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15주째 집회... 중국 국기 불태우고 경찰과 충돌

경찰 불허에도 집회 강행... 경찰, 최루탄·물대포 발사

등록 2019.09.16 09:26수정 2019.09.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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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홍콩 경찰의 집회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가 15주째 열렸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홍콩 시민 수만 명이 도심을 행진하며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일부 과격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하며 중상 3명을 포함해 8명이 다쳤다. 

송환법 시위를 주도하는 홍콩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코즈웨이베이에서 시작하는 대규모 행진을 계획했으나, 경찰이 허가를 내주지 않아 취소했다.

그러나 수만 명의 시민이 도심으로 나와 홍콩 정부에 5대 요구 사항인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와 처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를 주장했다.

지난 4일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송환법 공식 철회를 선언했으나 나머지 4개의 요구사항은 거부하고 있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홍콩 주재 영국총영사관 앞에 모여 1997년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며 약속했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위반했다며 이를 저지할 것을 촉구했고, 미국 국기를 흔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 사태 개입을 호소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홍콩 정부는 집회를 불허해 시민들을 막으려고 하지만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시위대가 도심의 주요 도로를 점거하면서 홍콩은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고, 코즈웨이베이의 소고백화점을 비롯한 여러 상점이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이날 하루 영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기도 했다. 

과격 시위대는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서자 시위대는 인근 전철역으로 이동해 유리창과 감시카메라 등을 부수고 불을 질렀다.

경찰이 도착하자 또다시 도주하며 산발적인 시위를 이어갔다. AP통신은 "경찰과 시위대가 마치 고양이와 쥐처럼 몇 시간 동안 쫓고 쫓겼다"라고 전했다.

또한 중국 본토 출신이 시민들이 많이 사는 노스포인트 지역에서는 친중 시위가 벌어져 송환법 반대 시위대와의 충돌이 벌어졌다. 이에 경찰이 출동해 최루탄을 쏴 강제 해산했고 흉기를 휘두른 일부 시위대를 체포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일부 과격 시위대가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고 국기를 불태우며 국가 주권에 도전했다"라고 비난하며 "폭력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정부는 시민들과 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홍콩 #중국 #송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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