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614명 정규직 전환... "20년 함께 싸워 얻은 승리"

[현장] 노조 "우리 마침내 해냈다" 무기한 농성 해산... 보라매병원도 정규직 전환 예정

등록 2019.09.04 20:31수정 2019.09.0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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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는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에 따른 농성장 해단식이 진행됐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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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는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에 따른 농성장 해단식이 진행됐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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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는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에 따른 농성장 해단식이 진행됐다. 김진경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김종훈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규직도 함께 사무실을 쓰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IMF 이후) 20년 동안 노력했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해냈다. 서울대병원 안에 있는 61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11월 1일부로 정규직이 된다."

김진경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장이 4일 오후 굵은 눈물을 흘리며 서울대병원 본관 앞 무기한 농성을 마무리하는 해단식에서 선언했다.

김 지부장이 "(서울대학교) 민들레분회 조합원 동지 여러분 사랑하고 존경한다. 우리가 승리했다"라고 덧붙이자 발언을 들은 100여 명의 서울대병원 노동자들 역시 "고생했다"면서 서로 안아주고 격려했다. 이들 역시 울고 웃는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앞서 의료연대본부와 서울대병원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파견·용역 노동자 614명을 11월 1일자로 직접고용한다'라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환경미화와 소아급식, 경비, 운전, 주차, 승강기 안내, 보안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 명도 서울대병원과 서울시 협의가 종료되는 대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길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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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는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에 따른 농성장 해단식이 진행됐다. ⓒ 김종훈

 
김진경 지부장의 눈물의 발언 이후 병원 측과 노사교섭에 참여해 직접 고용 합의를 이끈 김태엽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이길 수 있을까 고민한다는 말을 했었다"면서 "하지만 제가 이 말을 했을 때 여러분의 눈빛은 반짝였다. 이번 승리는 우리가 함께했기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병원의 직접 고용 노사합의는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 파견·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나온 지 약 2년 만에 이뤄진 일로,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2017년 7월 이후 본격 투쟁에 돌입한 뒤 2018년 8월 노사협의체를 구성했다. 하지만 어렵게 성사된 협의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직접고용의 대상과 전환방식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11월에는 서울대병원 정규직분회와 함께 원하청 공동파업을 두 차례 진행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비정규직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연대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지난 5월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무기한 파업투쟁에 들어갔다. 결국 노사협의체는 9월 3일 '직접고용'이라는 최종합의를 이뤄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싸워 만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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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는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에 따른 농성장 해단식이 진행됐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김종훈

  
이날 현장에는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참여해 노동자들에게 직접 큰절을 올리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 자리에 오니 숙연해진다. 여러분들은 지난 20년 동안 차별과 억압을 당하면서도 타협하지 않고 원칙과 정신을 지켜서 아름다운 승리의 역사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공동 실천하며 승리를 이뤄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부위원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도 "지난 1999년 10월 서울대병원 최초로 어린이 급식이 아웃소싱 됐을 때 바로 이 자리에 우리는 아웃소싱을 막기 위해 텐트를 치고 눈물로 투쟁했는데 막지 못했다"면서 "이 병원을 나가기 전에 원상회복하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렇게 여러분들이 이뤄줘서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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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는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에 따른 농성장 해단식이 진행됐다. ⓒ 김종훈

  
한편 국립대병원의 대표 주자인 서울대병원이 파견‧용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함에 따라 경북대와 부산대, 제주대 등 다른 국립대병원의 정규직 전환 논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전국 15개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가 약 5200여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중 정부가 2017년 발표한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정규직이 된 노동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직접고용 정규직화 합의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외주화 중단과 직접고용 전환은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다른 국립대병원들도 더 이상 자회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직접고용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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