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한강변 그 정자, 노태우는 왜 복원했을까

조선시대 '효의 상징' 효사정, 현판 글씨도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써

등록 2020.06.04 09:42수정 2020.06.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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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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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한강변에는 효사정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88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다 보면 갑자기 불쑥 솟은 바위언덕 위에 정체모를 정자 하나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효사정입니다.

효사정은 조선 세종 때 우의정을 지낸 공숙공 노한의 별장입니다. 노한은 1391년 16세에 출사해 1403년(태종 3년)이었던 33세에 한성부윤, 58세에는 대사헌을 거쳐 우의정에 오른 인물로서 한때 처남이었던 민무구·민무질 형제 탄핵 때 연좌돼 파직됐지만 세종 4년 상왕 태종의 배려로 복관됐습니다.


효사정은 당시 효의 상징으로도 유명했는데요, 이는 노한의 행적과 관련이 깊습니다. 노한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노량진 한강변에서 3년간 시묘를 한 뒤 묘지 북쪽 바위언덕 위에 효사정을 세워 수시로 올라가 모친을 그리워하고, 멀리 북쪽 개성에 묻힌 아버지를 추모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조선 조정은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했을 겁니다. 효는 조선의 가장 중요한 이데올로기였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역사적 배경보다도 개인적으로 더 놀라운 사실이 있었으니, 그것은 1993년에 복원된 효사정의 현판 글씨가 바로 공숙공 노한의 17대손인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노태우의 것이라는 점입니다. 하필 조선 성종 때 헐린 효사정을 몇 백 년이 지나 노태우 정권 때 복원한 것은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효사정은 한강을 끼고 있는 정자 중 경관이 제일 좋은 곳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곳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한강 너머 용산 동부이촌동과 그 뒤의 남산타워가 잘 보이고 시원하게 흐르는 한강 위로 한강철교와 한강대교가 멋있게 뻗어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한번쯤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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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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