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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PD수첩에 나온 '갭투기 사건' 피해자입니다

"보증금 못 준다" 주택 594채 보유한 임대사업자의 잠적... 이건 개인의 '불운'이 아닙니다

등록 2020.10.18 12:10수정 2020.10.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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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보호법 개정에 따른 부동산 이슈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나는 17년째 임차인으로 살고 있지만, 현재 뜨거운 감자인 임대차보호법 개정은 내게는 남 일일 뿐이다. 나는 집이 594채 있다고 알려진 강서구 진아무개씨의 임차인이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임대차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씨의 사례를 드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진씨의 594채는 해당 임대차보호법과 상황이 좀 다르다. 그가 갭투자한 집들은 공시지가 2억 원 안팎의 다세대, 즉 서민 거주지가 대부분이다.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기 위해 사는 집이 아닌, 그야말로 서울에 내 집을 갖지 못하지만 서울에서 거주해야 하는 사람들이 2년마다 거쳐 가는 그런 집들이다.

그 594채 중 하나, 강서구 44제곱미터, 다세대 4층이 내가 계약한 집이다. 

처음엔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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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0월 8일, 우리 집 임대인 진아무개씨에 대해 다룬 이 방영되었다. ⓒ MBC 갈무리



지난 2019년 10월 8일, <PD수첩-대한민국 갭투기 대해부 편>이 방영되었다. 당시 나는 직장에서 한 달 휴가를 받아 한국에 없어 이 사실을 몰랐다. 한 주 지난 토요일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안녕하세요, 진OO 임대자 세입자님! 19년 10월 MBC PD수첩 방영 이후 진OO 사장님께서 임대업 업무가 마비되었습니다. 또한 전세 보증보험사에 블랙리스트에 걸려 세입자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차후 전세 보증보험사 및 채권자가 가압류 및 경매진행될 경우, 더 큰 세입자 피해가 예상됩니다. 우려되신 세입자 분은 협의하셔서 좋은 방안을 강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대리인 정OO 올림"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 집주인에게 연락했지만 당장 연결이 되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자 다음 날 답변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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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발생 후 진씨에게서 온 첫 문자 ⓒ 윤지선

 
"안녕하세요 진OO입니다 본의 아니게(억울합니다 저만 꼭 집어서 방송함) 10월 PD수첩 방송으로 임대업을 지속할 수 없어 저의 대리인 정OO씨에게 일임했으니 임차인께서 피해가지 않도록 잘 협의하셔서 좋은 방향으로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진OO 올림"
 
이런 날벼락이 있을까.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보니, 정말 'PD수첩' 방송과 임대인 이름이 나왔다. 당황스러웠다. 진씨는 연락이 될 때마다 시종일관 자신의 억울한 입장을 항변했다. 자신을 '집주인'이라고만 이야기해오던 사람이 갑자기 '임대업'을 이야기했다. 방송으로 '임대업'을 이어나갈 수 없다는 말조차 황당하게 들렸다. 임차인인 내겐, 그의 억울함을 들어줄 여력이 없었다.
 
그가 사기꾼인가, 나는 그냥 재수가 없었을 뿐인가. 집을 구했던 과정을 곱씹고 곱씹어봤다.

내가 처음 계약한 임대인은 그가 아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가장 나를 괴롭힌 건 자책이었다. '더 알아볼 걸, 더 조심할 걸.' 그런데 정말 내가 더 노력할 수 있는 게 있었을까? 점점 의문이 들었다. 곱씹어보니, 나야말로 억울했다.

