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벼랑 끝' 거리로 내몰린 통학버스 노동자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 결의대회 열고 학원에 생계 대책 마련 요구

등록 2020.08.26 10:02수정 2020.08.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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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도봉구 소재 아발론교육 도봉캠퍼스 앞에서 ‘코로나19 극복 아발론 해직 통학버스 노동자 생존권 대책마련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홍정순

 
25일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위원장 박사훈)이 코로나19로 인해 아발론교육기관에서 해직된 통학버스 노동자의 생존권 대책 마련 촉구 결의대회를 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30도가 넘어서는 폭염을 뚫고 서울 도봉구 소재 아발론교육 도봉캠퍼스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해직된 통학버스 노동자들은 4개월여 동안 아발론에서 무급으로 운행대기를 요구해 빚이 눈덩이로 불어나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 마포구 소재 아발론 마포캠퍼스에서 영업용 통학차량을 운행해온 유모(58)씨는 코로나19 재난으로 아발론에서 무급 운행대기를 요구해 금융기관을 이용한 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20분부터 등원 운행을 시작해 9시 20분까지 하원해 오던 아발론이 2월 말부터 내내 멈췄기 때문이다. 3월 중순경에 운행할 것이라 했고 3월 중순이 되자 4월에 운행하게 될 것이라며 반복되던 운행대기 요구가 6월 1일에도 이어졌다. 결국 11일이 되어서야 온라인으로 개원한다며 다른 일자리를 찾으라는 통보로 해직된 것이다.

유치원에서 운행하던 통원도 멈춰 무급이었다가 6월이 되자 유치원이 개원해 7월에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달랑 15만3841원이 입금된 것이다. 전세버스업체에 3~5월 관리비 등 공제하지 못한 비용이 빚으로 남아 유치원 임금 150만 원에서 '5월 미수' 명목으로 일괄 공제 후 지급받았다. 4~6월 한 푼 입금받지 못해 자비로 지출해 온 코로나19 방역비, 차량 유지비, 유류대, 식대 등 모든 비용이 빚이 됐다. 생활비도 한 푼 없어 빚을 낸 것이다.

1월분 225만151원(아발론교육 1월분 270만 원, 특강비 30만 원 / 공제액 74만9849원), 2월분 100만3640원(아발론교육 2월분 202만5000원, 기타수입 15만9450원 / 공제액 118만810원), 3~5월분 무급, 6월분 15만3841원(유치원 6월분 150만 원 / 공제액 134만6159원)이 유씨가 입금받은 실지급 임금이다.
 

아발론교육에서 해직된 통학버스 기사 유모씨의 1월분, 2월분, 6월분 급여명세서 ⓒ 홍정순

    
아발론에서 해직된 통학버스 노동자들이 300여 명이 넘는다. 유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유치원 운행도 멈추게 되면 더 열심히 일해 갚으려던 4500만 원의 대출금을 갚아가기는커녕 빚을 더 내야할 처지가 됐다"고 한탄했다. 또한 "다른 일자리가 들어왔었는데 아발론에서 운행대기를 요구해 믿고 기다려왔으나 돌아온 건 빚더미에 올라있게 되었다"며 생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셔틀노조에서는 지난 7월 20일 아발론 측에 해직노동자 생계대책마련을 요구했고 8월 7일 면담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조는 매월 셔틀 운행시간표를 내려보내고 통학안전교육을 실시해온 '실제 사용자'인 학원 측이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발론은 기사들과 직접 계약 관계가 아니고 법적으로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서울시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결의대회에 모인 9명은 △아발론 해직 노동자 4개월 무임금 운행대기 미지급 임금 지급 △다른 일자리 잡을 기회 박탈한 아발론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해직노동자에게 공식사과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아발론 '해직노동자 생존권 대책마련 노사교섭' 등을 요구했다.

또한 "믿음과 신뢰가 무너져 아발론 어학원에 배신감이 든다"며 "코로나19 확산이 무섭지만 아발론이 책임지고 생계 대책을 낼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전국의 30만 셔틀버스 노동자를 위한 무이자 대출 등 긴급 생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 #아발론교육 #생존권 대책마련 촉구 결의대회 #해직 통학버스 노동자 #코로나19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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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에서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어린이, 중고생 통학안전을 위해! 가치있는 노동! 생활의 질 향상! 인간다운 삶 쟁취!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으로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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