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여론조사기관 '또' 비난 "여론조작, 수사로 검증해야"

김상훈, 당 회의에서 리얼미터 공격... <조선> 인터뷰이 왜곡 논란 보도 재인용

등록 2019.10.01 12:26수정 2019.10.0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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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작이라 해도 무방하다. 리얼미터는 수사로 검증하기 전에 공개 검증 기회를 가져야 한다."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이 특정 여론조사기관명을 언급하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을 그대로 드러냈다.  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문 실정 및 조국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재선)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를 지목해 "세간의 많은 의혹을 낳는 결과치를 발표했다"라고 공격했다.

한국당이 리얼미터를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반박된 내용 '재탕'해 리얼미터 공격한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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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 (자료 사진) ⓒ 남소연

 김 의원은 "지난 9월 26일 <중앙일보>에서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그간 40%대에 꾸준히 머물던 국정운영 지지율이 37.9%가 나왔다"라며 "결과 공표에 부담감을 느낀 건지, 별도 기사화하지 않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만 올라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가 언급한 여론조사는 <중앙일보> 외부 업체에 의뢰한 게 아니라 언론사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였다.

그는 "똑같은 기간 리얼미터가 조사한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은 45.5%로 크게 반등한 수치였다"라며 "한국갤럽이 40%에서 불과 1%p 오른 41%로 발표할 때, 리얼미터는 국정운영 지지율 큰 폭으로 반등했다고 공표했다"라고 지적했다. "모집단의 채집과 조사방식에 자의적 방식이 개입됐다면 여론조작이라 해도 무방하다"는 주장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과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1.6%p까지 좁혀졌다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 이후 다시 13.1%p로 벌어졌던 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당시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논란·황교안 대표의 5.18기념식 참석 강행 등 악재가 겹쳤을 때였다. 리얼미터 측에서는 주중집계와 주간동향 조사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며, 박근혜정부 때의 사례를 근거로 샘플이 왜곡됐다는 한국당의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나경원의 "여론조사 왜곡" 주장, 홍준표와 닮은꼴)

김 의원은 지난 4.3 창원·성산 보궐선거 때도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강기윤 한국당 후보의 직전 여론조사를 보면 무려 두 배 가까운 결과로 한국당 후보가 뒤지는 걸로 나왔다"라며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는 537표로 박빙의 결과를 보여줬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라면 리얼미터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조사 방식에 대해 공개 검증하는 기회를 가져야 하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MBC경남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3월 28일에 발표한 조사다. 당시 여영국 후보 44.8%, 강기윤 후보 35.7%로 격차는 9.1%p였다. 그 전인 3월 18일에 발표한 조사에서는 강기윤 후보 30.5%, 여영국 후보 29.0%로 1.5%p 차이로 강 후보가 앞선 상황이었다. 그 사이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 과정을 거쳐 여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게 된 것.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 발표 이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강 후보 측에서 여영국 후보를 향해 '전과 7범' 등으로 공격하면서 지역 민심이 크게 요동쳤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위기감을 느낀 정의당은 '48시간 비상행동'까지 선언하며 총력을 다했고, 신승할 수 있었다. (관련 기사: 창원 성산 게임 끝?... 앞선다는 여영국 못 웃는 이유)

인터뷰 왜곡 논란 <조선> 보도 그대로 재인용

김 의원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대해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모 교수는 '성별·연령별 지역별 응답자가 채워질 때까지 전화 거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떤 숫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엉터리 조사'라고 했다"라고 인용해 공격했다.

김상훈 의원이 언급한 건 <조선일보>가 5월 18일 "'널뛰기 여론조사' 논란 리얼미터... 전문가들 '조사 방식 왜곡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 일부였다. 기사에 따르면 이준웅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해당 발언을 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사는 '인터뷰 왜곡' 논란에 휩싸인 기사였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뷰이였던 교수님은 저와의 전화통화에서 본인이 기자에게 설명한 내용과 전혀 다르게 기사화 됐다고 당황스러워 했고, '리얼미터의 문제가 아니라 통상적으로 여론조사 기관들이 조심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리얼미터가 엉터리라고 기사화됐다'고 이해를 구해왔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준웅 교수도 5월 20일자 <경향신문>에 "기자와 전화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면서 "가장 나쁜 것은 역시 인터뷰 결과를 짜깁기로 변형하는 경우"라며 "누구의 말이라도 좋으니 일단 가져다 놓겠다는 식으로 여기저기 들쑤시다가, 미리 정한 기사의 방향에 맞게 인용문을 가공해서 사용하는 경우"라고 꼬집은 바 있다.

김 의원은 "심지어 모 언론사는 사설 통해 수사 통해서 리얼미터에 여론조사 방식 검증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라며 비난했다.

해당 사설은 <조선일보>의 지난 9월 5일자 사설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또다시 정권 입맛 맞는 여론조사, 수사로 신뢰성 검증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선 일반 상식과는 동떨어지지만 정권 의도에 맞는 숫자들이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발표되고 있다"라면서 "여론조사가 정권의 무리한 행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면 더 심각한 국가적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조작은 민주주의 작동 자체를 방해하고 기만하는 범죄와 같다"라며 "이 역시 검찰 수사로 흑막이 있는지 가릴 필요가 있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긍정적 답변 유도한 설문 구성" 주장... 정작 당 여론조사는 질문 비공개

김상훈 의원은 또한 "지난 4월 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려져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패스트트랙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편 등 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데 합의했다'라고 질문을 구성했다"라며 "설문 문항 내 응답자에게 긍정적 답변을 유도하는 설문 구성"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말 동종 여론조사 업계가 우려할 만한 조사가 진행됐다"라며 "리얼미터는 수사로 검증하기 전에 공개 검증 기회를 가져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필요하다면 관련 입법정리도 있어야 할 걸로 판단한다"라고도 언급했다. 김 의원의 모두 발언이 끝나자 자리에 앉아 있던 한국당 의원들은 "잘했어"라며 박수를 쳤다.

해당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가 지난 4월 23일 리얼미터에 의뢰한 것이다. 실제 질문은 "어제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편,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개혁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여,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국회 본회의 표결에 자동 상정하는, 이른바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와 같은 합의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십니까?"였다.

이 질문 내 '개혁 법안'이라는 단어를 문제삼은 것인데, 당시 리얼미터 측은 "시비를 가릴 수 없고 가치의 판단에 따라 다르게 지칭할 수 있는 정치 현안이나 법안에 대해선 조사 당시의 대중적 인식과 언론의 호칭 등을 기준 삼아 판단하는 게 맞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당시 한국당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해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국민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심지어 여론조사 질문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기사: 오마이뉴스 조사는 질문이 잘못됐다? 한국당 자체 조사는 질문이 어땠을까)

나경원 "권력청탁형·관제여론조사 나올 것"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전날인 9월 30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이제 (정권이) 여론조작을 시작할 것"이라며 "곧이어 문 정권의 국정 지지도가 엄청 올라갔다는 관제여론조사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곧 있으면 나오는 시나리오가 있다"라며 "여론이 바뀌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에 있었던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두고 "지난주 여당이 숫자를 부풀리고 일부 언론에서는 이걸 그대로 받아쓰기 시작했다"라며 "조금 있으면 여론조사가 나올 것이다. 권력청탁형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허위 여론조사를 만들기 위해서 좋은 구실거리가 필요해서 200만 집회 거짓말까지 지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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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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