처음 문제가 된 집을 계약한 건 2016년 11월이다. 계약할 당시 임대인은 진씨가 아니었다. 공인중개사로부터 내 또래의 여성이 집주인이라고 했다. 나는 서울시에서 보증하는 장기전세주택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집주인도 이를 허락할 거라며 이 집을 추천했다. 오랫동안 집이 나가지 않아 현재 비어있고, 누구든 집을 임대해주길 바라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문제없는 매물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집주인도 만났다. 엘리베이터 없는 4층 집이었는데, 임신 후 오르락내리락할 수 없어 이사를 해야 했다는 말과 함께, 깨끗이 썼다고 잘 살아달라는 의례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중간에 서울시 전세 보증이 어렵다고 통보를 받고 계약이 파기될 뻔 했다. 그러자, 공인중개사가 전세대출을 권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고, 월세를 생각했을 때 은행 이자가 더 싸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1금융권이 '서민안정'을 내세워 상품을 내놓은 것이고, 나와 임대인 신용을 함께 보기 때문에 더 믿을 만하다는 설명을 듣고나니, 당장 이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나쁜 선택지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전제 조건으로 임대인과 매물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상태라는 게 영향이 컸다. 은행에서도 임대인에 대해 한 번 더 확인을 할 테니 나쁠 게 없었다.

공인중개사의 확인, 등기부등본 확인, 은행의 대출 심사 통과,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 물어물어 확인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확인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사 1년 후 임대인이 바뀌면서 모든 게 무용지물이 되었다.

임대인이 바뀌었다는 건 부동산 공인중개사로부터 받은 문자 한 통의 통보로 알게 되었다. 진씨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전달하고는 전화를 해보라고 했다. 집을 매매로 내놓은 줄도 몰랐고, 그동안 집을 보러오는 사람도 없었기에 '집 한 번 보지 않고 집을 샀다'는 바뀐 임대인의 등장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주변에 알아보니 매매를 하더라도 임대계약은 승계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등기부등본상에도 여전히 매물에 문제가 없었다. 당시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갈 무렵, 묵시적 갱신이 이뤄졌다. 전세대출 연장을 신청했고, 문제없이 연장되었다. 그때까지는 말이다.
 
공인중개사와 은행은 아무것도 보호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실수라고 한다면, 공인중개사와 은행을 너무 신뢰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세입자가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료를 내는 이유가 바로 이 최소한의 '신뢰'를 보장하기 때문 아닌가.

<PD수첩>은 공인중개사가 연루된 갭투자 사기라고 표현했다. 그 주장대로 공인중개사가 연루된 상황이라면, 계약 전에 더 확인할 수 있는 게 무엇이 더 있을까. 이제는 공인중개사에 대한 신뢰는 무엇으로 확인을 해야 할까.

더 이상의 자책은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사기'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니, 당장은 1년 남짓 남은 계약 기간을 그저 기다리는 것 밖에는 답이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믿었던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었다. 당시 공인중개사가 대출상담사를 소개했다. 대출상담사는 은행에서 나온 명함을 보여주며, 해당 지점의 대출상담사로 본인을 소개했다. 전세대출상품에 대해 HUG를 통해 보증을 받는 거라 안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고, 은행과 직접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은행에서 알아서 보증금을 회수할 거라 더 안심이라고 했다.

나는 이것이 '전세반환보증보험'이라고 믿었다. 반환보증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었고, '전세보증'이라는 이름이 들어가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 아닐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대출상담사라는 게 생소했지만, 결국 최종 연락을 주고받은 건 은행 지점 대출담당자였고, 해당 지점에 직원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의심하지 않았다.

내가 할 일은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이 대출상담사가 속해있는 해당 은행 지점으로부터 예적금 상품을 더 들어두는 것이었는데, 원래 주거래은행이어서 우대금리로는 문제가 없었다.

진씨의 문제가 생기고, 내가 들어놓은 보증보험에 대해 확인해두면 좋다는 변호사의 의견을 듣고, 은행에 확인했다. 은행에서는 해당 보험은 '전세보증'이 맞긴 하지만, 내 신용에 대한 보증보험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즉 나의 전세금을 보호해주는 보험이 아니라, 은행의 대출금을 보증해주는 보험이라는 설명이다.

처음에 설명한 보증보험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고객님의 착각'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보증보험료를 내가 냈음에도, 해당 보험은 내 전세금을 보호하는 아무런 장치도 없는 보험인 것이다.

