양광 사업의 문제점을 짚으면서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대통령이 (저수지 면적의) 60% (태양광을 설치)한 데를 보고 박수를 쳤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저수지 수면의 몇 퍼센트를 패널로 덮을지를 놓고 논의가 이어졌다. 당초 환경을 고려한 면적은 10% 이하였으나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전언에 어이없는 결정이 내려졌다"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박수를 쳤다거나 그것 때문에 태양광 정책이 바뀌었다거나 노영민 실장이 실제로 개인 사무실을 사용했다거나, 최혁진 비서관이 특혜를 줬다거나 하는 것들이 사실이라면 KBS가 그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사실에 근거해서 기사를 쓰길 부탁드린다"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보도한 내용은 소설이다, 공상과학 소설도 이렇게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윤 수석은 "기자가 기사를 쓰지 왜 소설을 쓰나?"라며 "지금이라도 KBS가 근거를 밝히면 곧바로 언론중재위 정정보도 신청을 곧바로 취하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중앙일보 #KBS 시사기획 창 #태양광사업 복마전 #언론중재위 정정보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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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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