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죽음에 공무원노조 "직장내 괴롭힘 조사" 촉구

ㄱ씨 21일 극단적 선택 ... 경남도청공무원노조 '가해자 처벌', 경남도 '애도'

등록 2019.07.26 16:56수정 2019.07.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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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7월 26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경남도청 7급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노동조합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도는 애도를 표하면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신동근, 아래 공무원노조)은 26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내 괴롭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대책'을 촉구했다.

경남도청 7급 공무원 ㄱ(41)씨는 지난 21일 창원 거주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부인, 노모와 함께 살고 있었던 고인의 죽음에 주변에서는 안타까워하고 있다.

고인이 남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무원노조는 유가족과 동료들의 주장을 근거로 고인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고인의 부인과 형 또한 최근 들어 직장 내 스트레스를 받아옴을 토로해 왔었다는 일관된 증언을 하고, 고인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의 일부만 들여다보아도 직장 내 스트레스와 상사의 괴롭힘 등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추정될 만한 단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으로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가족 내 불화나 금전관계 등 다른 이유는 찾기 힘든 형국이다"고 했다.

공무원노조는 고인이 가정불화나 금전 문제는 없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고인은 업무 외에는 개인적인 고민 등의 이유로 목숨을 끊을 어떠한 이유도 없다는 것이 주변 지인들의 한결 같은 증언"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때 공무원노조가 공개한 고인의 일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보면 "00이 담배 좀 가져오라 해서 구해다 줬더니 너무 순하다고 집어던지고 그런다…. 요새 전자담배라서 구하기도 힘든데 지(상사) 피는 담배 챙겨 다녀야 할 판이다"거나 "00 때문에 한 달도 못 참겠다. 이러다 죽을 것 같다"고 되어 있다.

공무원노조는 "고인은 원래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직장 내 스트레스와 상사의 지나친 업무 간섭, 괴롭힘 등으로 고민해오던 중 최근에 이르러서야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되었으며, 그 원인은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 업무적 스트레스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공무원노조는 "2015년에도 도청에는 성실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며 "그 때도 당사자는 지인들에게 하소연과 고충을 털어놓았지만 설마 하는 와중에 아무도 극단적인 선택을 막지는 못했었다"고 했다.

이들은 "그가 남긴 흔적들과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가족들은 힘들고 눈물겨운 소송을 추진했고 많은 청우들의 상황 설명과 협조로 결국 공무상 재해 판정은 받을 수 있었지만 세상을 떠난 그는 영영 돌아올 수 없었다"고 했다.

공무원노조는 "가해자를 노동현장에서 즉시 분리조치하고 고인의 사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 부당하거나 위법한 내용 발견 시 사법 기관에 즉시 고발 조치하라. 조사를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엄중 문책하라"고 했다.

또 이들은 "고인이 근무한 부서를 비롯한 주변 동료들의 정신적 충격과 후유증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공직자의 직장 건강검진 외에도 우울증이나 정신건강을 진단할 수 있는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는 "직원 사망에 따른 경상남도 입장"을 통해 "지난 21일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경남도는 "유족분들의 요구와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도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조사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 "공직사회에서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남도청 #공무원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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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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