'보증보험'의 종류가 여럿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몰랐다. 뒤늦게나마 반환보증을 들어보려고 했으나(갱신의 경우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는 가입이 가능하다), 이미 문제 매물로 리스트에 올라 반환보증 가입이 어렵다는 거절의 답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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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압류를 알리는 진씨의 편지, 해당 편지는 6월 작성이지만 두 달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 윤지선


 
"저는 전세금 반환 안됩니다"

전세금이 계약기간 내에 반환되지 않으면 내 신용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진씨에게 연락을 했으나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 이후 올해 8월 진씨로부터 문자가 왔다.
 
"현재 구청, 세무서 외에 주택공사에서 부동산 가압류 및 개인들의 부동산 가압류가 진행 중입니다. 거주하고 계신 부동산에도 언제 추가적인 부동산가압류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하루 빨리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대처하는 것이 세입자의 피해폭을 줄이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부랴부랴 등기부등본 확인을 했더니, 그 이전까지는 문제없던 매물에 올해 4월부터 국세청 압류, 부산지방법원 신청의 가압류가 붙었다. 전세대출이 걱정되어, 다시 문자를 보냈다. 진씨의 답변은 이렇다. "저는 전세금 반환 안 됩니다."
 
전세대출을 연장하면 되지 않을까. 여태까지 한 번도 이자를 밀린 적도 없고, 예적금 실적도 좋았으니 내 신용으로 전세대출이 보장된 거라면 기대볼 수 있지 않을까. 원래대로면 계약 만료 1달 전 묵시적 갱신이 이뤄질 경우 전세대출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한 달 남은 시점인 10월 초 전세대출연장신청을 했으나, 은행으로부터 전세대출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점 담당자는 이미 해당 지점 뿐 아니라 몇몇 지점에서 진씨의 매물이 문제되어 유사한 사고가 여러 건 발생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반복된 상황에 여러 번 응대한 탓인지,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전 결론부터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해서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진씨에게서 온 문자 ⓒ 윤지선


 
개인의 불운? 갭투자 사기를 키운 구조적 문제는

단순히 재수 없었다고 치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성인이 되고, 독립한 이후, 끊임없는 의식주와의 전쟁을 치러왔다. 가장 마음을 쓰이게 한 것은 역시나 집이다. 보증금은 나날이 오르고, 월세는 그보다 더 크게 올랐다. 반면, 어디를 가도 안전은 담보 받지 못했다.

19살,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뒤, 서울 생활을 위해 1년 동안 휴학 후 아르바이트만 해 모은 보증금으로 얻은 첫 집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다세대 반지하였다. 4년을 살았는데, 허름한 집을 보수해주기는커녕 세를 올려달라기에 이사를 했다.

4년 동안 보증금을 두 배로 모아 이사간 두 번째 집은 1층이었지만,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이었다. 내가 보증금을 모으는 속도는 치솟는 월세를 따라잡기 늘 역부족이었다. 월세는 보증금과 상관없이 계속 올랐다. 두 번째 집에서 3년째 살던 중, 윗집에 살던 임대인이 창문을 통해 집안을 자주 들여다보는 일이 생겼다. "윤양"을 찾는 주인집의 원치 않는 방문에 참다 못해 항의를 했고, 이사를 해야 했다.

세 번째 집은 1.5층 다세대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이었다. 같은 지역 내에서 이사를 다녔는데, 이사 때마다 가장 싼 임대료를 찾아 이사를 했음에도 월세는 줄어드는 법이 없었다. 네 번째 집에서 4년째 살던 중, 옆집에 술 먹으면 난동을 부리는 남성이 이사를 왔다. 우리 집 문을 두드리며 '아가씨'를 찾던 옆집 사람을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경찰은 경고만 하고 돌아갔다. 윗집에 살던 임대인은 '아가씨가 이해하라'고 했다. 결국 또 이사를 가야 했다.

다섯 번째 이사한 집이 바로 지금의 집이다. 인생 첫 전셋집이다. 처음부터 전세를 얻으려는 생각은 아니었다. 이사해야할 시기쯤, 동 주민센터로부터 연락이 왔다. 서울시에서 보증하는 전세금지원형 공공주택 신청 대상자로 선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세입자가 직접 집을 구해오면 서울시에서 전세금의 85%를 저금리로 빌려주는 제도다. 기준은 60제곱미터 이하, 전세금 2억 원이라고 했다.

