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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외국인 목격자', 전두환 재판 출석 의지

데이비드 돌린저, 광주 법정에 설까... 코로나19 변수

등록 2020.05.15 12:43수정 2020.05.1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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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에서 평화봉사단으로 근무했던 데이비드 돌린저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의 참상을 목격했다. 사진은 2005년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돌린저가 5.18재단 직원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찍은 것이다. ⓒ 데이비드 돌린저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외국인이 이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 '전두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가 광주의 법정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 자격으로 전남 영암에서 근무하다 5.18 당시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데이비드 돌린저(David Dolinger)는 <오마이뉴스>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광주지방검찰청은 지난달 27일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서 돌린저의 증인신청 계획을 재판부(광주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에 전달했다. 기자가 이 소식을 전하자 돌린저는 "검찰을 도와 무슨 일이든 할 용의가 있다"라고 답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사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2018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돌린저는 그 동안 "5월 21일 헬기에서 군인들이 사격하는 것을 목격했다", "광주기독병원에서 총알이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엉덩이를 관통한, 머리 위에서 쏜 상처를 입은 이를 봤다" 등의 증언을 해왔다.

그는 5.18 당시 팀 원버그(Tim Warnberg), 폴 코트라이트(Paul Courtright), 주디스 챔벌레인(Judith Chamberlain)과 함께 광주의 참상을 목격했다. 이들은 광주시민을 보호하고, <택시운전사>의 주인공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 등 외신취재진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더 이상 평화봉사단으로서 머물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 했다.

돌린저는 "한국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기꺼이 희생한 사람들을 우린 기억해야 한다"라며 "그 사건은 억압받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일치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결코 폭동이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18을 왜곡하는 이들은) 광주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라며 "평범하지만 비범했던 광주시민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에게 불명예를 안길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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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봉사단 소속이었던 데이비드 돌린저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찍은 사진. 이 사진은 5.18 직후 미국의 잡지 에 실리기도 했다. ⓒ 데이비드 돌린저 제공

 
영국 거주 돌린저... 검찰 "검토 중" 

돌린저는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이다. 검찰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를 부를 수 있을지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이다. 광주지방검찰청 관계자는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검토 중인 사안이다. 아직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당사자가 참여 의사를 표명하신 것으로 아는데 한국에 들어올 경우 자가격리 문제가 엮여 있어 (절차나 당사자의 의견과 관련해) 확인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 조비오 신부 측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6월 1일과 22일 각각 검찰 측, 피고인 측 증인이 출석해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만약 돌린저가 출석한다면 7월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인터뷰한 영상이 있어 이를 증거로 제출할 수도 있지만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신문이 진행돼야 증거로서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라며 "한편으론 코로나19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고민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5.18 #민주화운동 #전두환 #재판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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