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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코로나 뚫고 개헌 성공할 수 있을까?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코로나19와 도쿄 올림픽 그리고 헌법 9조 개정

등록 2020.03.19 08:24수정 2020.03.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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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을 누구보다 초조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이가 있다. 바로, 아베 신조 총리다. 그의 입장에서는 일본 상황뿐 아니라 전 세계 상황도 거의 똑같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조속히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지만, 특히 그의 입장에서는 도쿄 올림픽 개막일인 7월 24일보다 훨씬 이전에 전 세계 상황이 진정되기를 학수고대할 수밖에 없다.

3년 전인 2017년, 아베 신조는 도쿄 올림픽이 일본을 바꾸게 될 거라고 역설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헌법 제9조가 개정돼 일본이 보통 국가(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하게 될 거라는 게 그의 외침이었다.

그해 12월 20일자 <아사히신문>에 실린 '수상, 2020년 개헌에 다시금 의욕, 일본이 바뀌는 해로(首相、2020年の改憲に再び意欲 日本が変わる年に)'라는 기사는 "아베 신조 수상은 19일, 도쿄도에서 강의하고, 2020년 개정헌법 시행에 다시금 의욕을 보였다"며 그의 연설 일부를 소개했다.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을), 일본이 크게 거듭나는 해가 되는 계기로 만들고 싶습니다. 헌법에 관한 논의를 심화시켜, 국가의 형태나 틀을 큰 폭으로 논해야 합니다."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그 열기를 개헌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연설이었다. 위 기사에 따르면, 그로부터 2개월 전인 2017년 10월에도 그는 중의원 연설에서 개헌 문제를 거론하면서 "각 당이 각각의 의견과 구체적 안을 추렴하여 (중의원·참의원) 헌법심사회라는 조용한 환경에서 논의를 심화시켜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호소했다.

전쟁과 무력행사의 포기를 선언한 헌법 제9조는 일본 극우세력이 볼 때는 1945년 패망의 상징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수치스러운 '물건'이다. 이런 인식은 아베 신조의 외할아버지이자 정신적 스승인 기시 노부스케한테서도 드러난다.

기시 노부스케에서 아베로 이어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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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책회의 하는 아베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2월 23일(현지시간) 오후 일본 총리관저에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에 아베 총리 옆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A급 전범으로 체포됐지만 기소되지 않고 석방된 기시 노부스케는 총리가 되기 3년 전인 1954년에 '진정한 독립 일본을 위하여'란 글을 썼다. 2002년에 <일본연구 논총> 제15호에 실린 김준섭 국방대 교수의 논문 '기시 노부스케: 전후 일본의 우익 정치인의 원형'에 따르면, 기시 노부스케의 글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우리는 먼저 우리 국민의 자유의지에 기초한 우리의 헌법을 가져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헌법은 독립국의 기초를 이루는 근본법이다. 현행 헌법이 점령 하의 점령군 최고사령관으로부터 강요된 것이며 원문이 영어로 쓰인 번역 헌법이라는 것은 오늘날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헌법을 가지고 있는 독립국은 동서고금에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

민족적 자신감과 독립의 기백을 되찾기 위해서는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진 헌법을 가져야만 한다. 이것은 단순한 헌법 9조의 개정 문제만이 아니다. 민족의 혼이 표현된 헌법이 되어야 하는 것이며, 일본의 흙과 피에 연결되어 있는 민주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헌법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현행 헌법은 맥아더 장군이 영어로 만든 것을 일어로 번역한 '번역 헌법'에 불과하므로 일본인의 손으로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기시 노부스케의 역설이었다. 외할아버지가 혐오했던 이런 부끄러운 '물건'을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털어버리겠다는 게 아베 신조의 목표였다.

그런데 그 목표가 코로나19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여기저기서 올림픽 연기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12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하고 13일에는 '우군'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저 1년 연기를 제의했다.

