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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박재동 미투 반박 보도' 기자 '정직 1개월' 중징계

유튜브·SNS 활동 등 '복무 규정' 위반 지적... 피해자 쪽 "징계 다행, 공식 사과 필요"

등록 2020.08.14 18:52수정 2020.08.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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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구 경향신문 기자(가운데)가 12일 오전 회사 인사위원회에 앞서 열린 징계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 기자는 지난 7월 29일 경향신문에 '박재동 화백 미투 반박 기사'를 올렸지만 '2차 가해'라는 지적을 받고 4시간 만에 삭제됐다. 강진구 기자 징계에 반대하는 언론인 학자 시민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2000여 명이 온라인 참여한 징계 반대 청원서를 경향신문에 제출했다. ⓒ 김시연


[기사 수정: 14일 오후 8시]

<경향신문>이 14일 '박재동 미투 반박 기사'를 올린 강진구 탐사전문기자에게 '정직 1개월' 중징계를 결정했다.

앞서 강 기자는 지난 7월 29일 '[단독] 박재동 화백 '치마 밑으로 손 넣은 사람에 또 주례 부탁하나' 미투 반박'이란 제목의 기사를 인터넷판에 올렸다. 이 기사는 박재동 화백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4시간여 만에 삭제됐지만, 그 사이 포털과 SNS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회사 승인 없이 방송 출연, 상사 명령 불이행 등 복무규정 위반" 지적 

회사는 지난 7일 강 기자에게 징계 절차를 통보하고, 지난 12일 오전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관련 기사 : 경향 '박재동 미투 반박 보도' 징계 논의... 피해자쪽 법적 대응 경고 http://omn.kr/1ol8y)

회사는 이날 징계 심의 결과 통보서에서 강 기자가 ▲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을 손상' ▲ '정당한 회사명령에 불복' ▲ '기타 회사의 제반규정(복무규정) 위반' 등 회사 '인사 규정'을 위반했다며 '정직 1개월'을 결정했다. '정직'은 '견책', '감봉'보다 수위가 높은 중징계에 해당한다.

회사는 강 기자가 회사 복무규정 가운데 ▲ '신문 제작 및 편집, 기타 업무에 대한 회사의 기존 방침을 침해하는 행위' ▲ '회사의 승인 없이 회사의 직무와 관련되는 내용에 관하여 기고, 출판, 강연, 출연 등을 하는 행위' 등 '금지사항'을 위반했고 ▲ '직원은 소속 상사의 직무상의 명령에 신의를 갖고 이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신의와 협력' 규정도 어겼다고 밝혔다.

인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회사는 강 기자가 '성범죄 보도준칙' 위반 소지가 있는 기사를 데스킹(편집자 검토) 과정 없이 송고한 점, 페이스북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기사 삭제 조치 등을 비판하면서 회사 명예를 훼손한 점 등을 문제삼았다. 

강 기자는 앞서 인사위원회에 출석해 기사 삭제 조치가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징계 결정에 앞서 기자총회 등을 열어 회사 구성원들에게 소명하고 토론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기자는 이날 징계 결과에 대해 "편집국장의 기사 삭제 행위가 정당했는지 따지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외부 활동은 정당한 방어권 차원인데 징계 사유로 삼은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성평등시민연대', '만화계성폭력진상규명위원회' 등 박재동 화백 지지 단체도 지난 12일 회사 앞에서 강 기자 징계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관련 의혹 보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자가 징계를 당하는 것은 '진실 추구'라는 언론의 대원칙이 흔들리는 중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강진구 기자 징계를 반대하는 언론인-지식인-시민사회 일동' 명의로 2000여 명이 서명한 징계 반대 청원서도 제출했다.

'박재동 미투' 피해자 "징계 확정 다행... 공식사과와 재발방지책 필요"

반면 '박재동 성추행 사건' 피해자인 이아무개 작가는 14일 "<경향>에서 강진구 기자 기사의 문제를 인정하고 징계를 확정했다는 사실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확한 사태 규명과 공식사과, 재발방지책 등 <경향> 측의 지속적인 책임 있는 대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강진구 기자의 기사를 토대로 한 2차 피해물들은 현재에도 다른 언론사 기사로, 수십만 유튜브 채널의 동영상으로, 개인들의 SNS로 빠르게 무차별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직 1개월이 피해를 얼마나 복구하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 솔직히 의심스러운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 역시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법적인 대응을 해갈 것"이라면서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더 이상 나와 같은 추가 피해 사례가 나오질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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