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사립유치원 노조, 교육당국과 단체교섭 가능해야

등록 2020.05.27 09:13수정 2020.05.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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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개정안 내용 중에는 교원의 범위에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 교원을 포함하도록 해서, 유치원 교원들이 명목상으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원으로서, 교원노조법의 실질적인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원노조법의 제6조 1항에는 단체교섭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노동조합은 임금, 근무 조건, 후생복지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관하여 교육부장관, 시·도 교육감 또는 사립학교 설립·경영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 이 경우 사립학교는 사립학교 설립·경영자가 전국 또는 시·도 단위로 연합하여 교섭에 응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사립학교의 경우 교섭당사자가 사립학교 연합회로만으로 제한되고 있다. 사립유치원 등의 사립학교 노동조합은 사립학교 연합회와만 교섭하라는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사립유치원 교원들의 교섭과 관련한 질의를 하면 한결같이, 국가가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 사립학교 연합회가 교섭당사자라며 당사자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위 교원노조법 제6조 1항을 소극적으로 해석해도 '교육부장관이나 시도교육감' 등의 교육당국이 교섭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교육부장관이나 시도교육감'이 교섭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교육당국이 교섭당사자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사립이지만 유아교육법 제2조에 따라 '학교'이고 국가지원금이 연간 2조 원 이상 들어가는 등 공공적인 성격을 상당부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 노동조합에 한해서는 교섭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모든 교섭의 책임을 사립유치원 법인과 경영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교육당국의 이러한 책임 떠넘기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엄청난 금액의 유아학비(누리과정지원금)을 투여하고 각종 명목으로 사립유치원에 국가예산이 들어가면서도, 사립유치원에서의 임금 및 노사관계에 관해서는 '사인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당국이 그러한 태도를 계속 견지한다면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3호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 즉,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점 사업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데 그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의 한 축에 사립유치원이 있다면, 국가예산 투여에 걸 맞는 교육당국의 책임 있는 태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단체교섭이 그 핵심이 됨은 물론이다.

또한, 지난 20대 국회는 유치원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유치원 3법 통과 등 제도적인 기반을 확립하는 역할을 했다면 오는 21대 국회는 열악한 처우 가운데 있는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처우개선이라는 제도적인 기반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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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립유치원교직원 노동조합 사무처장, 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이사. 진보신당 前 대외협력실장. 정치, 경제, 사회 등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주요한 사건과 그 사건들 너머의 구조적인 변혁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본소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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