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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산,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대전충남녹색연합, 담비·삵 등 멸종위기종 반복 출현에 "관광개발 보다 보존이 우선"

등록 2020.06.17 14:56수정 2020.06.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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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노랑목도리담비’와 ‘삵(오른쪽)’.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시가 보문산을 대표적인 중부권 도시여행지로 조성하겠다며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보문산에서 멸종위기종이 잇따라 발견되어 보문산을 '야상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7일 성명을 통해 "대전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연이어 발견된 보문산을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5월 7일 부터 보문산 일대의 야생생물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의 법적보호종인 '노란목도리담비'와 '삵'을 발견했다.

'노란목도리담비'는 지난 해 12월 제보자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후 인근에서 계속 활동이 포착되다가 5월 20일과 25일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또한 '삵'은 2012년~2014년 진행된 '대전광역시 자연환경조사'시 서식이 확인되지 않은 종으로, 대전충남녹색연합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5월 9일 최초 발견되었다가 같은 달 15일, 17일, 20일, 6월 1일까지 연이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처럼 보문산에는 담비와 삵 뿐 아니라 황조롱이, 원앙, 수리부엉이, 수달, 남생이, 대전시 깃대종인 하늘다람쥐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도시숲으로서의 보문산의 자연생태적 가치가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광역시 자연환경보전조례'에 따라 대전시는 멸종위기에 있거나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동·식물을 보호야생동·식물로 지정할 수 있고, 그 경우 보호야생동·식물 보호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대전시는 '야생동·식물보호법' 제33조의 규정에 따라 보문산을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 보문산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2년~2014년 대전시 자연환경조사 실시 이후, 다음 자연환경조사는 그 10년 후인 2022년~2024년으로 계획되어 있다"며 "그러나 지난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멸종위기 야생생물종이 출현한 만큼, 보문산 관광 활성화 계획 수립 이전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재조사 또는 추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어 "대전시는 이번 '담비'와 '삵'이 발견된 지역에 대해 서식지 확인 등의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해당 지역을 '생태경관 보호지역',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보문산 관광 활성화 계획에 있어서 서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바람직한 도시개발이란, 지속 가능한 도시생태계를 위해 도시숲과 야생동물 서식지를 보전하면서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숲을 가로질러 모노레일이 다니게 하는 것보다, 삵과 담비, 하늘다람쥐가 보호받으며 숲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전시가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끝으로 "대전시가 그토록 바라는 경쟁력 있는 관광 개발은 시설물 위주의 관광 개발이 아닌,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공존하는 생태환경을 기반으로, 여느 도시에서 찾을 수 없는 도시 자연생태관광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대전시는 시설물을 화려하게 지으면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라는 망상을 그치고, 하루빨리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전면 조사 후 보호구역 지정에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시는 지난 15일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약 2000억 원을 투입해 '14개 과제'를 수행, 보문산을 중부권 대표 도시여행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사업내용으로는 ▲보문산 전망대 조성 ▲'전망대~오월드' 연결(모노레일, 곤돌라, 친환경버스 등) ▲오월드 시설현대화 사업 ▲대사동 '놀자 모험 숲' 조성 ▲호동 자연친화형 가족파크 조성 ▲보물을 담은 '마음 숲길' 사업 ▲대사지구 편의시설 확충 ▲무수동 치유의 숲 조성 ▲효 문화뿌리마을(제2뿌리공원) 조성 ▲이사동 유교 전통의례관 건립 ▲전통(한식)공원 조성 ▲대사지구 지역상권 활성화 ▲주민주도형 '보문산 대축제' 추진 ▲생활관광 및 주민참여 프로그램 공모 등이다.
 
#보문산 #노란목도리담비 #삵 #대전시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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