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으로 난리... 공주시는 '금강 죽이기'하면서 축제"

금강유역 환경회의 등 단체들, 기자회견... "공주시 '몽니' 손들어 준 환경부장관 사과하라"

등록 2019.09.27 12:47수정 2019.09.2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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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공주진실대책위원회, 부여환경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은 27일 환경부 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경호

 
"공주보 수문을 여는 데 갖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수문을 여는 건 10년 걸렸는데, 수문을 닫는 건 이렇게 쉬운지, 미처 몰랐다. 우리나라의 환경을 사수해야할 환경부가 정체성을 잃고 금강의 환경을 망친 중대 사건이다."

9월 25일 환경부 세종청사 앞에서 열린 '독단적 공주보 담수 규탄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의 말이다. 이 처장은 "이번에 수문을 연 주체가 국토부였다면 그나마 이해가 되는데, 물관리일원화 정책에 따라 4대강 보 수문개방의 키를 쥔 환경부가 '환경'이란 간판을 들고 금강을 망치는 결정을 할 줄은 몰랐다"고 성토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공주진실대책위원회, 부여환경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이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19일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해 공주보 수문을 닫은 환경부와 담수 요청을 한 공주시에 대한 비판 발언이 이어졌다. 충남도 금강보 처리 민관협의체와 공주보 민관협의체에서도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환경부가 공주시와 함께 독단적으로 담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대표는 "이 땅의 생명을 무엇보다 존중해야 하고, 환경을 우선시해야할 환경부가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강과 생명을 죽이는 일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면서 "환경부장관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치환 세종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다음과 같이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공주보 담수 소식을 듣고 분노했다. 돼지 열병 여파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난리 상황에서 공주시가 한가하게 문화제 행사를 열겠다고 하는 것도 문제지만, 환경부와 공주시가 야합해서 우여곡절 끝에 수문을 개방해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는 금강을 죽이는 결정을 한 것을 규탄한다."

이어 이병우 공주농민회 부회장은 "공주보 수문을 개방하면 농사를 못 짓는다고 주장한 것도 거짓말, 담수하면 물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한 것도 거짓말이라는 게 이제 만천하에 밝혀졌다"면서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유네스코에 등재된 공산성 앞에서 썩은 물을 담아놓아야만 배를 띄울 수 있다는 주장도 거짓말"이라고 성토했다.

추교화 부여환경연대 대표도 "축제란 역사문화를 함께 즐기라는 의미인데, 생명을 죽이면서 공주보 수문을 닫아야 한다고 요청한 공주시가 수치스럽다"면서 "이번 결정은 환경부가 공주보를 막았던 세력에 의해 마구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사"라고 비판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공주시 몽니에 손들어준 환경부는 담수 중단하고 공주보 수문 전면 개방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읽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민관협의체를 들러리로 만들어버린 환경부의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면서 "독단적 판단으로 갈등과 불필요한 논쟁을 만드는 일을 중단하고 민관이 협력하여 금강의 자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보 해체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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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공주진실대책위원회, 부여환경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은 27일 환경부 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경호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지난 9월 19일, 전면 개방되었던 공주보 수문이 닫혔다. 시민사회나 구성되어 있는 금강수계민관협의체와도 별도로 이루어진 환경부 독단의 결정이었다. 환경부는 '공주시가 백제문화제 행사를 진행을 위한 담수 요청'에 원칙 없이 수문을 닫는 결정을 진행했다.

수문은 9월 19일 18시부터 닫히기 시작했고, 백제문화제가 마무리되는 10월 7일부터 단계적으로 수문을 개방하기로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태풍으로 수문을 다시 열었다 닫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태풍이 오는 일기예보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채로 수문을 닫으면서 졸속행정이라는 비난도 피할 길이 없어졌다.

수문을 닫을 것을 요청한 공주시는 2018년 백제문화제로 담수를 요청한바 있다. 당시 민관협의체 등에 2019년에는 개방을 전제로 백제문화제를 진행하겠다는 단서를 달고 담수를 진행했다. 더불어 8월 5일 충남도 금강보처리 민관협의체에서 담수 없이 백제문화제 준비를 완료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인 공주시는 9월 10일(5차), 18일(6차) 두 차례 개최된 '공주보 민관협의체'에서 백제문화제 유등축제 진행을 위해 공주보 담수를 요청했다. 하지만 민관협의체에서는 공주시가 제시한 3개 이유가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고 결론을 내지 않았다.

게다가 공주시는 백제문화제 준비과정에서 유등제작과 연출용역 부교설치 등의 업체 선정을 위한 과업지시서에서 3가지 사유를 고려하여 시설할 것을 명시했다. 수문개방상태로 준비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공주시의 근거 없는 사유를 들어 담수를 강행했다. 공주보 민관협의체 개최 이후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환경부는 공주시의 주장이 타당한 근거가 없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수문담수를 결정해 버린 것이다.

이로서 공주시는 그 동안 민관협의체와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저버렸고 환경부는 이에 동조자가 되었다. '금강 수계 민관협의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고 소속위원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

이번 공주보 담수 결정의 큰 문제는 4대강 보 처리방안에 따른 정부의 개방 조치가 지자체 등 특정의 이익집단에 의해 휘둘릴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구성되어 가동되고 있는 시점에서 위원회와의 협의 없이 환경부의 독단적인 담수 결정은 오만한 판단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결정은 국가물관리위원회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금강의 3개 보 개방 후 유수성 어종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금강에서 멸종위기 1급 '흰수마자와 미호종개, 멸종위기종 2급 흰목물떼새와 쇠제비갈매기, 꼬마물떼새 등이 확인하면서 강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담수 기간이 단지 20일이라 하더라도 물생태환경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번 담수로 모래톱은 잠기게 되어 흰목물떼새, 꼬마물떼새,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는 파괴될 것이고 유수성 흰수마자와 미호종개의 서식환경도 교란될 것이다.

갑작스런 담수로 상류의 폐기물이 집적되면서 수질오염이 다시 가중되어 지역에서의 백제문화제는 오히려 관람객들에게 불쾌감을 줄 뿐이다.

지난 공주보 담수 결정에 대한 23일 금강 수계 민관협의체에서 담수결정 철회를 환경부에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불가하다는 답변을 해왔다. 환경부는 '금강 수계 민관협의체'를 무시하고 기만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보 해체 처리방안을 발표한 환경부가 정말 보 해체의 의지가 있고 거버넌스를 통해 물관리 기본을 세우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런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공주시를 신뢰 할 수 없게 되었다. 공주시는 건강하게 흐르는 금강을 토대로 한 백제의 역사, 문화의 재현을 통해 백제문화제의 의미를 살렸어야 했다. 이제 시민들은 공주시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환경부에 요구한다. 민관협의체를 들러리로 만들어버린 환경부의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독단적 판단으로 갈등과 불필요한 논쟁을 만드는 일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더불어 민관이 협력하여 금강의 자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보 해체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2019. 9. 27.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 부여환경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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