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문 대통령 페북에 3만개 이상 댓글이 달린 이유

"쓰러진 의료진의 대부분은 간호사들"... 간호사 응원하는 글에 지지-비난 댓글들 달려

등록 2020.09.03 12:44수정 2020.09.03 12:44
8
원고료로 응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간호사 응원글. ⓒ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간호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글에 댓글이 3만 개 이상 달렸다.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에 통상 2000~3000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위로하고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하는 글을 올렸다.

문제는 이 글이 "열악한 근무환경과 가중된 업무부담, 감정노동" 등에 시달리고 있는 간호사들을 단순히 위로하고 응원하면서 간호인력 확충, 근무환경 개선, 처우 개선 등을 약속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결국 진료거부에 나선 의사들과 의료현장을 지키는 간호사들을 대립시킨 메시지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 "여기에 더하여 진료공백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비난과 폭언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등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라며 "의료진으로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이는 최근 의사들의 진료거부 사태와 상관없이 그동안 코로나19 진료에 진력해온 의사들을 '평가절하'하는 메시지로 읽힐 여지가 충분하다.

"의사들이 책임져야" vs. "의사는 국민이 아니라는 선언"


이로 인해 페이스북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글에는 글에는 3일 낮 12시 현재 댓글만 3만2000여 개가 달렸다. '좋아요' 등은 4만7000여 명이 눌렀고, '공유하기'는 3500여 회에 이른다.

"(대통령) 말씀처럼 간호사들 헌신하는 모습 감동이다. 그분들 처후 개선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 "파업하겠다고 사직서 던지고 길바닥에 나온 의사들은 그 책음을 져야 하는 게 마땅하다" 등 간호사들을 응원하거나 진료거부 사태의 책임을 의사들에게 묻는 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글이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글도 상당히 많았다.

"편가르기밖에 없나요?" "신중하지 못한 편가르기하는 언행"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편가르기" "의사는 국민이 아니라는 선언" "간호사들 격려하고 고마움의 표시라고? 의사들 까는 글" 등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심지어 문 대통령을 향해 "국민 분열의 대가"라고 비꼰 사람도 있었다.

'김OO'씨는 "이 시기에 부적절한 글 같다"라며 "모두를 안고 가지 않고 둘로 나눠서 소수는 버리고 다수만 안고 가고 싶은지, 여론몰이로밖에 안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조OO'씨는 "간호사의 처우 개선은 정말 필요한 과업으로 지지한다"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을 의사와의 이간질로 해결하려고, 특히나 의사들의 파업에 대한 대응으로 접근하는 것은 너무 정략적이고, 국민통합이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대통령이 해야 하는 접근 방식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과 다투는 정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간호사 응원글에 달린 댓글은 의사들의 진료거부를 지지하는 국민들과 비판하는 국민들의 분열-대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문재인 #간호사 응원글 #편가르기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감정위원 가슴 벌벌 떨게 만든 전설의 고문서
  2. 2 "김건희 여사 접견 대기자들, 명품백 들고 서 있었다"
  3. 3 유시춘 탈탈 턴 고양지청의 경악할 특활비 오남용 실체
  4. 4 윤 대통령이 자화자찬 한 외교, 실상은 이렇다
  5. 5 그래픽 디자이너 찾습니다... "기본소득당 공고 맞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