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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먹는 탈모약, 효과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요?

[서평] 약으로 배부른 당신을 위한 자상한 가이드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등록 2020.09.22 11:01수정 2020.09.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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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음식점 메뉴에 대한 정보까지 차고 넘치는 세상인데 약에 대한 정보는 왜 그다지 많지 않을까? 자신이나 가족이 먹는 약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그리고 하루에 한 번 혹은 세 번 먹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먹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한 해 약값으로 지출하는 돈은 2017년 기준 57만 원. 비슷한 시기 교통비로 쓴 돈이 54만 원이다. 엄청난 양의 약을 먹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약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다.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는데도 간과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북트리거 펴냄)는 현직 약사가 이와 같은 '약 관련 정보 부재, 그 현실적인 한계'를 느끼며 쓴 책이다.

네 번째 주제는 흔히 말하는 탈모, 즉 남성형 탈모 치료제(아래 탈모 혹은 탈모 치료제)다. '탈모는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한 기본 설명과 함께 탈모 치료제 원리와 복용 시 주의할 점 등을 들려준다.

탈모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들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책표지. ⓒ 북트리거

지난날 탈모는 과도한 남성 호르몬에 의해 발생한다고 간주되었다. 그래서 '대머리 남성은 성적 능력이 뛰어나다' 같은 속설이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 '그렇지 않다, 남성 호르몬이 아닌 무언가 다른 원인으로 탈모가 발생한다'는 사실만 밝혀진 채 숙제로 남아 있었다. 탈모의 원인은 선천적으로 몸털이 자라지 않는 남성들을 연구하던 과정에서 알려졌다.

우리의 모낭에는 5α-환원효소라는 것이 있는데, 이 효소는 남성들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을 원래보다 2~3배 강력한 남성 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아래 DHT)으로 바꿔 눈썹·팔·다리·가슴의 털을 성장시키는 데 관여한다고 한다. 몸털이 자라지 않는 남성들은 유전적으로 이 효소가 없어 DHT 생성이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5α-환원효소에 의해 생성되는 DHT가 몸털은 자라게 하지만 앞머리와 정수리 부근의 털은 억제한다는 것. 이는 같은 호르몬이라도 어떤 조직에 적용되는가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는 호르몬 특성 때문인데, 탈모 환자들의 경우 앞머리와 정수리 부근의 모낭에서 상당한 양의 5α-환원효소가 발견된다고 한다.

앞머리와 정수리 부근에 존재하는 5α-환원효소 때문에 탈모가 일어나며, 이것이 많이 존재할 경우 탈모가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이에 5α-환원효소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 즉 탈모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약을 제대로 복용한 남성 환자의 90%는 탈모 진행이 멈추었으며, 65%는 솜털 머리카락이 성숙털로 바뀌는(66쪽)'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4주 기준 3만~5만 원가량의 약을 지속해서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복용 시 탈모가 심해지거나, 발기력이 약해지거나 성욕 감퇴가 일어나는 것과 같은 잠깐의 현상을 부작용으로 받아들여 중단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또한 잘못된 정보가 부정적으로 부각되어 알려지다 보니 복용 자체를 시도하지 않거나, 탈모는 치료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예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현재까지 탈모 치료 효과가 검증된 약은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와 미녹시딜 이 세 가지뿐입니다. 약초 달인 물을 뿌린다거나 검은색 식품을 먹는 것은 탈모에 아무런 효과가 없고, 샴푸나 모발 영양제도 보조적인 역할 외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 탈모가 시작됐다면 탈모 전문 피부과를 방문해서 약을 처방받는 편이 치료에 제일 효과적입니다. 비싼 치료비가 걱정이라면 주변의 내과를 방문해 피나스테리드만 처방받아도 됩니다.

