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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후방' 'ㅇㅎ'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서울YWCA 모니터링] 게시물 1500건 중 707건 성차별... 일상이 된 성적 대상화

등록 2020.11.12 16:20수정 2020.11.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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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WCA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차별 경향성 분석을 위해 게시물과 댓글 열람에 제한이 없는 접속 수 기준(트래픽) 상위 6곳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그 결과 게시물/댓글 1500여 건 중에서 707건(47.1%)의 성차별 사례가 발견되었습니다.

707건 중 성차별적 이미지의 문제 사례가 236건(33%)으로 가장 많았고, 성적 도구화(대상화)의 문제가 222건(31%)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속 성차별 표현 분석 ⓒ 서울YWCA

   
'극후방' 'ㅇㅎ'가 붙으면 조회 수가 높아졌다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만을 의도적으로 편집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사례가 236건 발견되었습니다. 성적 대상화는 신체의 일부 이미지로 여성을 표현하거나, 신체 일부/전체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러한 게시글 제목에는 '19' '극후방' 'ㅇㅎ'(약후방주의를 의미, 극후방과 ㅇㅎ 모두 야한 내용이 있으니 게시물 클릭 시 뒤를 조심하라는 뜻) 등의 단어가 게시물 앞에 붙여지고, 해당 단어들이 붙여진 게시물일수록 조회 수가 높았습니다. 

더불어 게시물 내용과 댓글에 'ㅗㅜㅑ'(또는 'ㅓㅜㅑ')가 적혀진 경우가 다수 발견되었는데, 'ㅗㅜㅑ'는 '오우야'의 모음만 따온 글자로 놀란 상황에서 쓰이는 감탄사로 쓰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신체를 평가하거나 성적 대상화 할 때 쓰이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구글 검색창에 'ㅗㅜㅑ'를 검색했을 때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대부분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가 분절된 이미지들로, 'ㅗㅜㅑ'가 현재 온라인상에서 어떤 의미로 유통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정 용어를 포함한 제목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이미지 내용의 결합이 다수 발견되었다는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매우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혀 있음을 보여줍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속 성적 대상화 사례 ⓒ 서울YWCA

   
여성에 대한 모욕과 대상화의 표현들은 그 정도가 심해질수록 여성을 완전히 비인격화하는 표현으로 변모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된 '피XX들 XX 맞아도 정신 못 차림. 그냥 XX처럼 키우는 게 답'과 같은 표현들은, 여성에 대한 성적 위협이나 공격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사라진 채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범죄 사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내용 다수 발견

모니터링 기간 중 고위 공무원의 위력 성범죄 사건이 공론화되며, 커뮤니티 내에서는 "앞으로 한국에서는 여자들 보좌관이나 비서로 못 쓰겠다"는 내용의 게시물과 댓글이 33건 발견되었습니다.

해당 게시물들은 성범죄 사건의 원인은 비서직에 여성을 고용했기 때문이므로 비서직에 여성을 고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남성의 성욕은 자연스럽고 조절 불가능한 것이고 여성의 옷차림이나 태도가 남성의 성욕을 자극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있습니다. 이같은 성차별적인 인식은 여성 노동환경에 대한 제약과 차별의 정당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입니다. 
 

모니터링 사례 ⓒ 서울YWCA

   
이번 모니터링의 대상이었던 온라인 커뮤니티는 접속 수 상위의 전체공개 커뮤니티였습니다. 인류의 생활양식이 온라인 기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차별이 특정 성별의 온라인 접근성을 상실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온라인의 지속성, 확산성, 다양한 플랫폼, 익명성, 초국가성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온라인 커뮤니티 속 성차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문제제기가 필요합니다.  
#성차별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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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창립해 올해로 99주년을 맞은 서울YWCA는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 을 슬로건으로 성평등, 탈핵생명, 평화통일 운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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