17일 밤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3개 종목의 국제연맹 대표들이 참석한 긴급 화상회의에서 "각 종목이 6월 말까지 선수 선발을 마친다면, 올림픽 개최에 문제가 없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연기론이 좀 수그러들 수는 있지만,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상황을 단언하기 힘들다.

설령 무사히 치러진다 해도. 아베 신조한테는 과제가 남는다. 올림픽이 일정대로 끝난다 해도,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개헌으로 열기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당장 26일부터 시작하는 올림픽 성화 봉송도 관중 없이 치러야 할 판국이다.

아베, 개헌 분위기 조성 위해 강수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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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장 입장하는 아베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가 개헌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강수를 내놓을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아베 내각이 코로나19를 '역사적 긴급사태'로 규정하고 코로나19에 관한 모든 회의의 기록 작성을 의무화한 데 이어, 13일에는 코로나19를 근거로 총리의 긴급사태 선포권을 인정하는 '신종 인플루엔자 등 대책 특별조치법'이 개정된 데 따른 우려 섞인 반작용이다.

상당수 일본인들은 아베 신조가 이른바 '쇼크 독트린'을 활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 사람인 나오미 클라인이 2007년에 쓴 저서의 제목인 쇼크 독트린은 국가적 재난을 활용해 체제 개편을 시도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3월 9일자 <마이니치신문> 기사 '코로나 쇼크, 혼란한 틈에 개헌 실험?(コロナショック どさくさ紛れに「改憲実験」?)'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

"쇼크 독트린. 이 말이 지금 시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으로 아베 신조 정권이 준비하는 긴급사태 선언이나 코로나 소동 속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개혁과 관련하여,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쇼크 상태에 빠진 참사에 편승하는 '혼란을 틈타는 전략'이 아닐까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재적 권력을 강화할 의도로 긴급사태를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은 아베 신조 면전에서도 제기됐다. 수상관저 홈페이지에 실린 '레이와 2년 3월 4일 아베 내각총리대신 기자회견(令和2年3月14日 安倍内閣総理大臣記者会見)'이란 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

"총리는 개헌에 대해 대단히 열심이십니다만, 자민당 개헌안 초안에는 제9조 개헌과 함께 긴급사태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금번 특별조치법의 긴급사태 선언이 하나의 포석이 되어 국민들을 길들이고 그런 뒤에 이 긴급사태 조항을 끌어들이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강력한 내용이라서 아베 독재를 가능케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별조치법 개정을 발판으로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독재적 권력을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다. 서두에서 개헌을 언급하고 개헌과 긴급사태 선포를 연결함으로써, 특별조치법 개정이 개헌까지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던지는 질의라고 볼 수 있다.

질문을 받은 아베 신조는 "긴급사태 선언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국민의 정상적인 생활 그리고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긴급사태와 독재의 관련성을 부정한 뒤 "그것과 자민당 개헌안은 전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개헌 여부를 떠나 코로나19를 무조건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일본인 상당수는 그가 그런 의도로만 코로나19에 대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0년은 그가 올림픽 성공을 개헌으로 연결시키겠다고 공언한 해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가 코로나19에 관계없이 올림픽을 강행하고 그것을 이용해 개헌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일본 극우의 영향력이 커지기는 했지만, 상당수의 일본 국민들은 아베 신조와 극우의 국가주의 노선을 경계하고 있다. 일왕(천황)과 국가주의로 인해 생명과 재산을 희생 당하고 원자폭탄 피해까지 잃은 처참한 경험 때문에, 일본인 상당수는 아베 정권이 일본을 그런 악몽으로 몰고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그런 시선을 의식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는 코로나19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지기반인 극우세력을 의식해 어떻게든 개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그로서는 '코로나19'와 '도쿄 올림픽'이라는 키워드를 '헌법 제7조 개헌'과 연결시킬 방안을 고심하는 동시에, 반대파 국민들을 의식해 순수한 마음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보여주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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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김종성TV(AI가 묻는역사)https://c11.kr/f0qs♥저서: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신라왕실의 비밀,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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