기준에 맞는 집을 원래 살던 동네에서는 얻기 어려웠다. 맞는 집을 찾아도 시에서 쉽게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중간 역할을 해준 부동산 중개업자는 "시에서 보기에 생각보다 좋은 집이라고 판단하면, 보통 승인받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준에 맞아도 퇴짜를 놓을 거면 시에서 직접 허가 가능한 집을 구해주는 게 맞을 텐데, 왜 기초수급대상자도 아닌 나에게까지 순서가 왔나 했는데, 허가 가능한 집을 기한 내에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결국 월세보다 전세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보라는 공인중개사의 추천에 찾아간 동네가 강서구 화곡동이었다.
 
'직방', '다방' 같은 집 구하는 플랫폼을 통해 한 부동산 중개업자를 만났다. 서울시 보증의 경우 집주인들이 대부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중 오랫동안 비어있는 집이 있는데, 그런 집들이 시에서 하는 장기전세대출이든, 은행권 전세대출이든 쉽게 허락을 해준다고 했다. 이후 과정은 앞서 이야기한 그대로이다. 오래 비어 있는 집, 집 구경을 했을 때 유일하게 당장 비어 있어서 빠른 이사가 가능했던 집. 지금 집이 딱 그랬다.

공인중개사는 임대가 잘나가지 않는 집을 잘 알고 있었다. 임대인들이 속앓이하는 집이어서 공시지가보다 싸게 팔릴 수 있는 집들, 그런 집들이 진씨의 집들이 되었다. 시세보다 싸게 사고, 산 가격보다 높은 전세금을 받는 소위 '깡통전세'를 만들어, 그 차액을 '수입'으로 하는 것. 진씨는 이것을 '임대업'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들의 '임대업'에 전세대출 뿐 아니라, 17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해 간신히 모은 내 보증금이 들어갔다. 그 돈은, 현재 내 손에 없다.
 
정말 억울한 건, 갭투자 사기가 그저 개인의 사기극, 또 다른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되는 현실이다. 'PD수첩'에 해당 사례가 방영된 이후 총선도 있었다. 강서구에서 진씨 사례만 해도 최소 594가구가 생존의 위협을 받았을 텐데, 지역구 국회의원 누구도 해당 문제에 대해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열심히 살아도 의식주가 위협을 받는 일, 이 일에 정말 구조적 문제는 없을까. 2년마다 혹은 4년마다 이사를 해도, 이사 전까지 아무리 모아도 월세와 전세는 늘 돈을 모으는 속도를 뛰어넘었다. '내 집 마련의 꿈'은커녕,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할 수만 있어도 숨통이 트이는 곳이 서울이다.

'임대업'이라는 포장으로 갭투자 사기꾼이 등장해 '깡통전세'가 난무하는 현실의 이면에는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의 전세는 값이 떨어질 리 없다'는 굳은 믿음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임대 전 아무리 이것저것 최선을 다해 확인을 해도, 임대인이 중간에 바뀌어 버리면 모든 게 무용해지는 것을 뼈아픈 경험으로 확인했다. 바뀐 임대인에 대해 임차인이 거부할 권리는 없다. 

내 전세금을 보호받기 위해선 적지 않은 금액의 보증료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바쳐야 한다. 보증료를 내지 않으면, 전세금은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다. 지난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사고 상위 30인 현황을 보면 사고 금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런데 애초 공사의 보증 자체도 쉽게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개인에 대한 신용조사가 들어가고, 가족관계증명서 등까지 확인한다. 보증기관이 교차확인하며, 사고매물(압류, 가압류 등)은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즉 사고가 날 가능성을 검토하고, 사고가 없는 매물에 대해서만 반환보증을 해주고 있다.

이렇듯 주의사항을 거친 매물에도 발생할 수 있는 보증금 사고다. 이게 개인의 불운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일까. 반환보증조차 어려운 개인들은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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