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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지청 점거농성' 한국지엠 비정규직, 일부 무죄 판결

창원지법, 일부 벌금형은 집행유예... "한국지엠의 불법파견이 원인"

등록 2020.08.26 20:22수정 2020.08.2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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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2018년 11~12월 사이 창원고용노동지청 3층 회의실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 윤성효

 
법원이 '불법파견 시정조치' 등을 요구하며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을 점거농성해 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지엠(GM) 창원공장 비정규직과 금속노조 경남지부 간부들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형사1단독 김민상 판사는 '공동주거침입'과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된 노동자 12명에 대해 25일 선고했고, 판결문은 26일 나왔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간부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해고자들인 이들은 2018년 11월 12일부터 12월 7일 사이 창원고용노동지청(아래 창원지청) 3층 소회의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창원지청은 2018년 5월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774명에 대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직접 고용하라는 시명명령을 했다. 그런데 한국지엠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창원지청은 점거농성 이후인 2019년 12월 31일 한국지엠을 파견법 위반 형사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9명에 대해 징역 6월~1년 6월을 구형했고, 3명에 대해 벌금 500만 원씩 구형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들 가운데 1명에 대해 '무죄', 나머지 11명에 대해 벌금 200만~5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 소회의실 점거농성에 대해 '건조물침입' ▲ 펼침막을 달기 위해 창문 방충망을 훼손한 것에 대해 '손상' ▲ 청사 관리와 방호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 방해'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한국지엠의 불법파견이 원인이 된 것으로,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대부분 근로자들은 구제를 받지 못하고 실직상태에 고통을 받고 있다"며 "피고인들이 노동청의 조사지연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그 과정에서 직접적인 폭력행사와 소요행위는 없었고 일부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 또한 행위태양이 경미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되, 1년간 그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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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 형사1단독은 2018년 11~12월 사이 창원고용노동지청 소회의실 점거 농성을 벌여공동주거침입,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등 노동자 12명에 대해 일부 유죄와 무죄를 선고하는 판결을 했다. ⓒ 창원지방법원

 
그러면서 재판부는 ▲ 청사 1층 현관과 로비 점거행위 ▲ 청사 공무원들에 대한 공무집행방해행위 ▲ 청사 1층 로비와 현관 침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청사 1층은 민원인 등이 상시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으로 따로 출입문이나 신분 확인 절차도 없다"며 "피고인들이 한국지엠 사태의 조속한 해결 요구 등 민원 제기를 위해 자유롭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구호 제창과 바닥에 앉는 등의 행위가 있었으나 달리 긴급한 청사 방호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한국지엠 사태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있음에도 이후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은 이를 항의하기 위해 고용노동청사를 방문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별다른 폭력행위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다른 민원인들의 출입을 막거나 방해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현관을 통해 1층 로비로 들어간 행위가 건조물침입행위 또는 건조물에서의 퇴거불응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이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청사 퇴거 요구를 받는 과정에서 욕설을 하고 폭행을 했다"는 공무집행방해에 대해, 재판부는 "경미하게 부딪힌 것에 불과해, 이것이 공무집행을 방해할 정도의 폭행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로비에서 민원서식 수십장을 던져 폭행했다"는 공무집행방해에 대해,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의 폭행‧협박은 성질상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할 만한 정도의 것이어야 하므로, 경미하여 공무원이 개의치 않을 정도의 것이라면 여기의 폭행, 협박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증 영상에는 피고인이 종이를 다소 떨어져 있는 공무원들 방향으로 던지는 장면이 확인되나, 실제로 종이에 공무원들이 직접 맞거나 위협적인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폭행에 이른다거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동자들을 변론했던 김두현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노동부는 한국지엠이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에도 수년이나 아무 조치도 없이 눈감아주고 있었다. 정권이 바뀐 뒤 특별근로감독을 하고도 결과발표는 이례적으로 미루고 있어, 노동자들은 민원실 앞에 앉아 계속 민원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민원제기를 민원실 앞에서 오래했다고 해서 주거침입죄로 보는 건 부당하다. 이번 판결은 민원인에 대한 주거침입죄 판단을 엄격하게 보아 약자인 노동자들에 대한 과도한 형벌권 행사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지엠 대표이사와 창원공장 협력업체 대표들은 2007년 불법파견(형사)으로 기소됐고, 2013년 2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됐으며, 비정규직 5명이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은 2016년 대법원에서 확정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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