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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선, 미래 위한 출발점" vs. 황교안 "망가진 경제 되살릴 것"

[현장] 주말 총선 현장 누빈 여야 대선주자, 맞붙은 '미래론'과 '심판론'

등록 2020.02.09 18:27수정 2020.02.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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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냐, 미래냐.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후 총선 출마지역인 서울 종로구 일대를 각각 돌아다니면서 보여준 행보를 한 줄로 정리한 결과다. 66일 후로 예정된 '4.15 총선 빅매치'의 주인공인 두 사람이 나란히 같은 날 현장 행보를 통해 사실상 전초전을 선보인 격이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종로구 사직동 일대를 방문해 재개발 관련 민심을 청취했다. 황 대표는 같은 날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 거리' 일대 상가를 방문해 경제 침체 상황을 부각하는 데 힘썼다.

경기침체 부각한 황교안 "문재인 정권 심판하는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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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인근 분식점을 찾아 떡볶이를 먹고 있다. ⓒ 자유한국당 제공


"황교안 파이팅!"

황교안 대표가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 거리'에 모습을 드러내자, 한 지지자가 두 손을 모아쥐며 외쳤다. 황 대표에게 건넬 장미꽃을 든 여성 지지자들도 있었다. 황 대표는 최경애 종로구의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젊음의 거리' 내 공실 임대상가들을 둘러봤다.

그는 "공실" 혹은 "임대"라고 적힌 빈 상가를 발견할 때마다 걸음을 멈추는가 하면, "이건 언제부터 비었는지 아시나", "일요일엔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마스크를 쓴 젊은 커플들을 만나선, "여러분들이 더 자주 들려주시면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힘이 날 것 같다. 여러분이 애국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리 초입부터 황 대표 일행을 따라 온 구아무개(79)씨는 "조사할 것도 없다. 내가 이곳에서 35년을 살았는데 (상권이) 다 죽어버렸다"면서 "커피 8000원짜리 팔다가 1000원짜리 파는 곳으로 다 바뀌었는데 그마저도 장사가 안 된다. 새벽 도주한 상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공산당으로 가는 건 막아야 한다. 창신동 쪽엔 호남 사람이 많다"면서 황 대표의 승리를 기원했다. 황 대표가 "제가 오늘 오전에 창신동의 동신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고 답했을 땐 "공부를 많이 하고 오셨네"라고 반기기도 했다.

황 대표는 "마음 한쪽이 참 참담하다"면서 정부·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심판론'이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내가 알고 있던 종로는 경제의 중심지였고 정치의 중심지였는데 지금 보니 옛날의 활력은 다 없어지고 보시는 것처럼 문을 다 닫았다"면서 "잘못된 정책으로 망가뜨린 종로의 경제를 되살려 내겠다"고 말했다.

또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지역 주민들이 힘들어 한다. 이제 주민 중심의 정책, 특히 원주민들이 살기 좋은 그런 종로가 돼야 한다"면서 원주민 중심·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투 트랙 전략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모교인 성균관대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심판론'을 부각했다. 그는 "성균관대 앞길은 사람이 부대껴서 힘들 정도의 번화한 곳이었다"며 "일요일이라서 못 나온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인 경제침체 상황이 여기에도 반영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고등학교 옛 부지였던 정독도서관을 방문한 뒤 '총선 전략'을 묻는 질문에도 "종로구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필요하다. 그를 위해 종로의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문제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경제를 먼저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답했다.

"종로 외 다른 지역 선거 지원도 나설 계획이냐"는 질문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총선 아닌가"라며 "(현 정부를) 심판할 수 있도록 제가 밤잠을 자지 않고서라도 돕는, 그런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미래 앞세운 이낙연 "내 장점, 일을 제대로 해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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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을 방문, 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던) 그날, 제가 한 줄의 입장을 발표했다.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종로의 미래에 관한 제 생각을 (오늘) 말씀드린 것이다."

이낙연 전 총리가 이날 오후 2시 40분께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종로를 '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는 황 대표의 출마선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른 후보들의 선거에 대해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한 말이다.

특히 그는 이날 "4.15 총선을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출발로 삼고자 한다. 다른 후보들도 그런 논의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 ▲ 교통이 원활한 종로 ▲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종로 ▲ 삶의 질을 개선하는 도시재생사업 재추진 등을 주축으로 한 4대 지역공약 방향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교통이 원활한 종로' 공약과 관련, "고양 삼송과 용산 구간 신분당선 연장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광화문광장 조성 문제는 교통문제 해결이 선결된 뒤에 공론화를 해 나가도록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도시재생사업 재추진 문제는 이날 방문한 현장과 연결됐다. 재개발 여부를 놓고 10년 가까이 서울시와 갈등 중인 '사직 2구역'이었다. 김금옥 종로구의원과 정영미 사직2구역 재개발조합장의 안내를 받고 사직 2구역 내 폐가와 공가 등을 둘러본 이 총리는 "이 상태로는 안 된다는 건 확실하다. 행정부의 수요도 충족하면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지혜를 짜보겠다", "관계부처의 요구가 있을텐데 양쪽을 충족하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직경로당을 방문한 자리에선 예전에 들린 적 있던 인근의 식당을 거론하면서 특유의 친화력을 자랑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경로당에서 고스톱을 즐기고 있던 이들에게 "아내가 교사라서 아이를 장모님에게 맡겼는데 아이가 장모님을 따라 경로당을 다녀서 고스톱 용어를 금세 익히더라"면서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다만, 이 전 총리는 자신을 "일을 제대로 해본 사람"이라며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였던 황 대표를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후보로서의 강점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일을 제대로 해 봤다. 과거 총리들과 다르게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해결을 직접 모색하고 진두지휘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감염병, 재난재해를 많이 겪었지만 대체로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당이 종로 외 수도권 지역에 대한 지원 유세를 요청하면 응할 것이냐"는 질문엔 "종로 선거가 커지면 종로에서 선전하는 것 자체가 다른 곳에 대한 지원도 될 수 있다"며 "(황 대표의 출마로) 종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이낙연 #황교안 #4.15 총선 #종로구 #도시재생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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