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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주객전도' 해명 "호텔식 요양원 건립은 직원들 위해서"

안신권 소장 "할머니들 돌아가시면 후원금 끊기지 않냐, 그러면 직원들 어떻게 할 거냐"

등록 2020.05.21 19:12수정 2020.05.2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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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 ⓒ 권우성

  
"무의탁 독거노인들을 위한 무료양로시설 및 무료전문요양시설 설치운영"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정관에 명시된 '나눔의집' 주요 사업 내용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업이 양로시설과 요양시설 설치 및 운영으로 명시됐다.

정관에는 이 사업들이 "대한불교조계종이 부처님의 자비사상과 중생구제의 원력을 사회복지사업을 통해 실현하고자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한 사업을 시행하고자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설명됐다.

세 번째 주요사업 역시 '미혼모 생활시설' 설치운영에 관한 내용이다. 네 번째에 가서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운영(기념사업 및 추모사업)으로 명시됐다. 다섯 번째 항목에 "그밖에 이 법인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업"이 추가됐지만, 어디에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직접지원 사업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

나눔의집 홈페이지 어디에도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양로시설과 전문요양시설에 관한 내용은 없다. 오히려 "나눔의집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에 의해 성적희생을 강요당했던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라면서 "1992년 6월에 결성된 나눔의 집 건립추진위원회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자는 취지로 불교계 및 사회 각계에 모금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라고만 쓰여있다.

홈페이지 홍보문과는 너무 다른 나눔의집 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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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 ⓒ 권우성

 
<오마이뉴스>가 나눔의집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나눔의집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총 77억 9200여만 원의 수입이 발생했다. 이중 67억 원 정도가 후원금 명목의 수입이었다. 전체의 86% 수준이다. 나머지는 정부 보조금과 예금이자, 대표이사 출연금 등이었다. 

나눔의집은 수입 중 약 39억 원가량을 지출했다. 이중 가장 큰 항목이 2018년과 2019년 진행된 생활관 증축공사와 영상관 신축공사, 조경공사 등을 목적으로 사용된 시설비와 시설장비유지비다. 공사 기간에 22억 8600만 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법인에서 나눔의집으로 이동한 전출금은 1억 5690만 원에 불과했다.

앞서 나눔의집 내부 비리를 폭로한 김대월 학예실장 등 직원 7인은 "법인이 막대한 후원금을 모아 60억 원이 넘는 부동산과 70억 원이 넘는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이 문제가 그대로 방치된다면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돈이 대한불교조계종의 노인요양사업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인 이사회 녹취록에 따르면 2018년 2월 회의에서 한 이사는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일반 국민 후원금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면서 "2∼3년 계획 세워 100여 명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을 지으면 어떠냐"라는 제안을 했다. 지난해 2월 열린 이사회에서도 "(요양원을) 호텔식으로 안 지으면 경쟁력이 없으니 80명 정도 어르신 모시면 충분히 운영하고 이윤도 창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일출 할머니와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여섯 명이 생활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은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이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정관에는 "이사진의 2/3는 대한불교조계종 승적을 가진 자로 해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내부 직원들 "이대로 방치하면 막대한 후원금이 조계종 노인요양사업에 쓰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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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안신권 소장 ⓒ 김종훈

 
내부 고발 직원들과 반대편에 서 있는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20일 오후 나눔의집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나눔의집 후원금이 2015년 한일정부 합의 이후에 많이 걷혔다"라면서 "2020년 현재 71억 원이 남아있다. 여성가족부 등에서 간병비와 의료비, 생계비 등 보조금이 많이 지원되는 터라 할머니들이 (사적으로) 따로 지출할 게 거의 없다.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만 후원금으로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돈 쓸 곳은 없는데 후원금이 계속 들어와 70억 원 이상 될 때까지 쌓아만 뒀다는 뜻이다.

안 소장은 '호텔식 요양원'에 대해 "(이사회에서) '요양원을 짓겠다'는 발언이 나온 것은 남은 직원들을 위한 발언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사회에서 스님 한 분이) 할머니들이 살아있으니 후원금이 오는데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후원금이 끊기지 않냐. 그러면 직원들은 어떻게 할 거냐. 데리고 가야 하지 않냐. 급여도 줘야 하지 않냐. 요양원 같은 것을 지어서 내보내지 않고 일하게 하면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누구를 입소시킬 것이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역사를 기리면서 미군 기지촌 여성들, 파독 간호사들, 성폭력 피해자 등을 입소시켜야 한다고 말한 거다."

나눔의 집 소장 "할머니들 돌아가시면 후원금 끊긴다, 그럼 직원들 어쩌냐, 그래서..."

하지만 이에 대해 김대월 실장은 20일 오후 <오마이뉴스>를 만나 "후원금의 목적 자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서 받은 것"이라면서 "이사회에서 '직원들을 위해 요양원을 짓는다'라고 말한 건 말도 안 되는 핑계다. 할머니를 위한 기념사업을 안 하고 요양사업을 하려고 한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공사할 이유가 딱히 없는데도 지난해 2층을 증축한 것도 요양원을 짓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할머니들의 방은 1층으로 이미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2층을 확장하고 나서 소장과 사무국장이 직원들에게 일반 할머니들을 받으라고, 시청에 가서 (입소할) 할머니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말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후원금으로 공사를 하면서 그 자체로 역사이자 박물관인 할머니들의 방과 개인 물품이 훼손됐다는 점이다." 

나눔의집 이사회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인권센터 설립 이외의 요양원 건립 등의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라면서 "후원금을 적립해둔 것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신 후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 및 인식 확산을 위한 활동이 지속돼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출신 이사진과 운영진, 나눔의 집에서 전부 손 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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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이옥선 할머니 방, 확장공사 기간 할머니 물품이 야외에 방치됐다. 현재는 김대월 실장 등이 직접 처음 모습대로 복원 중이다. ⓒ 김종훈

 
그동안 나눔의집 후원금은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법인 계좌로 들어왔다. 시설은 법인에 '전출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받아서 사용해 왔다. 지난달 경기도 광주시청은 지도점검을 해 "법인과 시설은 반드시 후원금 전용 계좌를 구분해서 사용 및 안내해야 한다"라면서 "시설 고유의 후원금 계좌를 두고 입소자 복리 증진에 사용하라"고 주의 조처를 내렸다. 또 후원자들에게 후원금 사용 내역 등을 통보하지 않는 등 사회복지사업법 위반으로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경기도 역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나눔의집을 특별 점검해 "증축공사 관련해 지방계약법을 준수하지 않았고, 후원금을 사용해선 안 되는 토지취득비로 6억 원을 썼으며, 증축공사 13건 공사비 약 5억 원을 후원금으로 지출하며 주무관청 승인을 받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출근 내역도 없는 직원의 급여 약 5300만 원을 후원금으로 지급했으며 현금으로 받은 후원금 약 1200만 원을  전 사무국장 서랍 등에 보관하고, 이사회 회의록을 법인과 경기도 홈페이지에 단 한 번 빼고는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김대월 실장은 "나눔의집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조계종 출신 이사진과 운영진이 전부 손을 떼야한다"라면서 "나눔의집이 원래의 목적대로 운용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현재 나눔의집 대책위가 구성되고 있다"면서 "변호인단을 비롯해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가 도와주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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