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관홍 잠수사 4주기, 온라인 추모식 연 해외동포들

미국, 남아공, 프랑스, 독일 등에서 참여... 세월호 진상규명 온라인 피케팅도

등록 2020.06.18 14:26수정 2020.06.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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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관홍잠수사 4주기 해외추모식 김관홍 잠수사가 걸어온 길 ⓒ 내일을여는사람들

 
4년 전 6월 17일, 세상을 떠난 고 김관홍 잠수사 4주기 추모식이 온라인 줌미팅으로 열렸다. 추모식에는 뉴욕, 보스턴, LA,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남아공,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독일 베를린, 뮌헨 등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함께 했다. 

이금주 보스턴세사모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식은 묵념, 김관홍잠수사가 걸어온 길(내일을 여는 사람들, 이철호), 동영상(https://youtu.be/3lnApgFF7W4) (4.16해외연대, 지가슬), 시낭송(이유진), 피케팅 순으로 이어졌으며, 참여자들은 "뒷일을 부탁한다"했던 고 김관홍 잠수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을 꼭 이루어내자고 다짐했다.

"김관홍 잠수사님 잊지 않겠습니다"

10분동안의 잠수에는 11시간의 휴식이 안전 원칙이나 세월호참사 당시 하루 3-4회 이상 잠수를 감행할 수 밖에 없었던 민간 잠수사들.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심각한 잠수후유증과 트라우마, 주변의 오해와 해경의 고발이었다. 304명 중 292명의 시신이라도 수습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 잠수사들의 희생으로 가능했으나, 해경과 해수부는 잠수사들을 쫓아냈고, 잠수사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잠수사를 고발했다. 책임져야할 해경관계자는 승진했고, 자신의 아이들을 구하듯 희생했던 잠수사들은 사망하거나 몸과 마음의 부상을 입었다. 김관홍 잠수사는 국가에 대한 배신감과 정신적인 충격으로 해경이 보내준 감사장을 찢었다. 그는 박주민 세월호 변호사의 선거운동을 돕고 박 의원과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김관홍법)작업에 매진하다 법안 발의 사흘을 앞두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저희는 그 당시 다 생각이 다 나요.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치는데 사회지도층이신 고위 공무원께서는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세월호의인 고 김관홍 잠수사가 2015년 12월 16일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한 증언이다.

지난 5월 20일, 법사위에서 잠자던 '김관홍법'은 20대 국회를 겨우 통과했다. 그러나 만든 지 4년된 법이라 잠수사들 또는 2차 피해자들의 최근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 민간잠수사, 자원봉사자, 소방공무원 등도 참사 피해자로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포들은 4.16가족협이 21대 총선 전 모든 후보자들에게 요구했던 '세월호참사 5대 정책과제'의 실행을 기대하고 있다. 정책 실행을 약속한 후보자들 중 177명이 당선되었으니, 진상규명이 세월호참사 7주기내에 일하는 21대 국회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동포들이 많다.   

세월호참사 5대정책과제는 다음과 같다. ▲ 4.16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기록물 공개  ▲  4.16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조사 기간 및 인력 보장 ▲ 김관홍법 입법: 민간 잠수사, 희생 기간제 교사 등 피해지원 ▲ 중대안전사고 시 국가책임, 피해자 권리 등 국민안전권 법제화 ▲ 희생자 두 번 죽이기(피해자 불법사찰, 혐오모독 등) 처벌 규정 강화.
 

온라인 세월호 피켓팅 고 김관홍잠수사 4주기 추모식에 참여한 동포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에 온라인 세월호 피케팅도 하고 있다 ⓒ 4.16해외연대

 

고 김관홍잠수사 4주기 추모식에 참여한 동포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에 온라인 세월호 피케팅도 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220여일 동안 진행 중인데, 동포들은 '뭐라도 하자'며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짧은 시간동안 마음을 나누고 있다. 이들의 피케팅은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 잠수사에 대한 기억 추모식에서 이유진님이 낭독한 자작시와 줌미팅 화면 ⓒ 이연실

 
다음은 추모식에서 이유진님이 낭독한 자작시이다.
 
한 잠수사에 대한 기억
이유진

한 잠수사가 있었습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라와 해경이 구해주지 않은 채
가라앉은 배 한 척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잠긴 그 바다로,
아무도 건져주지 못해서
그대로 갇혀버린 사람들에게로
기꺼이 뛰어든 사람이 있었습니다.
차갑고 캄캄한 물 속을 더듬어
고인의 주검을 처음 마주한 사람,
고통 속에 죽어간 사람들을
하나 하나 달래 안고 건져 올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제 집에 가자. 엄마 아빠에게 가자."
그렇게 속삭이며 울었을
그 사람이 있었습니다.
슬프고 고통스러웠지만
결코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 사람이 거기 있었으니까요.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 품에
안겨주어야 했으니까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었기에
피할 수 없었습니다.
부상과 사고 이후에도
다시 또 다시,
차갑고 캄캄한 바다로 뛰어 들었습니다.
바닷속의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온전하게
가족 품으로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다른건 아무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으니까요.
어느 날 받은 문자 한 통엔
이제 그만 떠나달라는 통보
아직 건져주지 못한 사람들을 뒤로 하고
등 떠밀려 떠나 온 바다
몸의 외상과 마음의 상처로
그는 다시는 바다에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죽어간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양심에 몸을 맡겼지만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상처투성이 몸과 마음을 이끌고
하루 하루를 살아내다가
어느 날, 훌쩍 떠나간 사람.
그가 말했습니다.
"저희는 그 당시 다 생각이 나요.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치는데
당신들은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 나는지"
그래서 우리는 다짐합니다.
진실을 꼭 밝혀내기로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책임지도록
끝까지 기억하고 싸우기로 합니다.
떠나간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고
남겨진 가족들이 뒤를 돌아봤을 때
우리가 거기 있어드리겠노라고 약속합니다.
떠나가신 잠수사 고 김관홍님,
당신의 양심과 희생을 기억합니다.
남겨주고 가신 숙제를
우리가 어떻게든 해 볼게요.
그대, 부디 평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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