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한 학교 남자 교사가 여자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발각되어 구속기소 된 가운데, 해당 교사의 전임 학교 재학‧졸업생들이 '엄벌 탄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해당 교사의 전임 학교 재학‧졸업생들은 '경남 A교사 불법 촬영 사건 대응모임'(아래 대응모임)을 만들었다. 사건이 터진 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해당 교사에 대한 첫 공판이 오는 27일 창원지방법원 형사3단독 심리로 열린다. 대응모임은 "해당 교사가 부디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오는 25일 창원지법에 '엄벌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응모임의 인원이 작은 탓에 엄벌 탄원서의 영향력이 미미할까 우려되어 시민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판단했다"며 "따라서 '릴레이 엄벌 탄원 운동'을 개진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했다.
대응모임은 "해당 교사의 불법 촬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경찰 조사 중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다른 곳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영상이 무더기로 발견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더럽고, 괴롭고, 황당하고, 고통스럽고, 토할 것 같고, 속상하고, 비참하고, 불안하고, 배신감과 모욕감이 뒤엉킨' 복잡한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3년간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학교와 기숙사였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더 큰 배신감과 절망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또 대응모임은 "지금까지도 '혹시 내가 찍히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과 분노, 상실감 등에 소화불량을 앓거나 불면증을 겪기도 하고, 심지어는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화장실을 갈 때마다 혹시나 불법 촬영 카메라가 있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며 일상생활에서마저도 어려움을 겪는다"며 "무엇보다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학교에서 믿고 따랐던 선생님이 일으킨 범죄이기에 더는 어떠한 것을 쉽게 믿지 못한다"고 했다.
대응모임은 "불법 촬영은 살아가기에 안전한 환경을 추구할 개인의 권리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하지만 해당 교사는 이러한 심각한 수준의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도 이를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거짓으로 범죄를 덮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교사로서 학생들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학생들에게 접근하기 쉬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악용하여 오히려 학생들을 위협한 악질 범죄"라고 덧붙였다.
대응모임은 "우리 모두는 더 이상 학교에서, 나아가 사회에서 또 다른 형태의 디지털성범죄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외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은 단순히 피고인을 제대로 처벌하고, 재범을 방지하는 것을 넘어서서 경남의 불법 촬영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교사는 학교 1층 여자화장실에 설치해 놓았던 불법 촬영 카메라가 6월 24일 교직원에게 발견되었고, 경찰 수사를 거쳐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1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교사를 파면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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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한 학교에서 발생한 여자화장실 불법촬영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교사의 전임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엄벌 탄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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