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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투사' 백기완, 심산상 수상...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헌신"

제22회 수상자로 선정... 4.19혁명에서 촛불항쟁까지 반세기 현장 지킨 민주주의 산증인

등록 2020.11.06 17:19수정 2020.11.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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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 채원희

   
'백발의 거리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심산상'을 받았다.  

심산 김창숙 선생은 항일 독립투쟁과 반독재 민주통일운동에 온 생을 바쳐 '조선의 마지막 선비'라고 불리며, 성균관대학교 초대 총장을 지냈다. 심산감창숙연구회는 지난 1996년 김창숙 선생을 기리고자 우리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서 헌신한 이들을 선정해 '심산상'을 수여하고 있다. 역대수상자로는 백낙청(2회), 강만길(3회), 김수환(13회), 리영희(17회), 손석희(20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21회) 등이 있다.
   
6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국제관에서 제22회 심산상 시상식이 열려, 백 소장과 인연을 맺은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수상을 축하했다. 시상식에는 투병 중인 백 소장을 대신해 맏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가 참석해 대리 수상했다.
 
박승희 심산상 심사위원장은 "백기완 선생은 한평생 한국의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헌신하셨다"라며 "민족의 길을 제시하신 선생의 지성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불의에 맞서는 열정은 불보다 뜨거웠다. 옥중에서는 글로, 광장에서는 연설로 젊은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향한 희망과 용기를 주셨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백 소장은 1933년 황해도 은율 구월산 밑에서 태어났으며, 1945년 8.15해방 뒤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지난 1960년 이승만 독재타도 4.19혁명 운동에서 2016년 박근혜 탄핵촛불 항쟁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민주항쟁 현장을 지켜 '민주주의의 산증인'이라 평가받는다.
 
통일 운동에도 앞장섰다. 지난 1967년 '재야 대통령'으로 불리는 장준하 선생과 함께 백범 김구 선생의 통일 정신을 이어받아 '백범사상연구소'를 설립, 민족사와 민족사상 등을 연구했다. 그러다가 1984년 통일문제연구소로 이름을 바꾸고, 이후 본격적인 통일운동에 헌신했다.
 
백 소장의 맏딸 백원담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독재정권의 사찰기관으로부터 협박성 취조 당시에 아버님을 윽박지르는 수단으로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는 다그침을 받으셨다"라며 "아버님은 그때마다 '나요? 나는 통일꾼이요'라고 단호히 말씀했다. 모진 고문에 짓밟히고 감옥에 갇혀도 한결같이 '나요? 나는 통일꾼외다'라고 대답했다"라고 아픈 기억을 꺼냈다.
 
이어 "아버님은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해서 함께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노나매기' 사상을 역설해오셨다"라며 "평상시 같으면 오늘도 일터에서 정리해고 당하고, 살인적인 배달 일에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이 안타까워 어느 싸움터든 달려가셔서 자본과 권력에 피눈물로 분노의 성토를 하셨을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백기완, 그는 건국 서사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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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백발의 거리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가인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심상산’을 받았다. 시상식에는 투병중인 백 소장을 대신해 맏딸 백원담(성공회대 교수) 교수가 참석해 대리 수상했다. ⓒ 정대희

 
이날 시상식은 여느 시상식과 달리 백 소장의 생애와 저술에 대한 논평의 자리도 마련됐다.
 
김정환 시인은 백 소장을 '"건국 서사 쓰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 치마 휘날리며, 장산곶 매, 젊은 날, 벼랑을 거머쥔 솔뿌리여, 사람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등 책 제목들이 표지를 박차고 나와 가장 보편적이고 편재적인 당대의 언어로 회자됐다"라고 혁명적 글쓰기를 선보인 작가로 바라봤다.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심산 김창숙 선생의 삶과 백 소장의 삶을 비교했다. 오 교수는 "백기완 선생의 삶은 민중의 노력만이 민주주의도 통일 이루어낸다는 굳은 신념 속에서 가능했다"라며 "이는 평생을 독립 투쟁과 반독재 민주통일운동에 헌신한 심산 김창숙의 삶과 매우 닮았다. 두 분 모두 우리 역사, 우리 사회의 '장산곶 매'이다"라고 말했다.
 
시상식 끝에는 부상으로 '투몌이기(投袂而起)'라고 적힌 기념액자를 전달하는 행사도 했다. '투몌이기'는 소맷자락을 휘날리며 급히 일어나 뛰어나간다는 뜻으로, 춘천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문장이다.
 
임경석 심산김창숙연구회장은 "백기완 선생님은 군사독재의 폭압에 맞서 감연히 투쟁했고,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고자 백방으로 힘쓰다가 여러 차례 형무소에 갇히고 자신과 가족이 온갖 고초를 겪었는데도 물러서지 않고 불의의 맞서는 대열의 앞자리에 항상 서 있었다"라며 "불의에 맞서 분연히 저항해 오신 백기완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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