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노동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로 추락하다

[분석] 위기의 노동당...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는 몰락하는가

등록 2020.11.27 09:13수정 2020.11.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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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노르웨이 언론 NRK와 Aftenposten에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노르웨이 노동당의 지지율은 21.2%로 나왔다. 여당인 보수당은 25.2%로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적록연합 일원인 중앙당(구 농민당)은 20.2%로 3위로 나타났다. 노동당은 지난 2017년 선거 득표율보다 6%나 낮은 상황이며, 중앙당은 지난 선거보다 약 10%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렇듯 노르웨이 노동당의 최근 지지율은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10월 22일에 발표된 Ipsos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9.5%로 나왔다. 이는 1924년 총선 이후 96년 만에 처음으로 지지율이 20%대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2001년 이후 노르웨이 노동당이 받은 지지율 중 역대 최저인 수치다.

무너지는 노동당의 '적록연합 맏형' 지위

노르웨이 노동당은 스웨덴 사민당, 덴마크 사민당과 함께 북유럽 복지국가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정당으로 득표율 30%를 기본으로 하는 정당이었다. 그러나 2017년 총선 때 30% 선이 깨지더니 지금은 20~21%에서 머무르고 있다.

물론 노동당을 포함한 적록연합(노동당, 중앙당, 사회주의 좌파당, 적색당)의 총 지지율은 우파연합보다 높은 상황으로 내년 총선에서 정권교체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과거와 달리 노동당이 동맹 정당들에게 주도권을 인정받기 점점 힘들어 지고 있다.

이미 작년 지방선거 때부터 24%를 득표하면서 당세가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수여당이 코로나 사태에서 나름 선방하고 그로 인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결국 동맹정당인 중앙당과 1% 차이 밖에 나지 않고 있다.

노동당보다 오른쪽에 있는 중앙당과 노동당보다 왼쪽에 있는 사회주의 좌파당, 적색당이 노동당이 채워주지 못하는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노동당은 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 요소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우경화하였고, 이후에는 이도저도 아닌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노동당에 실망한 유권자들 중 좌파적 가치의 발전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민주사회주의 정당인 사회주의 좌파당이나 마르크스주의를 내세우는 적색당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또한 경제 및 생활문제에 집중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보호무역과 농민보호, 늑대사냥을 주장하는 중앙당으로 이동하였다.

게다가 노동당을 제외한 적록연합에 있는 모든 정당들이 유럽연합 가입에 매우 부정적인 상황으로 향후 정권이 교체되었을 때 국정 방향에 동맹정당들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노동당이 군소정당들의 '맏형'으로 군림하기 힘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폭풍 앞의 배 : 앞으로 노르웨이 노동당의 미래는?

이러한 좌파 유권자의 노동당 이탈의 특징은 첫째, 노동당의 지지기반이 과거 복지국가 황금기에 비교하면 튼튼하지 않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최대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블루칼라와 공공분야 노동자들의 노동당 지지가 예전만 못하며, 노동당에 표를 던지던 진보적 농민들 또한 중앙당으로 돌아서게 되면서 과거처럼 이들 계층에게 독점적인 지지 확보가 어려워 졌다.

둘째, 노동당이 내세웠던 사회민주주의의 이념이 더 이상 좌파 유권자에게 과거 같은 강한 호소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사회주의를 내세우는 사회주의 좌파당 뿐 아니라 마르크스주의를 내세우며 혁명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적색당이 약진하고 있는 부분은 사회민주주의가 독점해오던 좌파 유권자들의 담론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르웨이 노동당은 아직도 노르웨이 최대 정당이다. 노르웨이 현대사와 함께한 복지국가의 상징이고 아직도 지역 조직들은 튼튼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노르웨이 노동당이 처해있는 상황은 희망적이지 않다. 주변 북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금 이들의 상황은 폭풍을 만난 배와 같다.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마저 몰락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 노동당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시 부활할 수 도 있고, 아니면 독일 사민당처럼 완전히 외면 받게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노르웨이 노동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북유럽 사회민주주의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다. 노동당이 이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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