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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선 한선교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내내 청중석의 침묵이 이어진 연설이었다. 이때 참석한 의원은 295명 재적의원 중 약 60명에 불과했고, 정의당·민중당·민주통합의원모임 등 일부 의원들은 아예 이에 항의하며 연설을 '보이콧(거부)' 하기도 했다. 3일 오후 진행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모습이다.
이날 본회의장 모습은, 앞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심재철 미래통합당·유성엽 '민주통합 의원모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이 연설을 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통상 고성으로 나오는 상대 정당 측의 항의도, 같은 정당 의원들의 연설문 중간 중간 나오는 칭찬과 추임새도 보이지 않았다.
참석한 60여 명 중에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약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0여 명 정도 의원이 참석했으나, 나머지는 불참했다. 참석 의원들조차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옆 의원과 잡담을 하거나,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을 하는 모습이었다. 단상에 선 한 대표는 꿋꿋하게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키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며 약 25분간 정부 비판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내내 조용하게 진행된 한 대표의 연설에 유일하게 나온 것은, 한 대표가 문 대통령을 비판하던 찰나 미래통합당 측에서 터져 나온 "(대통령을) 파면하라"는 목소리였다.
정의당 "사망한 정치인생 모아둔 재활용 정당, 인정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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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한국당 해산' 외친 정의당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첫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된 3일 오후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을 강하게 비판해 온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보이콧하고, 본회의장 입구 로텐더홀에서 '미래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정의당 의원 6명은 연설 직전 로텐더홀에서 긴급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오늘 대표연설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연설은 무효이고, 인정하지 않는다(윤소하 원내대표)"라며 연설이 진행되는 본회의장 문 앞에서 규탄발언을 한 뒤 연좌시위를 진행했다. 정의당 의원들은 공통으로 "미래한국당은 가짜정당이자 실체 없는 유령정당, 좀비정당이자 대변할 민의도 없는 '투명정당'"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정미 의원은 "어제 미래한국당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그 당의 강령 한 줄, 당헌·당규 하나 나와 있지 않아 30초 만에 다 볼 수 있다"라며 "말할 자격 없고, 들을 이유 없는 연설"이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은 소위 컷오프, 불출마된 의원들이 모인 친목단체이지 정당이 아니다. 불출마 의원들의 사망한 정치인생을 모아둔 '재활용정당', 선거가 끝나면 즉시 사라진다(김종대 의원)"라는 비판이었다.
한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시간 선후 관계가 뒤섞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첫 사망자가 나온 당일, 우리는 대통령 부부의 파안대소와 '제 아내가 헌정하는 짜파구리' 같은 대통령의 자랑 말씀을 목격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봉준호 감독 등 영화 '기생충'팀과 만나 오찬을 한 것은 지난 2월20일 오전 11시55분이었고, 첫 사망자(사후 확진) 발생 소식이 언론사 속보로 전해진 것은 오후 5시20분께였다. 두 사건 발생에는 5시간의 차이가 있는데, 한 대표가 이를 섞어 얘기한 것이다(관련 기사: 문 대통령 "'기생충' 사회의식 깊이 공감").
한선교 "코로나 슈퍼 전파자인 문재인 정부, 국민 앞 사과해야"
한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부터 하시라"고 주장했다. "그게 정상적인 대통령의 도리다", "지금의 코로나 슈퍼 전파자는 문재인 정부"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경질하라'는 요구와 함께 현 정부가 '중국 입국 금지'를 못한 까닭은 굴종 외교 탓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발 전염병이 대한민국의 국가적 재앙이 된 것은 문 대통령의 남 탓, 중국에 대한 굴종 외교 때문"이라고 한 대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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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한선교, 축하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 당 대표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 남소연
그는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자당을 향한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총선 때) 심각한 관권선거도 우려되지만, 미래한국당은 '진짜 인재'로 비전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연설이 끝나자 통합당 쪽에선 "잘했어", "잘했다"는 등 칭찬이 터져 나왔다. 연설 끝나고 대정부 질문이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 본회의장 문을 열고 인재근·백혜련 등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윤소하·이정미·여영국 등 정의당 의원들이 입장했다.
정의당은 이후 논평으로 "한선교 의원과 그 소속단체가 헌정과 법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미래한국당 해산"이라고 비판했다.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원래 본회의장 안에서 행동으로 반대하려 했지만, 코로나 정국의 국민 마음을 헤아려 입장 표명으로만 대신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 연설이 끝난 직후인 오후 3시께 민생당의 김정화 공동대표는 경기 과천시 정부 과천청사에 가서 미래한국당 정당해산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민생당 김정현 대변인 또한 연설 직후 논평을 내 "위헌적 비례 위성 정당이 버젓이 법적 제도적 허점을 뚫고 국회 본회의장에 서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다니 참담하다"라며 "안방에 쳐들어온 도둑이 몽둥이를 들고 일장 훈시를 한 꼴이다, 5.18 망언자가 후원회장으로 나선 정당을 보니 꼼수 정당을 막지 못한 것에 깊은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국민께서 이 후안무치한 세력에 대해 총선에서 준엄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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