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1만5천 명 사망, 기후가 인간 생존 위협"

[기후위기, 비상행동 ③] 기후위기가 사회적 약자에 더 가혹한 이유

등록 2019.09.24 16:18수정 2019.09.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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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현상이 기후 변화를 넘어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맞닥뜨렸다. 지금 당장 정부가 비상 선언을 선포하고 시급히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연속 보도한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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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후 주간을 맞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기후위기는 즉각적·정치적 대응 요구하는 비상사태

지난 2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10개 도시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회가 열렸다. 23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160여 개 국가 시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기후위기라는 비상사태에 즉각적이고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것이다. 

이번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유엔 사무총장은 2015년 파리협약(COP21) 당사국들에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저탄소 발전 계획을 발표할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계획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탄소 배출량 7위인 고탄소배출국가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목표(37%)는 너무 낮고, 그 목표를 달성할 정책수단도 미흡해 보인다. 정치권도 언론도 기후위기 문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인간이 만든 실존의 위기
 

인간은 지구상에 서식하는 수많은 생물 종의 하나이다. 이 사실을 망각한 우리는 우리의 욕심을 위해 생명체의 공동 서식지인 자연을 착취하고 자원을 낭비해왔다. 댐을 건설하여 강을 파괴했고, 화학비료와 살충제와 제초제로 흙을 죽였다.

석탄과 석유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성찰하지 않았다. 산업발전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신화 속에서 기업들이 과잉생산한 대량상품들은 엄청난 쓰레기로 남고, 우리는 우리가 만든 쓰레기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결국 지구 생태계는 망가지고 인간의 생존도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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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후 주간을 맞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기후위기는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기후위기는 사회의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빈곤하고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낮아서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정보나 교육 기회, 시간, 경제력 등에서 불리할 수 있다.

보건 측면에서 보면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과 대기오염이 심하고 해충이나 전염병, 풍토병이 창궐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유산, 조산, 사산 가능성을 높인다. 폭염 역시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사산 등의 위험을 높인다. 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정보 빅데이터에 따르면, 폭염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만 8819명 중 여성은 1만 74명 (53.5%)으로 남성 8745명 (46.5%)보다 많았다. 60대 이상 질환자만 보았을 때도 여성이 56.6%, 남성이 43.4%로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2003년 유럽에서는 사상 최고의 폭염으로 7만 명이 사망했는데, 여성의 사망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8월 1일부터 20일까지 1만5천 명 이상이 사망했고, 여성의 폭염 사망률은 70%로 남성의 40%에 비해 더 높았다.

농업의 측면에서 보면 기후변화로 인해 토양침식과 유실, 가뭄과 물 부족 등이 따르고 농작물 재배선이 변화하는 등 큰 영향을 받는다. 국내 농업노동의 53%를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 여성 농업인들은 연로하고 기술과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적응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여성 농업인들의 기후위기 적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흉작으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면 대부분의 가구에서 먹거리를 조달하는 여성의 고통이 클 것이다.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재난과 기후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개최한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여성과 어린이의 사망률은 남성의 14배나 높다. 기후난민의 80%를 이루는 여성들은 생리 등 보건 이슈에 취약하고 성폭력을 비롯하여 각종 폭력에 노출된다. 그 외 물 부족이나 사막화도 식수와 연료 조달을 주로 담당하는 여성의 삶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과 동네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전업주부, 여성 노인들이 동네의 재난 안전 인프라를 파악하고 기후재난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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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세계 곳곳에서 기후 파업 주간을 맞아 기후 위기를 알리는 비상행동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에서도 기후 위기를 알리는 행사가 진행됐다. ⓒ 여성환경연대 제공

 
기후위기 해결에 여성의 경험과 관점을 통합하자
 

기후위기의 근원은 자연을 인간의 목적에 따라 착취하고 남용할 수 있다고 보는 인간중심의 세계관, 가부장적 자본주의와 경쟁적인 개발지상주의 등이라고 생각한다.

생태신학자이며 문화사학자 고 토마스 베리 신부는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온) 서구 문명의 전체 과정이 가부장제에 의해, 즉 우리 사회의 공격적이고 약탈적인 남성 지배에 의해 손상된 것"으로 보았다.

그는 자신의 저서 <지구의 꿈>에서 생태적 전환을 이루는데 가부장제에 억눌렸던 자발성과 민주성, 관계성, 양육하는 설질 등이 관건이라고 보고 생태여성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여성들은 삶의 현장에서 생명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들은 전국에서 에너지자립마을을 만들고 주민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삶으로 변화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과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순환사회로 이동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통사회에서 여성들이 대대로 씨앗을 지키고 물려주었듯, 지금도 여성 농업인들은 소농을 기반으로 땅을 살리고 토종 씨앗을 지키고 있다.

기후위기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할 수 있는 현상을 생존에 절박한 문제로 보고, 풀뿌리 삶 속에서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물론 이런 일상의 실천으로 기후위기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문제의 원인이 된 사고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제적 성장 모델 하에 기술혁신에 집착하는 기후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가치관으로 삶의 방식을 재창조하고 실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문명으로 전환을 도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기후위기와 관련한 정책과 프로그램의 제반 과정에 여성의 경험과 관점을 통합하자.

<기획 / 기후위기, 비상행동>
① "온실가스가 빚은 파국, 기후 파업을 선언한다" http://omn.kr/1kvkq
② 과학자들 경고에 침묵한 한국 "진실 인정해야" http://omn.kr/1kw65
 
[기후위기비상행동 참여 방법]

기후위기에 맞서는 힘은 시민들의 참여에서 나옵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한 행동에 함께 해 주세요.
온라인서명과 인증샷: 웹사이트 (https://www.climate-strike.kr/)에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여성환경연대 김양희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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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와 생태주의를 연결하는데 관심있음 현재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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