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통 사회과학서점 '그날이 오면' 등 서울시 오래가게 선정

'시민이 뽑은 개인점포'에 선정, 사회과학 서점 퇴조 속에도 명맥 이어

등록 2019.09.03 12:06수정 2019.09.0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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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근의 인문사회과학 서점 ‘그날이 오면’이 서울시가 선정한 ‘오래가게’에 선정됐다. 사진은 2008년의 모습. ⓒ 이강훈

 
서울대 인근의 인문사회과학 서점 '그날이 오면'이 서울시가 선정한 '오래가게'에 선정됐다.

지난 2년간 '오래가게' 65곳을 선정해온 서울시는 3일 강서구‧구로구‧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 중심의 '오래가게' 22곳을 새롭게 추가했다.

'오래가게'는 시민이 뽑은 개인 점포를 뜻하는 우리말로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했거나 2대 이상 전통계승 혹은 대물림되는대물림 되는 가게를 우선 대상으로 선정한다. 그 밖에 ▲ 관광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과거의 재화나 볼거리가 남아있는지 ▲ 개업 후 30년 이상 동일한 서비스로 운영 중이거나 2대 이상 대물림된 가게인지 ▲ 가게만의 재미있는 이야기나 특색 여부가 선정 기준이 된다.

이번에 '오래가게'로 선정된 22곳은 강서구 3개소(공항칼국수, 등촌동 최월선칼국수, 자성당약국), 관악구 3개소(그날이 오면, 미림분식, 휘가로), 구로구 1개소(혜성미용실), 금천구 2개소(금복상회, 평택쌀상회), 동작구 2개소(설화철물, 터방내), 영등포구 6개소(맨투맨양복점, 미도파꽃집, 삼우치킨센터, 상진다방, 신흥상회, 쌍마스튜디오), 강북구 2개소(서울스튜디오, 황해이발관), 용산구 2개소(대성표구사, 합덕슈퍼), 종로구 1개소(거안)이다.

영등포구의 '상진다방'은 찻잔 세트부터 낡은 가죽 소파까지 1970년대 다방의 모습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고, 1983년에 문을 연 동작구의 '터방내' 카페에서는 사장이 직접 사이폰으로 내려주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관악구 신림동의 서점 '그날이 오면'은 서울대학교 정문으로부터 1km 거리 이내에 있는 '녹두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대가 박정희 대통령의 뜻으로 1975년 1월 20일 관악산 기슭으로 이전한 뒤 자취방과 술집, 식당이 운집한 이 거리는 서울대생들의 민주화 운동 담론 생산지로 부상했다.

1988년 녹두거리 한복판에서 개업한 이 서점은 사회과학 학습 열풍이 불었던 1980년대 대학가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이다. 1997년 4월 15일에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을 판매한 혐의로 경찰청 보안국에 서점이 압수수색 당하고 서점 주인이 연행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같은 해 불어닥친 IMF 금융위기와 학생운동의 퇴조로 인문사회서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그날이 오면'은 사회과학 서점의 명맥을 이어왔다. 서울 시내의 사회과학서점은 '그날이 오면' 이외에 성균관대 앞 '풀무질'과 고려대 앞 '지담' 정도만이 남아있다.

서울의 서점이 '오래가게'에 선정된 것은 1934년 개업한 종로구의 통문관, 1957년 개업한 서대문구의 홍익문고, 1979년 개업한 마포구의 헌책방 '글벗서점'에 이어 '그날이 오면'이 네 번째가 된다. '오래가게'에 선정된 가게에는 가게의 개업년도와 브랜드 BI가 함께 디자인된 인증 현판이 11월경 제작‧비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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