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서비스 필요' vs "재정·인력 과다"... 당진시립병원 타당한가

시립병원 찬성 53%, 반대 47%... 송산면 유곡리 민간종합병원 추진 난항

등록 2019.09.02 16:29수정 2019.09.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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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청 전경 ⓒ 한수미

 
당진시가 추진하고 있는 시립병원 건립에 대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막대한 예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찬반 조사에서도 여론이 비등한 것으로 나타나 시립병원 건립 타당성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당진은 지역 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이어져 왔다. 이에 당진시보건소에서는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당진시 시립병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시작한 이 용역은 올 11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7월 발표된 중간보고회에서는 시립병원 유치에 대한 찬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진시민 400명을 표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7%가 시립병원 건립에 대해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43%는 타지역의 공공의료기관이 겪고 있는 재정난과 의료진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의료수익 대비 손실 더 커

연구용역 중간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립병원은 충남지역에 ▲ 보령시립노인전문병원 ▲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 ▲ 천안시립노인병원 ▲ 계룡시립정신병원 등 4곳이다. 한편 광역지자체가 설립한 지방의료원은 충남지역에 천안, 공주, 홍성, 서산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주민의 보건향상을 위해 저소득층 및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진료,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 등의 감염병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의료기관 증가, 인구 고령화 및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대도시와 대형병원에 대한 접근성 향상 등으로 인해 부채와 적자가 누적되고, 의료수익 대비 막대한 관리비용으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인근 의료원도 적자에 인력난

서산의료원의 경우 2017년 경영현황에 따르면 의료수익은 255억 원이었지만 의료비용은 그보다 많은 282억 원에 달했다. 공주의료원 역시 253억 원의 의료수익이 있었으나 의료비용을 제외하면 22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의료원의 경우 경영수지 악화와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홍성의료원의 정원(2019년 1월 1일 기준)은 의사 45명, 간호사 240명 등 총 542명이지만 의료진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 의사는 34명, 간호사는 170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의사 8명과 간호사 44명이 입사했지만 한 해 동안 의사 13명과 간호사 49명이 퇴사하기도 했다. 특히 간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재활 병동의 경우 문을 닫았다가 넉 달 만에 다시 운영을 재개한 바 있다.

어린이병원 추진 가능성은?

당진에서 가장 필요한 의료분야로 소아·청소년과가 꼽히는 가운데 지난 2017년 당진종합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 3만3000명 중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8500명으로 25.72%를 차지했다(전국평균 22%). 이 중에서도 중증 응급 환자는 140명으로 전국평균 대비 높은 비율(1.65%)을 보인다.

지역별 인구 1만 명당 전문의 의원 수를 충남지역 전체와 비교해도 대부분 과목에서 부족한 현상을 보인다. 그중에서 소아·청소년과는 88.7% 수준이며 가정의학과는 40.4% 수준이다.

연구용역 중 전문가 의견조사에서도 "현재 당진시 의료서비스 수준은 전체적으로 중하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며 "산부인과와 소아응급과, 소아전문병원, 중증외상환자 등 응급의료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역사회 내에서도 소아청소년병원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어린이병원 대부분이 대학병원과 대기업병원 등 모 병원에 기속돼 운영되고 있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재정과 인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또한 이번 연구용역에서 보고됐다.

송산 유곡리 민간종합병원 추진 난항

한편 송산면 유곡리에 300병상 규모의 민간종합병원 들어설 것이 연초에 논의됐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1월 면역세포 항암치료제 전문회사인 노보셀바이오와 송산제2일반산업단지 시행사인 현대그린개발이 '서해종합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에 따르면 서해종합병원에는 정형외과·신경외과를 비롯해 산부인과와 청소년과 등이 입주하는 것으로 논의됐다.

또한 24시간 운영을 원칙으로 응급수술 또한 가능한 병원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당시 두 업체는 5월 중 병원 부지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2022년 5월 개원을 목표로 했으나 노보셀바이오 측의 투자 난항으로 분양계약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대그린개발 안종길 차장은 "5월 말 토지 계약이 예정돼 있었지만 노보셀바이오 측이 외부에서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어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며 "기다려달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산, 서울대병원과 협약 맺어

당진시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서산시에는 서산의료원과 서산중앙병원(민간) 등 총 2개의 종합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서산의료원의 경우 지난해 12월 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울대병원 의료진 지원 등을 약속했다. 또한 중환자실 전문 진료를 담당하며 서산의료원 시설 및 장비확보 등 국비 지원을 끌어냈다.

이 협약을 통해 서울대병원 의사가 서산의료원에 파견돼 진료를 보고 있으며, 서산의료원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수술의 경우 대기 없이 바로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받고 수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는 11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앞둔 가운데, 여러 사례를 분석해 당진시립병원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타진하고, 당진지역에 부족한 의료 인프라 확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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