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쿠팡 앞에서 피켓 든 코로나 피해자... "남편은 사경 헤매고 있어"

[현장] 쿠팡은 물류센터 재개했지만, 코로나19 감염 피해자의 일상은 돌아오지 않았다

등록 2020.07.08 10:11수정 2020.07.08 15:30
1
원고료로 응원

지난 7일 부천에 위치한 쿠팡 신선물류센터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코로나19 감염 피해자 전아무개씨 ⓒ 박정훈

[기사 보강 : 8일 오후 3시 30분]

"가족까지 감염됐다. 쿠팡은 코로나19 대책을 마련하라."

지난 7일, 쿠팡 코로나 집단감염 피해자 전아무개씨는 다시 문을 연 경기도 부천 쿠팡신선물류센터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섰다. 오후 4시 40분, 원래대로라면 그 역시 오후조 출근을 위해 건물 입구에 들어서야 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철망 사이를 두고 출근하는 직원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나 완치된 그가 차마 업무에 복귀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남편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40대 여성인 전씨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오후조에서 '포장 업무'를 하는 계약직 직원이었다. 쿠팡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했던 24일에도 그는 '고위험군이 아니다'는 이유로 근무를 계속 했고, 25일에도 출근을 했다. 근육통이 심한 것을 느낀 그가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뒤이어 딸과 남편도 확진자로 드러났다. 

전씨와 딸은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았다. 전씨는 "처음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확진 10일째에 심정지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뇌손상이 왔다"며 "의사들도 예후가 이렇게 나쁜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이제 치료가 어렵다고 해서 요양원으로 내일 옮기려 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2일 신선물류센터 운영을 재개했다. 하지만 전씨의 일상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는 쿠팡이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바로 물류센터 폐쇄를 하지 않아서 추가 확진자를 발생시킨 점, 그리고 방한복과 안전화를 돌려쓰는 관행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8일 공공운수노조와 사회변혁노동자 등이 진행한 '쿠팡은 코로나19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선전전에 참여해 피켓을 든 이유다.
 

지난 7일 부천에 위치한 쿠팡 신선물류센터 앞에서 노동 인권 보장 및 코로나19 대책 요구 선전전을 펼쳐지고 있는 모습 ⓒ 박정훈

지난 7일 오후 4시 40분경,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 오후조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 줄을 지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 박정훈

전씨는 자신이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마스크를 잘 쓰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켰으며, 사람들과 잘 접촉하지 않았음에도 감염이 됐다며, 쿠팡 측의 방역 미비를 문제 삼고 있다.

한편 전씨는 지난 6월 10일 '쿠팡의 코로나 확진자 은폐로 남편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이 글에서 전씨는 "쿠팡은 어떠한 사과도 대책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죄책감에 잠도 잘 수 없고 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다. 쿠팡 측은 131명의 확진자와 그의 가족에게 분명한 사과와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전씨는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왜 쿠팡의 안일한 대처와 폐쇄적인 행태로 인해 저와 제 가족이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며 "가족이라는 울타리마저 무너뜨리는 쿠팡으로부터 저와 제 가족을 지키고 싶습니다"라며 청원 참여를 요청했다.

이날 전씨는 쿠팡으로부터 코로나 감염 관련 보상이나 추후 대처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쿠팡 코로나19 피해자 증언대회'에서도 직접 발언한다. 

한편 쿠팡 측은 "방한복·방한화는 코로나19 감염과 무관하며 바이러스도 검출되지 않았다. 쿠팡이 물품 공용사용과 관련하여 코로나19 정부 지침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공용 공간과 작업장에서도 거리두기를 실천해왔다"는 입장을 전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AD

AD

인기기사

  1. 1 아베 정부의 이상징후... "한국의 양해가 왜 필요하죠?"
  2. 2 의사 수 증가율 OECD 1위? 그들이 말하지 않는 진실
  3. 3 은마 아파트 주민의 언론 인터뷰 유감
  4. 4 류호정 '원피스'와 장혜영의 '지적', 왜 표적이 됐나
  5. 5 폭우 이재민 80%가 이주노동자, 이유가 기막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