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일본인 "강제동원 책임은 일본 기업과 정부에 있다"

[현장] 강제동원 피해자 돕는 일본 시민단체 '호쿠리쿠연락회', 아베 정권과 전범기업 규탄

등록 2019.09.05 20:09수정 2019.09.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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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리쿠연락회’ 나카가와 미유키 사무국장이 일본 전범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함께 싸워온 기록을 꺼내 설명하고 있다. ⓒ 정대희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의 책임은 일본 기업과 정부에 있다. 적반하장 하는 아베 정권을 용서하면 안 된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한국인의 말이 아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 시민단체 소속 일본인의 발언이다. 5일 한국을 방문한 일본 시민단체 '호쿠리쿠연락회' 나카가와 미유키 사무국장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아베 정권과 전범 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강제동원 문제는 한일관계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일본 내부의 문제다.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 식민지 지배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다. 한국 대법원은 원고(강제동원 피해자)에 승소 판결 했다. 일본이 판결을 이행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날 인천 부평구 부평생활문화센터에선 '일제 강점기, 후지코시 근로정신대를 아십니까'란 주제로 한일 양국의 강제동원 피해자와 지원 단체 등이 간담회를 열었다. 인천겨레하나와 평화도시만들기인천네트워크,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이 마련한 자리였다.

1928년에 설립된 후지코시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당시 무기를 팔아 성장한 기업이다. 이 과정에서 12~18세 한국인 소녀 1000명 이상을 도야마 공장에 강제동원해 혹독한 노동을 시켰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지난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하지만 도야마 지방재판소는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은 포기됐다'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으며, 2011년 한국의 대법원 격에 해당하는 일본 최고재판소도 상고를 기각했다.

그러나 2012년 한국 대법원이 신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들도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 서울고법은 '후지코시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한국 내 후지코시 자산에 대한 강제 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나카가와 사무국장은 "아베 정권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이행하지 말라' '뒤집어라'라고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며 남의 나라 사법부의 판결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삼권 분립된 남의 나라 판결에 개입하고 '국가도 아니라고' 욕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다. 한일관계 위기는 아베 자신이 초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지금 한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은 일본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아베 정권을 용서하지 못해서 일어난 것"이라며 "그런데도 아베 정권이 일본에서 지지를 받는 현실에 일본인 한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날 나카가와 사무국장은 자국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며 겪은 고충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7월 후지코시 공장 앞에서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항의 집회를 했는데 (일본의) 우익들이 몰려와 협박하고 개인 연락처로도 협박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은 동정해서가 아니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이 일본에 있고, 해방 후에도 해결하지 않고 재일교포를 차별하는 일로 이어져서다. 부끄러워하지 않는 정권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한국을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은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서다. 아베 정권은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으나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실을 알리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과 언론도 있다. 할머니들이 오랫동안 힘들게 살아온 것을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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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인천 부평구 부평생활문화센테에서 한일 양국의 강제동원 피해자와 지원단체가 일본 아베 정권과 전범 기업 후지코시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사진 첫째줄 왼쪽에서 3번째가 강제동원 피해자 이자순(87), 4번째가 전옥남 (89) 할머니) ⓒ 정대희



강제동원 피해자 할머니도 마이크를 잡았다. 이자순(87) 할머니는 "한창 뛰어놀 나이에 공장에서 군대식 훈련을 받고 잠도 못 자며 일을 했다. (하루에) 작은 빵 3개를 줬는데 아침에 다 먹어버리고 점심이면 허기가 져서 일할 수가 없었다"면서 아픈 기억을 꺼냈다.

이 할머니는 "아베 총리가 한국을 무시하고 강제동원 피해자를 무시해 여태 사죄와 배상도 받지 못한 채 한일 갈등이 커졌다"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의 갈등은 아베에게 있다.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자순 할머니는 지난 1944년 12살 나이로 전북 군산공립소화심상소학교에 다닐 때 강제동원 됐다. '근로정신대에 가면 즐겁고, 자유롭고, 돈도 벌 수 있고, 더 많은 공부가 가능하다'는 말에 일본 도야마에 있는 전범 기업 후지코시 군수공장에 가서 강제노역했다. 그러나 해방 후 임금도 받지 못한 채 후지코시에서 준 주먹밥 한 개를 들고 귀국했다.

