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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숲 거닐며 마음까지 방역된 열흘간의 왕릉여행

힐링 장소로 조선왕릉을 새롭게 해석한 ‘제1회 조선왕릉 문화제’

등록 2020.10.28 10:33수정 2020.10.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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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보다, 조선왕릉'을 주제로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제1회 조선왕릉문화제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조선왕릉문화제는 기존에 왕릉별로 진행하던 문화행사를 통합하고, 신규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조선왕릉을 새롭게 바라보는 문화유산 복합 페스티벌로 진행됐다.
 

인간문화재 송용태 선생(탤런트)이 배우로 나선 브랜드 공연 창작연희극 <채붕 - 백희대전>. 능행을 마친 왕의 효심과 백성에 대한 애민정신을 담은 작품으로 이번에 한국문화재재단의 기획으로 조선왕릉을 실경으로 초연됐다.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조선왕릉은 궁궐, 종묘와 함께 조선왕조-대한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서울과 경기 일원에 분포되어 있다. 조선왕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문화답사의 공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 관광객의 휴식 공간이자 관광명소로 변모했다.

지난 16일 개막제를 시작으로 구리 동구릉, 남양주 홍릉과 유릉, 서울 선릉과 정릉, 태릉과 강릉, 고양 서오릉, 서삼릉, 여주 영릉 7개 지역에서 21개의 탐방과 체험, 공연 프로그램이 조선왕릉의 장소성과 역사문화를 소재로 진행됐다.

능행을 마친 왕의 효심과 백성에 대한 애민정신을 담은 창작연희극 <채붕-백희대전>이 구리 동구릉과 여주 영릉에서 브랜드 공연으로 초연됐다. 고양 서오릉과 서울 선‧정릉에서는 역사해설가의 안내로 고즈넉한 왕릉의 밤을 거닐어보는 <서오릉 야별행>, <선릉과 정릉, 달빛 품은 왕릉에 서다> 등이 진행됐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은 방문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구리 동구릉의 조선왕릉문화제 현장을 찾은 시민들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사단법인 우리문화유산알림이(이사장 김숙희)가 진행한 <선릉과 정릉, 달빛 품은 왕릉에 서다>에서 재실 음악회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서오릉 야별행에 참가한 시민들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는 주간에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휴휴, 왕릉에서 쉬어가요>가 진행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공연형, 탐방형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진행돼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역사의 숲길을 거닐며 힐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선왕릉은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신의 정원'이라 불릴 만큼 자연경관과 식생이 잘 보존돼 있다. 울창한 왕릉 숲길은 걷는 내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울창한 숲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관람객들이 충분한 거리를 두고 거닐면 천연 항균제인 피톤치드(Phytoncide)로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문화적 백신이 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30분간 숲길 2km를 걷는 것만으로도 우울하고 피로한 부정적 감정을 70% 이상 감소시키며 면역력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이를 증명한다.

과거에는 일상적이었던 문화 활동과 여가생활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지금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실내가 아닌 넓은 야외의 안전한 환경에서 조선왕릉문화제는 진행됐다. 자연과 조화된 가운데, 조선왕릉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진행된 활용 프로그램들은 '문화는 위로'라는 치유의 콘텐츠로 방문객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또 여주의 세종대왕 영릉 주차장에서 자동차 극장 형태로 선보인 국악 공연 <왕릉 음악회 '별이 빛나는 밤에'>는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공연방식인 드라이브 인(Drive-in)을 시도하기도 했다.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심리상태, 마음의 안식이 중요하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과 미술 작품의 감상, 독서, 공연 관람, 궁궐과 왕릉의 문화재 탐방까지 모두 우리를 위로해주는 문화다.

야외 문화관광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조선왕릉문화제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자연과 조화된 문화콘텐츠로 우울감과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방문객에게 새로운 조선왕릉 향유방법의 뉴노멀(New Normal)을 제시했다.
 

조선왕릉문화제 현장에서 만난 김현성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활용기획팀장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지난 2014년 궁중문화축전 시범사업, 제1회 궁중문화축전(2015)을 기획하기도 했던 김현성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활용기획팀장은 "자연 친화적인 독특한 장묘 전통, 조선시대의 세계관과 정치사, 예술적 역량은 물론, 현재까지 이어지는 조상숭배의 전통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은 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며 "세계인이 향유하는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방문객 모두가 진정성 있게 누릴 수 있도록 가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콘텐츠 기획에 주안점을 뒀다. 그것이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제의 마지막 날 동구릉에서 만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서비스기획과의 김흥년 사무관은 "궁중문화축전, 조선왕릉문화제 모두 코로나19로 지난 상반기부터 개최 일정과 진행방식 결정에 난항을 겪은 끝에 열게 됐는데, 건축물 중심의 궁궐은 방문객이 줄었지만 드넓은 자연환경이 특징인 조선왕릉은 방문객이 늘어났다"며 "앞으로 비공개 능침 개방, 야간관람 확대, 활용프로그램 개발 등 국민들이 조선왕릉이라는 역사문화를 통해 안전한 환경에서 문화적으로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문화유산 향유기반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문화유산은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지만, 이 조선왕릉과 궁궐, 종묘는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유일한 문화재다.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1월 궁궐과 왕릉의 효율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문화재청 소속의 책임운영기관(기관장 고위공무원단)으로 신설, 출범했다. 이어 7월에는 '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2019-2023)'을 마련하여 궁궐과 왕릉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으로 문화유산강국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문화재청에서 궁능문화재과장, 조선왕릉관리소장, 현충사관리소장,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장 등을 지낸 나명하 박사가 초대본부장으로 취임하여, 현재 포스트 코로나 시대 궁궐과 조선왕릉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고품격 문화유산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고양 서삼릉, <태(胎), 생명과 희망을 잇다> 프로그램 참가자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한편, 2009년 6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UNESCO)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은 올해로 등재 11주년을 맞이했다. 2009년 당시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성공은 이후 다수의 문화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전기(轉機)를 마련하여 오늘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세계유산 보유 문화강대국으로 거듭나는 계기였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제1회 조선왕릉문화제는 조선왕릉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경험하는 문화재 활용의 지평을 열었다. 문화유산은 위기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일종의 치유제로 기회가 되고 있다.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정책, 신한류진흥정책,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상품화 사업, 한국방문위원회 관광캠페인 사업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왕릉이 소재한 지자체의 관광명소 육성사업과의 협력체계 강화가 요구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가 발행하는 한류콘텐츠 문화미디어 [전통플랫폼 헤리스타]에 함께 게재됩니다.

[글 = 이창근 칼럼니스트]
: 문화정책을 전공한 예술경영학박사(Ph.D.)로 문화산업컨설턴트인 동시에 콘텐츠산업을 읽고 쓰는 작가(Content Writer)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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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한류와 전통문화를 화두로 글쓰는 문화칼럼니스트입니다. 콘텐츠는 문화를 발현하는 메시지이면서 희망의 빛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읽고 씁니다. 글쓰는 작가(Content Writer)로 활동하는 동시에 문화산업컨설턴트로 일하며 콘텐츠산업의 미래를 분석합니다. 문화비전의 어젠다를 발굴하고, 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마스터플랜을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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