그 외에는 공식적으로 검증된 탈모 치료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다양한 사이비 제품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피나스테리드는 적어도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입니다. 이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도 많죠. 이분들의 경험담을 듣고, 피나스테리드 대신에 과장 광고를 하는 이상한 제품으로 탈모 치료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치료의 적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아예 모낭이 사라지는 중증 이상의 탈모까지 진행되는 거죠. 그때는 약을 먹어도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 꼭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68~69쪽)
 
5α-환원요소는 1형과 2형 두 가지가 있다. 탈모에 관여하는 것은 앞머리와 정수리 부근에 많이 존재하는 2형. 1형은 피부에 존재하며 피부를 촉촉하게 한다. 피나스테리드는 2형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도록 개발됐으나 두타스테리드는 둘 다 억제하도록 개발되어 일시적이지만 성욕 감퇴와 같은 현상이 보다 높을 수 있단다.

탈모 치료제를 복용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전립선이 나이를 먹을수록 부풀어 오르는 과정은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는 과정과 같다고 한다. 탈모의 원인인 2형 5α-환원요소가 전립선에도 존재해, 탈모 때처럼 테스토스테론을 DHT로 바꿔 전립선을 커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와 탈모 치료제는 같다.

똑똑하고 안전하게 약을 챙겨먹는 방법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국 탈모 인구는 약 10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이미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 잠재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더한 추정치). 다섯 명 중 한 명이 탈모를 앓을 정도로, 최근 들어 탈모 연령대도 낮아지고 그 숫자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탈모의 발생 원인을 보면 엄연한 질병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쉽게도 2020년 현재 남성형 탈모는 미용 목적으로 분류, 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약값이 비싸다고 한다.

반면 전립선비대증은 생리적인 소변 배출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라 질병으로 분류, 건강보험이 적용되다 보니 같은 약인데도 훨씬 저렴하단다. 그래서 전립선비대증 치료로 처방받은 5mg의 알약을 대략 4등분 해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탈모 치료에는 1mg이 처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에 의하면 '알약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정제 표면에 그어진 선을 따라 분할 복용이 가능, 원칙적으로 원형 그대로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거나 잠재적인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녹는 속도에 따라 체내에 흡수되는 시간이 달라지는 등 여러 조건들을 고려해 개발되기 때문이다.

전립선비대증 처방 약에는 분할선이 그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쪼개 먹으면 안 되는 약이기 때문이다. 또한 '호르몬 영양 의약품은 얼만큼의 양을 먹는지가 중요(73쪽)하다. 그런데 5mg을 4등분하면 1회 1mg을 웃도는 양을 복용하게 되는데, 이처럼 임의로 양을 늘리면 인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진다(73쪽).
 
▲프로바이오틱스, 진짜 몸에 좋을까? ▲스테로이드제, 무조건 나쁠까? ▲다이어트 한약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왜 술과 타이레놀을 같이 먹으면 안될까? ▲항생제를 마음대로 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바이러스 막는 백신, 만들기 힘든 이유는? ▲면역력이 떨어져서 알러지가 생기는 게 아니다? ▲돼지감자는 정말 당뇨병에 좋을까? ▲관절염에 좋다는 뼈 주사, 맞아도 될까?-목차에서.
 
책은 15장으로 나눠 프로바이오틱스를 시작으로 식욕억제제, 피임약, 무좀약, 진통제, 위장약과 변비약, 알러지성 비염치료제, 항생제, 고혈압치료제,항 바이러스제 등 우리가 보편적으로 먹는 거의 모든 종류의 약을 다룬다.

탈모 치료제처럼 질병 혹은 질환의 원인과 그에 따른 치료제에 대해 설명한 후 별도의 페이지에 주의할 점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설명이 쉽다. 그래서 약에 대한 정보는 물론 질병 혹은 관련 다양한 지식까지 보다 쉽게 알아지게 할 것이다. 친절하며 충실한 '약슐랭 가이드'인 동시에 의학 관련 인문학적 지식까지 충족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지금 필요한 약슐랭 가이드

박한슬 (지은이),
북트리거,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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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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