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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새로 만들면 시위는?" 우려에, 박원순 "더 소통"

박 시장 '전면재검토' 발언 이후 처음 열린 시민토론회에 인근 주민 등 300명 몰려

등록 2019.10.18 20:12수정 2019.10.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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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1차 토론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추진경위 및 쟁점사항 소개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박원순 시장님, 재임기간에 꼭 광화문광장을 해야 합니까?"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더라도 인근 동네 마을버스 운행은 계속하게 해주세요."
"100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힌 이후 처음 열린 서울시민 토론회에서 백가쟁명의 민원이 쏟아졌다.

박 시장은 "완전히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시민 의견 수렴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오후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차 공개토론회에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간부, 시민위원 등을 포함해 300여 명이 모였다. 박 시장도 3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며 패널과 방청객 질의를 꼼꼼히 들었다.

10명에 이르는 패널들중 5명이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 경실련도시개혁센터, 행정개혁시민연합, 문화도시연구소 등 그동안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비판적인 시민단체 출신들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모두 발언에서 "서울로 7017을 처음 만들 때도 주민들 반대가 적지 않았다. 내가 직접 나서서 동네동네 돌아다니며 주민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의 김은희 센터장은 "당시 서울역 고가도의 활용 방안을 놓고 많은 논의가 오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서울시에서 '하이레인 파크' 아이디어로 치고 들어오더라. 그게 정해지고 나니 그 후의 소통은 동의를 위한 장치 밖에 안 되더라. 시민단체들이 더 이상 참여 안 한 것은 더 이상 할 게 없어서였다"고 꼬집었다

김 센터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과정에서도 시민단체들의 반대 서명이 조직되고 있었는데, 박 시장의 전면재검토 발언으로 중단됐다. 왜 바꿔야만 광장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화문 주변의 월대를 복원해 역사광장을 만든다는 세부 계획안에 대해서도 패널들끼리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기대 안찬모 교수는 "광화문 앞 육조 거리는 신권의 공간이면서도 백성들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2016년 촛불집회로 광장이라는 사회성을 겪으면서 이런 정신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옆자리의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장은 "이전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시민들은 월대의 존재를 모르지만, 일단 만들어놓으면 역사성이 부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조선을 신권과 왕권이 서로 견제하는 사회라고 인정하더라도 조선은 기본적으로 '사대부의 나라'였다. 월대를 왕이 백성과 만나는 공간으로 보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10명에 이르는 대규모 패널단이 갖가지 쟁점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내놓으며 논의가 지리하게 이어지자 토론회 말미에는 군데군데 자리가 비기도 했다.

청중 질의 시간에는 종로구 부암동, 평창동, 사직동, 삼청동 등 광화문광장 인근지역 주민이라고 신원을 밝힌 이들이 적극적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평창동 주민 김종안씨는 "근래 광화문 일대의 집회 시위로 인해서 특히 주말에는 엉뚱한 방향으로 차를 빼야 한다. 광화문광장을 새로 만들려면 무분별한 집회 시위는 강력히 막아줘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걸었다.

역시 삼청동 주민이라고 밝힌 김정식씨도 "광장은 어떻게 만들든 상관 없는데, 광장에서 집회나 행사가 있으면 교통 통제는 하지 말아달라. 마을버스 통제하면 걸어서 남대문시장까지 가야 한다. 정 집회를 통제하라면 동네 주민들에게 두통약을 지급하라"고 호소해 청중석에서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 또 다른 주민도 "광화문에 오는 외국 관광객 수가 엄청난데, 이런 젖줄을 깎아먹는 해충이 있다. 이 공간에서 정치를 금해야 한다"며 집회시위 대책을 주문했다.

광화문광장추진단의 임창수 사업반장이 "광장 공간이 집회와 행사 등 비일상적 행위가 점유하면서 너무 정치적 공간이 되어버렸다"고 이 같은 부작용을 인정했다.

광화문시민위원회 위원이라고 밝힌 청중은 "오세훈 시장 시절에는 광화문광장을 만드는 줄도 몰랐는데, 지금 보니 통행하기에 아주 위험하게 만들어놨다"며 "그 동안 공청회 있는 줄도 모르는 시민들이 많았는데, 기왕지사 하려면 100년 지속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어달라. 오 시장처럼 10년 지나서 파헤쳐지는 광장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 동안에는 시민 합의가 많이 모아진 줄 알고, 내가 시민들을 직접 만나지 않았다"며 "여전히 소통이 부족하다. 광화문광장 사업이 결코 쉽게 끝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의견 수렴 과정이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3차례의 토론회와 함께 '찾아가는 전문가(학회 등) 토론회·세미나'를 포함해 12월 초까지 3~5회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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