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아닌 민이 나서... "서대문형무소 앞 'NO 아베' 거리로"

서울 서대문 시민단체 현수막 게재 예정... "아베 정권 사죄와 배상해야"

등록 2019.08.08 18:30수정 2019.08.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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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규탄서대문행동에 속한 서대문구 주민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서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고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뜻에서 'NO아베' 현수막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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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훈

 
아베 정권 반대. 우리 젊은이들은 아베정권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주세요. - 하루카와 메이

8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펼침막에 쓴 글이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그는 시민단체의 제안에 그 자리에서 펼침막에 일본어로 이런 글귀를 남겼다. 해당 펼침막은 오는 10일 서대문형무소 앞 거리에 조성되는 'NO 아베 현수막 거리'에 내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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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수난 현장인 옛 서대문 형무소 앞 거리에 'NO 아베' 현수막이 내걸린다.

서대문지역 20여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정당으로 구성된 '아베규탄서대문행동'(이하 서대문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간소화 우대 국가)에서 배제한 것을 규탄하며 "NO 아베 현수막 거리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대문행동은 "1919년 3.1만세운동을 벌여왔던 선열들의 마음으로 과거사를 부정하고 경제보복 조치를 행하는 아베 정부를 규탄한다"라며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함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중당 서대문구위원회 박희진 위원장은 "시민들의 자발적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으나 일본은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라며 "우리 국민들이 더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며 'NO 아베 현수막 거리'를 조성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일본이 전쟁범죄에 진정한 사죄 없이 적반하장 격으로 경제보복 조치를 저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긴장완화만을 목적으로 한 '1965년 한일기본조약 사건(한일협정)'과 같은 봉합조치는 없어야 한다"라며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받기 위해서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함께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모든 시민단체와 정당, 주민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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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옥원 서대문구협의회 고문도 마이크를 잡고 아베 정부를 규탄했다. 그는 "내 아버지 역시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동원 됐는데 탈출해 귀환했다"라며 "일본은 지금 한국이 1900년대인 줄 안다. 국민들이 똘똘 뭉쳐서 아베 정권의 사죄를 받아내자"라고 말했다.

김 고문의 말이 끝나자 이들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던 유관순·안중근·여운형·어윤희 독립운동가의 모습이 새겨진 손피켓을 머리 위로 올리며 "아베 정권 규탄한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일장기의 빨간 동그라미 안에 일본 아베 총리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에 'NO 아베, 일본의 경제침략 규탄! 전쟁범죄 사죄 배상 촉구!'란 글을 적었다.

서대문행동 관계자는 "가로 90cm, 세로 120cm 현수막 300개를 준비했다. 독립문부터 홍제역까지 이어진 통일로에 오는 10일 현수막 300개를 내걸 예정이다"라며 "시민들 누구나 5000원을 내면, 현수막 빈 곳에 하고 싶은 말을 적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기 위해서는 서대문구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서대문행동 관계자는 "옥외광고물법상 거치대가 있는 곳을 제외하곤 현수막을 걸지 못하게 돼 있다"라며 "(서대문구청에서) 한차례 구두로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계속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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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펼침막에 '아베 정권 반대. 우리 젊은이들은 아베정권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주세요. - 하루카와 메이'라고 쓰고 있다. ⓒ 이희훈

 
'홍은동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진희씨는 "중구청이 내건 현수막은 일본인과 함께 연대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며 "우리가 거는 현수막은 주민들의 마음으로 걸고, 일본의 양심 있는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지난 1908년 일본인 건축가 시텐노 가즈마의 설계로 지어진 한국 최초의 근대식 감옥이다. 경성감옥으로 개소됐으나 1923년 서대문형무소로 개청됐으며 일제 강점기에 유관순, 허위, 강우규 등 애국지사가 수감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서대문형무소 #NO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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