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5일 남양주시 정약용도서관에 열린 남양주복지재단 발기인 총회 모습 ⓒ 남양주
경기 남양주시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박기춘 전 국회의원이 1일 "이사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나는 고향 남양주에 빚이 많은 사람"이라며 "시민의 과분한 사랑과 성원 덕분에 3선 국회의원과 제1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그러나 한순간의 실수로 시민들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정계은퇴 선언과 함께 공직의 길을 떠났다. 당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고 스스로 자수하며 법의 심판을 받았다"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정치자금법 외엔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지은 죄의 대가를 결코 피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법적 책임은 다했으면서도 고향에 대한 죄송함과 마음의 빚은 고스란히 남았다"며 "그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자 참회와 속죄의 마음으로 봉사의 기회를 찾던 찰나에 남양주시의 재단 이사장직 제의가 수차례 들어왔다. 많은 고뇌와 번민 끝에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얼마 전 지역구 국회의원이 제보를 빙자해 모욕적 언사로 저를 난도질해 마음이 많이 아프고 아쉽다"며 "꺾일지언정 부러지지 않고, 끝까지 봉사의 여정을 포기하지 않겠다. 비록 이사장직은 내려놓지만 나고 자란 고향 남양주의 발전과 복지 향상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남양주시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금품수수 혐의로 체포돼 의원직을 상실한 뒤 징역 1년4개월이 확정돼 복역한 바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경기도 남양주을)은 지난 30일 "박기춘 전 의원은 수 년 전 부정한 금품수수로 유죄를 선고받고 큰 물의를 일으켰으며 자숙해야 할 사람"이라며 "그런데도 주택관련 사업체를 차려놓고 각종 부동산 관련 이권사업에 기웃거린다는 시중의 우려를 듣고 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경기 남양주시(시장 조광한)는 지난달 5일 정약용도서관에서 '재단법인 남양주시복지재단 설립을 위한 발기인 총회'를 열었으며 박 전 의원을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이달 중 출범식을 예정했다. 허나 박 전 의원이 이사장직을 맡지 않기로 함에 따라 출범식은 불투명해졌다.
한편, 복지재단은 대표이사 1명, 복지기획실장 1명, 직원 9명 등 1실2팀 11명으로 꾸려진다. 이사 8명, 감사 2명의 임원도 뽑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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