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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광화문광장 재조성, 다음 시장에게 넘길 수도"

2차 토론회에서도 '시위 대책' 요구 빗발쳐... 논의 장기화 가능성

등록 2019.11.07 19:09수정 2019.11.0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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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1월 7일 오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2차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차기 시장에게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넘길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한 전문가-시민 2차 토론회에 참석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시민들이 합의하면 좋겠고, 그렇게 안 되면 다음 시장에게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논의해서 할 수 있다면 못할 일도 없다. 시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지만, 재구조화가 무산될 경우의 출구 전략을 고민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박 시장은 지난달 18일 1차 토론회를 시작으로 종로구 일대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여러 차례 가졌다. 주민들 상당수의 요구는 광화문광장을 보행중심으로 바꿀 경우의 교통 대책과 늘어가는 광장 시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으로 집약됐다. 지난 3일 종로구청 토론회에서는 "지역주민들이 광장 시위 때문에 겪는 고통에 대한 해결방법이 없는지 대안을 내놓겠다"는 약속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시민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지, 지금 단계에서 사업을 접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부연 설명했다.

교통 문제를 주로 다룬 2차 토론회에서도 청중석에서는 서울시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비판론이 빗발쳤다.

정재욱 종로구의원(구의회 운영위원장)은 "그동안의 주민토론회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는데, 오늘 토론회에서는 패널들이 광장을 새롭게 만들자는 얘기만 주로 한다"며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시위장만 만들어주는 광장은 안 된다. 종로구의회는 이미 반대 결의문을 두 번이나 냈는데, 찬성론자들 얘기만 듣고 공사 재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평창동 주민 이미란씨도 "광화문 일대에 서울시 사무실의 30%가 몰려있어서 일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토론회에서는 너무 여가 얘기만 한다"며 "여행자들보다 밥벌이 위해 이곳에 오는 사람들을 고려해야 한다. 세종로 16차선을 10차선으로 줄인 후에도 경복궁 뒤쪽에 사는 사람들은 고통을 많이 받았다"고 호소했다.

반면, 조민호(동국대 건설환경공학과)씨는 지역 주민들의 호소에 대해 "광화문광장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수단이 만들어지면 재조성에 많이 찬성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안상재(명지대 교통공학과)씨는 "도로를 넓히면 교통 혼잡이 가중된다"는 브래스의 역설을 들어 "도로를 넓힌다고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공공자전거 따릉이나 전동킥보드로의 운송 대책 효과를 거론했다.

서울시는 주민 반발 무마책으로 "경찰과 협의해서 집회·시위가 열리더라도 인근 도로의 1개 차로를 확보해 상명대 앞 삼거리에서 경복궁역까지 다니는 전용버스를 운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토론회 내내 자리를 지킨 박 시장은 "이렇게 끈기 있게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다. 지난 3년간의 논의만 가지고 (결정을) 끝냈다면 큰일 날 뻔했다"며 "일단 12월까지 토론회 일정을 정했는데, 듣기만 하지 않고 의견을 정리하는 과정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할 경우 내년까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년 4월 수도권 민심을 좌우하는 총선이 예정된 만큼 박 시장이 총선 이후로 결정을 늦추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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