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노동권 사수" 거리로 나온 인도네시아 시민들

[마초의 잡설 2.0] 노동법 등 79개 법안 일괄 의회 통과에 반대 시위 확산

등록 2020.10.12 15:49수정 2020.10.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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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에 반발해 파업 중인 노동자들이 7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 인근 탕에랑에서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노동규제완화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회는 지난 5일 밤 70여 개 법, 천 이백여 조항을 일괄 제정 및 개정하는 '일자리 창출 특별법(옴니버스법)'을 통과시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당 법이 일자리 창출, 투자 유치, 규제개혁 등을 위해 필요한 핵심 내용을 담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 학생, 시민운동가들은 노동권을 침해하고 환경 보호를 약화한다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일주일 넘게 수백 대의 오토바이를 앞세우거나 경찰과 대치하며 입법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돌을 던지고 방화를 하는 일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대응했다. 현재까지 약 4천 명이 체포되고 10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자들은 퇴직금 감축, 최저임금 산정방식 변경, 무기한 계약직 허용, 외주 하청 업무 범위 제한 삭제 등이 노동자들의 노동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유급 출산 휴가, 생리 휴가, 초과 근무 허용, 퇴직금 삭감 등 여성들을 보호할 법도 사라졌다. 임금의 양극화, 고용 불안, 노후 불안 등 많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기업들은 새 법으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고, 휴일을 없애고,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고용할 수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대통령이 노동자가 아닌 돈 많은 기업들 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도심 집회 장면 1도심 집회 장면 2도심 집회 장면 3)

2억7천4백여만 명,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의 경제 규모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크다. 20여 년 전 수하르토 독재정권이 무너진 후, 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한 인도네시아는 5년마다 직선제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다. 그러나,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9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인도네시아의 청렴도는 85위, 아직도 부정부패가 만연하다.

현 조코 위도도 정부는 옴니버스법이 규제 합리화, 적자 삭감,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 등 인도네시아의 침체한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는 중요한 법안이라고 두둔한다. 또, 현재 시행 중인 코로나19 안전 규칙에서는 시위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노동자연맹(KSPI)은 옴니버스법이 노동자 권리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학생집행위원회 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새 법안은 고용주를 우대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위협한다. 우리는 이 법안을 거부하고, 정부는 비준을 취소하고 법률 대신 정부 규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도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현재 확진자가 20만 명, 사망자가 8천 명을 넘어섰고, 약 70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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