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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블랙프라이데이에 흉기 테러… 충격에 빠진 '런던'

'현장 사살' 테러 용의자, 몸에 가짜 폭탄장치… 경찰 "테러조직 연계 가능성 조사"

등록 2019.11.30 12:40수정 2019.11.3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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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테러사건이 발생해 2명의 시민이 숨졌다. 사진은 영국 BBC 방송화면 캡쳐. ⓒ 김종철

 
지난 29일(현지시각) 오후 영국 런던 시내 한복판서 몇 차례의 총성이 울렸다. 런던의 주요 명소 가운데 하나인 런던 브리지의 북쪽이었다. 오후 2시를 약간 넘은 시각, 수명의 시민과 무장한 경찰 등이 다리 북쪽 끝자리에서 한 남성과 대치하고 있었다. 

이어 경찰의 총성이 울렸고, 다리 주변을 지나던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 등은 다리의 남쪽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다리 위에 서있던 일부 차량에서도 승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뛰쳐 나왔다. 이같은 장면은 주변 시민들의 휴대폰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고, 이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왔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58분께 이번 사건을 접수하고, 곧장 무장경찰 등을 현장에 파견했다. 시민들과의 몸싸움과 무장 경찰과의 대치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경찰과 대치하던 남성은 결국 사살됐다.

앞서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흉기로 다리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휘둘렀다. 이 때문에 2명의 무고한 시민이 숨졌고 3명의 시민이 부상당했다. 그의 몸에는 가짜 자살 폭탄 조끼도 발견됐다.

연말과 총선 앞둔 영국 런던서 또 다시 테러… 2명 숨지고 3명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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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영국 런던브리지에서 가짜 폭탄 조끼를 입은 한 남자과 시민들에게 칼을 휘두르다가 무장한 경찰에 의해 총에 맞아 사망했다. 런던 경찰은 이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HLOBlog가 제공한 비디오 캡처. ⓒ 연합뉴스/AP

  크레시다 딕 런던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8시께 언론 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5분에 지나지 않았다"면서도 "테러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고 시민 2명이 사망했으며 3명이 다쳤다"고 확인했다. 용의자가 테러 조직 등과 사전에 연계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사건 용의자와 테러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보도했다. <가디언>은 용의자가 과거 테러 혐의를 받아 실형 받은 사실을 전하면서, 정부도 테러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경찰도 이날 사건을 테러에 준하는 사태로 규정하고, 런던브리지 등을 중심으로 런던 시내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특히 이날 사건이 벌어진 런던브리지와 주변 도로는 오랫동안 폐쇄되거나 통제됐다. 런던 지하철은 해당 지역을 무정차로 통과했고, 버스 등도 우회 도로를 이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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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의 대표적인 명소인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런던브리지 일대 교통을 통제했으며, 다리 위의 일부 트럭에 대해 경찰이 검문 검색을 하기도 했다. 사진은 BBC 화면 캡쳐. ⓒ 김종철

 


이날 연말 '테러'로 영국은 또 다시 충격에 빠졌다. 잊혀질 만하면 반복되는 '테러'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2년 전인 2017년 6월 테러 장소 역시 런던브리지였다. 당시에는 테러범 3명이 승합차를 몰고 나와 인도로 돌진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쓰러지자 차에서 내려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고,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만 20여 명에 달했다. 그들 역시 현장에 출동한 무장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년 전 같은 장소서 테러, 총선 2주일 앞두고… 충격에 빠진 '영국' 

같은 해 3월에는 영국 의회 의사당 주변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있었고, 5월 맨체스터에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콘서트에서 폭탄이 터져 1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2017년 이후 다시 심각한 수준의 테러가 발생했다"면서 "영국 정부가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을 '심각(severe)'에서 '상당(substantial)'으로 한 단계 낮춘 지 3주만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자신을 '코랄리(Coralie)'라고 밝힌 여성은 <야후뉴스>에서 "(사고 주변의) 빌딩에서 일하다가 한 여성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면서 "그녀는 팔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었고 빌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충격과 함께 당황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총선 2주를 앞둔 영국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테러를 규탄하면서 30일에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 사건 소식을 듣자마자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총리 관저로 복귀했다. 그는 "사건 경과를 보고 받고 있으며, 경찰과 긴급구조대의 즉각적인 대응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일 총선 관련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야당인 노동당 역시 이날 저녁 별도의 성명을 통해 무고한 사람에 대한 테러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자신의 SNS 계정인 트위터에 "런던브리지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경찰과 긴급구조대의 대응도 훌륭했다"고 적었다. 그 역시 30일 하루 동안 총선 유세는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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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의 대표적인 명소인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테러사건이 발생해, 시민 2명이 숨지고 다수의 시민이 다쳤다. 테러 용의자는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 김종철

#런던 테러 #런던 브리지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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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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