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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대표, 이재용 부회장 불법승계 의혹 묻자 묵묵부답

[국감-금융위] 장석훈 대표,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 시종일관 모르쇠

등록 2020.10.12 17:36수정 2020.10.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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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제가 그 내용은 잘 모릅니다."(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12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소장 관련 증인으로 나온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러차례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장 대표는 공소장에 나온 내용 외에 아는 것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 빈축을 샀다. 

박 의원은 우선 "검찰에 의해 불법합병으로 규정된 사건에서 삼성증권이 여러 차례 언급된다, 이는 공소장에서 확인된다"며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증권 IB(투자은행) 본부 직원과 삼성물산 직원으로 구성된 합동 TF(태스크포스)가 합병과정의 실무작업을 담당하게 됐나"라고 물었다. 

장 대표가 "맞다"고 짧게 답하자, 박 의원은 "만약 계약 없이 삼성증권 직원들이 그룹 총수를 위해서 삼성물산 업무를 한 것이라면 현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증권 IB본부가 합병 당시 제일모직이 선임했던 삼정회계법인이 작성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 초안을 안진회계법인 평가팀에 제공했나"라고 질의했다. 

장 대표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자 박 의원은 "공소장에 나온 사안"이라고 언급했고, 그제서야 장 대표는 "공소장에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소극적으로 답했다. 

미전실서 일했는데,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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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출석한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경직된 분위기 속에 박 의원의 질의가 이어졌다. 그는 "삼성 (옛) 미래전략실이 삼성증권을 동원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당시 제일모직 주주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주식은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고, 합병 안건과 관련해 삼성물산 주주들의 찬성표 수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장 대표는 "제가 당시 삼성증권에 근무하지 않았고, 제 담당업무도 아니어서 공소장에 기록된 내용 이상으로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 대표는 해당 사건이 발생했던 시점에 삼성화재에서 근무했고, 동시에 미전실에 소속돼있기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자 박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모른다고 얘기하실 건가요? 제가 앞서 삼성증권을 대표해 나오신 것 아니냐고 물어보지 않았습니까. 공소장 때문에 증인으로 채택되신 것도 다 알고 계셨을 테고요. (국감장) 나가서 아예 모른다고 얘기하거나, 그때 (삼성증권에서) 근무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라고 변호사가 그러던가요? 삼성증권을 대표해 나오셨으면 삼성증권이 했던 일과 관련해 책임 있게 확인하고 답변하셔야 합니다."

이어 박 의원은 "삼성증권의 PB(프라이빗뱅커)들을 이용해 삼성물산 주주 의결권을 확보한 것이 맞지 않나"라고 다시 한번 질의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다. 

박 의원은 "삼성증권이 삼성물산에서 개인정보를 받아 삼성증권 고객들과 대조하고, 또 삼성물산이 고객정보를 준 것이 맞는가"라고 질의했지만 장 대표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물산 찬성표 받아오면 지점 평가에 반영했나

그러면서도 "평소 삼성증권이 이렇게 계열사들과 고객정보를 공유하나"라는 질의에 장 대표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박 의원의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지적에 그는 "네"라고 조그맣게 답하기도 했다. 

삼성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주주총회에서 두 회사의 합병 안건이 논의될 당시 삼성물산 찬성표가 유의미하게 확보됐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해서 삼성증권이 삼성물산 주식 총수의 2.51%를 확보했단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 정도 수준이면 삼성증권이 삼성 합병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물산 주식 의결권 확보와 관련해 삼성증권이 지점을 평가할 때 삼성물산 주주 위임장 수령 실적을 반영했다는데 맞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장 대표는 "제가 내용을 잘 모른다", "제가 당시 근무하지 않아서 모른다, 죄송하다"며 제대로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박 의원은 "삼성증권이 주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있다"며 "이는 삼성증권이 삼성물산 위임장을 받는 데 동원됐다는 명백한 증거 아닌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연락이 되지 않으면 합병에 찬성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주식을 한 장이라도 가지고 있었나, 어떻게 이렇게들 움직일 수 있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질의한 부분은 이후 다시 물어볼 테니 확인하라"고 했고, 장 대표는 "확인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삼성증권 #이재용 #장석훈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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