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 방위비 더 내기로 했다"

"한국 도와주면서 아무 것도 못 얻어... 매우 불공평" 압박

등록 2019.08.08 09:42수정 2019.08.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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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위비 분담금 관련 트윗 갈무리. ⓒ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지금보다 훨씬 더 내기고 했다며 이를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한국과 합의를 했다"라며 "한국이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했다(agreed to pay a lot more money)"라며 한국의 분담금 증액을 못 박았다.

이어 "모두 알다시피 한국에 3만 2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우리는 약 82년 동안 그들을 도와주고 있다"라며 "하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나와 합의했다"라며 "그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어떤 기준으로 '82년 동안'을 언급했는지, 또한 한국이 얼마나 많은 분담금을 더 내기로 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또한 "(한미) 관계는 매우 좋다"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방위비 분담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왔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9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큰 폭의 인상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북한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대가로 돈 더 내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도 "한국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꽤 많은 돈을 더 내는 데 동의했다"라고 썼다.

이어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매우 적은(very little) 돈을 받아왔다"라며 "하지만 지난해 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9억 9000만 달러를 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한국의) 지급을 더 늘리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라며 밝혔다. 또한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로 이제는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 방위에 기여하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양국의 관계는 매우 좋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해왔으며, 한미 양국은 지난 2월 한미방위비분담협정(SMA)에서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중 한국의 분담금을 전년 대비 8.2%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다른 나라 정상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면서도 "방위비와 관련한 공식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한국의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거론했으나, 이는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이를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방한하는 에스퍼 미 국방장관, 분담금 증액 청구서 내밀까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8일 방한하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증액 요구를 담은 청구서를 우리 정부에 들이밀지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후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는 에스퍼 장관은 다음 날인 9일부터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부유한 동맹들이 자국 내 미군 주둔과 자국 방어에 더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일관되게 언급해왔다"면서 "우리의 동맹들과 파트너들이 공동의 안보에 좀 더 공평하게 기여하도록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23~24일 방한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한국 정부 외교·안보 당국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자신들이 부담해 온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도 한국 측이 부담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한미 양국은 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서 미군 주둔에 따른 한국의 올해 방위비 분담금 총액을 전년대비 787억 원(8.2%) 인상된 1조 389억 원으로 합의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마크 에스퍼 #방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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