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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도시락, 떡, 마카롱, 커피, 돼지갈비... 줄 잇는 부산의료원

의료진에 구호품 릴레이... 의료원 측 "당연히 해야 할 일, 받아도 될지"

등록 2020.03.05 11:50수정 2020.03.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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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에 쏟아지고 있는 기부품과 손편지 ⓒ 부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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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에 쏟아지고 있는 기부품과 손편지 ⓒ 부산의료원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의료진 등 많은 분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마카롱을 보냅니다."

"당신들이 있어 오늘도 안심하고 하루를 보냅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지난 4일 부산의료원에 수십 개의 마카롱이 도착했다. 정성스레 포장한 10여 개 마카롱 박스 위로는 손수 쓴 메모가 붙었다. 부산 광안리에서 작은 가게를 한다는 이 시민은 코로나19와 싸우는 부산의료원 의료진에게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하루 전인 3일에는 부산의료원 1층에 40대 초반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나타나더니 '펭수 메모' 하나와 종이가방을 놓고 사라졌다. 이 종이가방에는 손수 손질한 사과와 딸기 등이 작은 도시락 용기에 소포장되어 있었다. 이들은 두 손을 모으고 있는 펭수 메모지로 감염병 확산 방지 최전선에 있는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힘든 시기 부산시민을 위해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들이 있어 오늘도 안심하고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뉴스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행복을 느끼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 메모지 내용

5일 오전 11시 기준 누계 85명. 이날까지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다. 감염병전담 병원인 부산의료원에는 모두 49명의 확진자가 입원했고 환자 증가에 대비해 의료원 전체를 비웠다. 

이 가운데 부산의료원 의료진 앞으로 도착한 기부품은 벌써 10여 건이 넘는다. 단체나 가게, 동호회, 익명으로 보내는 물품도 다양하다. 지난 28일 의료원으로 '유튜브대학 솔빛길팀·혜윰팀' 이름으로 떡과 귤, 두유가 도착했다. 이름이 없는 다른 시민은 빵이 가득 담은 가방과 탄산음료를 보냈다. 2일에는 '코로나19 사태 예방, 치료를 위해 애쓰는 의료진들 힘내세요 –부산성광교회 일동'이라고 적힌 거창사과 10박스가 왔다.


같은 날 부산 양정고 3기 동문은 물과 커피 등 10여 박스를 직접 트럭에 싣고 와 전달했다. 부산 차인회는 '작지만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며 떡을 전달했다. 삼대돼지불고기 사직2호점, 재진이네대구뽈구이는 돼지갈비·대구뽈구이 400인분을 제공했다. 3일 언더더경대 컵밥 전문점은 컵 토스트를 담은 상자마다 "힘내시고, 고맙다"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4일에는 익명의 마카롱에 이어 광동제약이 돼지감자차와 비타 500 수십 상자를 지원했다.

지역 단체도 예외가 아니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 자원봉사센터 소속 재난대응봉사대와 부산여성단체협의회가 의료원으로 다과박스 500인분을 포장해 전달했다. 부산여성연대회의는 부산의료원과 같은 국가 지정병원인 부산대학교 병원 의료진에게 700인분의 격려물품을 보냈다. 부산여성자원봉사연합회는 가장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대응하는 16개 구·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2000인분 음료수와 과일을 제공한다.

부산의료원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이런 감사와 응원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 진짜 힘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도 "우리 병원에도 음압병실에 중증환자 등 22명이 입원 치료 중인데 기부물품이 여러 곳에서 답지하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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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에 쏟아지고 있는 기부품과 손편지 ⓒ 부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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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에 쏟아지고 있는 기부품과 손편지 ⓒ 부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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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에 쏟아지고 있는 기부품과 손편지 ⓒ 부산의료원

#코로나19 #부산의료원 #응원 #기부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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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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