15살에 후지코시 군수공장에서 '베어링'을 만드는 작업을 한 전옥남(89) 할머니는 나라 잃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 할머니는 "남의 나라에 가서 배고픔에 시달리고 구박받은 건 다 나라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앞으로 이 나라를 잘 지키고 빼앗기지 말아야 나 같은 불행한 사람이 안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전 할머니는 경남 마산 출생으로 후지코시 직원이 '후지코시에 오면 돈을 벌면서 공부를 할 수 있고, 기술을 익힐 수 있다'라는 말에 후지코시 군수공장에서 일했다. 전 할머니도 1945년 청진을 거쳐 해방 이후 어렵사리 한국에 돌아왔으나 임금 한 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안영숙 공동대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일본 전범 기업) 신일철주금에서도 책임 이행을 결심했으나 아베 정권이 나서서 이를 가로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아베 정권이 들어선 후  급변한 상황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아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늘의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회 차원에서 근로정신대 피해자를 위한 법안 마련도 촉구했다. 안 대표는 "현재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을 포함한 6개 지자체(지방자치단체)에서만 지원조례가 있다"라며 "이를 극복하고자 지난 2월 (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의 책임은 일본 기업과 정부에 있다. 적반하장 하는 아베 정권을 용서하면 안 된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한국인의 말이 아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 시민단체 소속 일본인의 발언이다. 5일 한국을 방문한 일본 시민단체 '호쿠리쿠연락회' 나카가와 미유키 사무국장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아베 정권과 전범 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강제동원 문제는 한일관계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일본 내부의 문제다.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 식민지 지배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다. 한국 대법원은 원고(강제동원 피해자)에 승소 판결 했다. 일본이 판결을 이행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날 인천 부평구 부평생활문화센터에선 '일제 강점기, 후지코시 근로정신대를 아십니까'란 주제로 한일 양국의 강제동원 피해자와 지원 단체 등이 간담회를 열었다. 인천겨레하나와 평화도시만들기인천네트워크,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이 마련한 자리였다.
 
1928년에 설립된 후지코시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당시 무기를 팔아 성장한 기업이다. 이 과정에서 12~18세 한국인 소녀 1000명 이상을 도야마 공장에 강제동원해 혹독한 노동을 시켰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지난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하지만 도야마 지방재판소는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은 포기됐다'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으며, 2011년 한국의 대법원 격에 해당하는 일본 최고재판소도 상고를 기각했다.
 
그러나 2012년 한국 대법원이 신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들도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 서울고법은 '후지코시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한국 내 후지코시 자산에 대한 강제 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나카가와 사무국장은 "아베 정권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이행하지 말라' '뒤집어라'라고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며 남의 나라 사법부의 판결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삼권 분립된 남의 나라 판결에 개입하고 '국가도 아니라고' 욕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다. 한일관계 위기는 아베 자신이 초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지금 한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은 일본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아베 정권을 용서하지 못해서 일어난 것"이라며 "그런데도 아베 정권이 일본에서 지지를 받는 현실에 일본인 한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날 나카가와 사무국장은 자국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며 겪은 고충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7월 후지코시 공장 앞에서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항의 집회를 했는데 (일본의) 우익들이 몰려와 협박하고 개인 연락처로도 협박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은 동정해서가 아니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이 일본에 있고, 해방 후에도 해결하지 않고 재일교포를 차별하는 일로 이어져서다. 부끄러워하지 않는 정권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한국을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은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서다. 아베 정권은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으나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실을 알리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과 언론도 있다. 할머니들이 오랫동안 힘들게 살아온 것을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할머니도 마이크를 잡았다. 이자순(87) 할머니는 "한창 뛰어놀 나이에 공장에서 군대식 훈련을 받고 잠도 못 자며 일을 했다. (하루에) 작은 빵 3개를 줬는데 아침에 다 먹어버리고 점심이면 허기가 져서 일할 수가 없었다"면서 아픈 기억을 꺼냈다.
 
이 할머니는 "아베 총리가 한국을 무시하고 강제동원 피해자를 무시해 여태 사죄와 배상도 받지 못한 채 한일 갈등이 커졌다"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의 갈등은 아베에게 있다.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자순 할머니는 지난 1944년 12살 나이로 전북 군산공립소화심상소학교에 다닐 때 강제동원 됐다. '근로정신대에 가면 즐겁고, 자유롭고, 돈도 벌 수 있고, 더 많은 공부가 가능하다'는 말에 일본 도야마에 있는 전범 기업 후지코시 군수공장에 가서 강제노역했다. 그러나 해방 후 임금도 받지 못한 채 후지코시에서 준 주먹밥 한 개를 들고 귀국했다.
 
15살에 후지코시 군수공장에서 '베어링'을 만드는 작업을 한 전옥남(89) 할머니는 나라 잃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 할머니는 "남의 나라에 가서 배고픔에 시달리고 구박받은 건 다 나라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앞으로 이 나라를 잘 지키고 빼앗기지 말아야 나 같은 불행한 사람이 안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전 할머니는 경남 마산 출생으로 후지코시 직원이 '후지코시에 오면 돈을 벌면서 공부를 할 수 있고, 기술을 익힐 수 있다'라는 말에 후지코시 군수공장에서 일했다. 전 할머니도 1945년 청진을 거쳐 해방 이후 어렵사리 한국에 돌아왔으나 임금 한 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안영숙 공동대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일본 전범 기업) 신일철주금에서도 책임 이행을 결심했으나 아베 정권이 나서서 이를 가로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아베 정권이 들어선 후 급변한 상황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아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늘의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회 차원에서 근로정신대 피해자를 위한 법안 마련도 촉구했다. 안 대표는 "현재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을 포함한 6개 지자체(지방자치단체)에서만 지원조례가 있다"라며 "이를 극복하고자 지난 2월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 발의 로국회에 근로정신대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라고 쓴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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