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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건 방한 맞춰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 없다" 재차 천명

한국 정부 향해서도 "'중재자'되려는 것은 미련... 보기에 딱하다" 비난

등록 2020.07.07 08:03수정 2020.07.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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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4일(현지시각) 북미 실무협상을 위해 스웨덴을 찾은 북한 대표단이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에서 나가고 있다.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 6명은 북미 예비접촉이 예정된 이날 오전 9시40분께 북한대사관에서 나와 검정색 승합차를 타고 출발했다. 2019.10.4 ⓒ 연합뉴스

 
북한은 미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하는 7일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오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때 아닌 때에 떠오른 조미(북미) 수뇌회담 설과 관련하여 얼마 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하여 명백한 입장을 발표하였다"라고 언급했다.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 이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거부 의지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면서 "조미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 나가기 위한 도구로 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한국 정부도 겨냥해 중재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며 "사실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데만 습관돼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며 "어떤 인간들은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미국이 행동하라는 메세지'이고 '좀 더 양보하라는 일종의 요구'라는 아전인수격의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권 국장은 "점점 더 복잡하게만 엉켜돌아가는 조미관계를 바로잡는다고 마치 그 무슨 해결사나 되는 듯이 자처해 나서서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 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삐치개질(참견) 좀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 버릇 떼기에는 약과 처방이 없는 듯하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라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이번 담화는 비건 부장관이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날에 맞춰 미국과 한국에 동시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군용기 편으로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 사흘 간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은 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접견하고,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는다.

비건 부장관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비건 부장관은 청와대, 통일부 등 외교안보 인사들과도 두루 회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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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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