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피해자 "배 고파 돼지 사료도 훔쳐 먹었다"

[현장] 선감학원 인권침해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등록 2019.09.20 09:43수정 2019.09.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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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석에 앉은 선감학원 피해자들 ⓒ 이민선

  
'선감학원' 인권침해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아래 토론회)'가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82년까지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서 운영된 소년 강제수용소다.

일제 총독부가 운영하던 것을 해방 이후 경기도가 맡아서 운영했다. 선감학원에서는 강제노역, 폭행, 굶주림 같은 인권유린이 빈번했다. 도망치다 바다에 빠져 죽거나 병에 걸려 죽고, 맞아 죽은 소년이 부지기수라는 게 피해자들의 일관된 증언이다.

토론회는 '선감학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아래 진상규명 법률안)'을 이날 오전 대표발의한 권미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했다. 선감학원 피해자들 모임인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49통일평화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권미혁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피해 당사자들을 뵙게 되니 마음이 뭉클하다. 이 분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법을 발의했다. 오늘 토론회가 선감학원을 다시 한 번 조명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피해자들은 교육받을 기회를 놓쳐 사회 진출 기회를 제한 받았다. 이 점에서 선감학원 피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진상조사, 피해자 보상을 인권위도 돕겠다"라고 말했다.

선감학원 탈출 후엔 노예 생활... 커서는 삼청교육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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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규석 선감학원 피해자(66세), 자유발언 시간에 스스로 증언대에 나와 어린시절 선감학원에서 당한 폭력 등에 대해서 증언했다. ⓒ 이민선

 
토론회에서는 선감학원 피해자 한일영·김성환·이대준씨가 직접 증언석에 앉았다.

이대준씨는 "구타와 노역에 시달렸고, 끼니는 구더기가 꿈틀대는 '밴댕이젓'이었다. 배가 너무 고파 돼지 사료를 훔쳐 먹어야 했다. 심지어 성폭행도 당했다. 아동 인권은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어린 시절의 참상을 전했다. 이어 그는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진상규명 법률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일영씨는 "초등학교를 다니다 잡혀 선감학원에 갔다. 3년여 지옥 같은 생활하다가 탈출했지만 섬에서 주민들에게 잡혀 노예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커서는 삼청교육대에 갔다. 이 낙인 때문에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도 없었다"라고 불운했던 과거를 고백했다.

김성환씨는 "우리는 당시 정부 표현대로 '수집·수거'됐다. 국가에서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혹행위 등에 대한 배상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감학원 비극을 20여 년 간 파헤친 정진각 안산지역사 연구소장과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또 하금철 장애인 언론 <비마이너> 전 편집장이 '가해자의 얼굴을 드러내고 시민의 정치적 책임을 묻자'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다.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 이날 권미혁 의원이 발의한 '선감학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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