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격한 박주민 "충청의 딸·호남의 손녀라더니"

'광주일고 정권' 발언 두고 지역감정 조장 비판...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요구도 나와

등록 2019.09.02 11:26수정 2019.09.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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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신라 박혁거세가 저의 시조다. 경상도가 제 조상의 발원지인 셈이다. 그런데 본가는 (전남) 무안이다. 집성촌은 경기도에 있었다. 기독교 신앙이 강하셨던 증조 할아버지는 기독교 신자들이 많은 이북으로 가셨다가 6.25 전쟁 때 서울로 내려오셨다. 어머니는 마산 출신이시고 외삼촌은 대전에서 오래 사셨다. 큰 고모는 강릉에서 사시고 제 짝꿍은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연고지'를 쭉 나열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부산 장외집회 당시 '광주일고 정권' 등의 발언으로 지역주의 감정을 자극시킨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관련기사 : "문재인 정부가 광주일고 정권? 이낙연 말고 누가 있나" )

특히 박 최고위원은 "저의 경우, 연고가 없는 지역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이 (저처럼) 이럴 것"이라며 "나경원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과거 충청도에선 아버지 고향이 충청도라며 자신을 '충청의 딸'이라고 했다. 할아버지의 고향이 (전남) 영암이라고 '호남의 손녀'라고 했다. 자신의 아들이 부산에서 태어났다고 '부산의 어머니'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광주일고 정권'이라 지칭하면서 지역감정을 자극했지만, 과거 나 원내대표 본인 스스로 다양한 '연고'를 강조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은 분절된 게 아니라 연결돼 있다는 일침이다.

이와 관련, 박 최고위원은 "이렇게 연고가 다양하게 설정되고 다양한 지역과 연관을 맺으며 사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다"며 "그런데 마치 (특정 정파의) 연고가 한 지역에만 있는 것처럼, 한 지역의 이익을 내세우는 것처럼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건 그동안 정치권에 의해 이뤄졌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떤 폐해를 낳았는지 다 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한국당은 또 다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우리 사회를 사분오열 시키는 지역감정 조장을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친일·독재세력이 뿌린 망국적 지역주의 되살리는 발언... 대국민 사과 해야"

한편, 다른 이들도 나 원내대표를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해찬 대표는 "광주일고가 (문재인 정부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이냐. 광주일고 출신은 지금 내각에 국무총리 한 분밖에 없다"면서 "1960~70년대의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언동을 왜 이제 와 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해 제2의 독립운동 하는 자세로 나서는 마당에, 친일세력과 독재세력이 뿌린 망국적 지역주의를 다시 살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이고, 한 때 지역주의의 희생양이었지만 온 몸으로 극복하려는 곳"이라며 "부산 지역 주민들을 모욕하지 말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부산 연제구를 지역구로 둔 김해영 최고위원 역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민을 분열시켜 정치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저급한 정치행태이자 800만 부·울·경 지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를 30년 이상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나 원내대표는 지역주의 조장 발언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박주민 #나경원 #광주일고 정권 #더불어민주당 #지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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