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투기자본이 한진중공업 인수? 지역 반발 확산

예비입찰에 7곳, 곧 본입찰... 부산 시민단체·노조 "사모펀드 매각 안 돼"

등록 2020.12.10 16:23수정 2020.12.10 19:53
0
원고료로 응원
a

"빨간 불 켜진 부산 영도조선소 앞"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 하고 있는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빨간 신호등 뒤로 대형 크레인이 카메라에 잡혔다. ⓒ 김보성

 
한진중공업의 연내 매각 추진과 투기자본 인수 가능성을 놓고 부산지역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예비입찰에 사모펀드 신탁사 등이 대거 신청서를 냈고, 채권단이 조만간 본입찰을 예고하면서다. 그러나 한진중공업 노조는 물론, 부산시의회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정치권까지 "투기세력 반대"를 목소리 높이고 있다.
 
조만간 본입찰, '졸속' 비판에도 연내 매각하나

10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사모펀드(PEF)가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10월 예비입찰에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KDB인베트스먼트-케이스톤파트너스, NH PE·오퍼스 PE, APC PE, 한국토지신탁, SM그룹 등이다.
 
KDB산업은행 측은 오는 14일 한진중공업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산은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지분 63.44%, 필리핀 금융기관 지분 20.01%다. 만약 예정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내년 초 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인수업체가 조선업과 관련이 없는 업체라는 점이다. 부지 등 부동산 개발이나 다른 목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항재개발 지역과 마주보고 있는 영도조선소의 부지면적은 26만㎡(8만여 평). 현재 공업용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만 한다면 아파트 건설 등 조 단위의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곳이다. 이미 일부 언론 등을 통해서는 투기자본의 상업개발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지역의 여론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의회가 지난 9월 "장기적인 조선소 운영 비전을 제시한 정상적인 산업자본 인수와 공정한 절차"를 강조하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부산시도 지난달 정부와 채권단 등에 한진중공업의 조선업 존속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보냈다.
 
모두 조선1번지인 한진중공업의 가치와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나온 요구다. 한진중공업 관계자 또한 <오마이뉴스>에 "조선업을 접겠다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건 노사 모두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a

"투기자본에 매각 반대한다" 10일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산참여연대, 부산민중연대를 비롯해 정의당·진보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 부산녹색당 등 진보정당 등이 영도조선소 앞에서 '투기자본 매각 저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현장에는 도용회 민주당 부산시의원도 함께했다. ⓒ 이윤경


대책위 구성한 지역 단체들... 규탄 여론 이어져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9일 성명을 냈다. "예비입찰 참여 업체들이 부지의 상업적 개발이익에 관심이 더 많아 보인다"고 꼬집은 부산 경실련은 시와 정부, 산업은행을 향해서도 "사모펀드 매각이 아닌 제대로 된 대책, 책임감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지역 정치권은 더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기업노조인 한진중공업 노조, 부산경제살리기연대·지방분권부산연대 등으로 구성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부산시청을 찾아 "산은이 한진중공업을 조선업과 무관한 사모펀드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후에는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산참여연대, 부산민중연대를 비롯해 정의당·진보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 부산녹색당 등 진보정당이 한데 뭉쳐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단체·정당은 영도조선소 앞에서 "경영진의 무능에서 기인한 매각으로 조선소 폐업과 대량해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는 노동자들과 부산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이익을 위한 매각을 거부하며 고용유지, 조선소 운영에 대한 비전을 확약한 이후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35년째 해고자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관련해서도 "연내 복직을 결정하라"고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주한미군 범죄 중 가장 잔혹한 사건
  2. 2 김정은 삼촌 김평일의 '평탄한' 인생
  3. 3 6개월째 수입 0원...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여행'
  4. 4 조국이 분석한 윤석열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유
  5. 5 내장사 대웅전 방화범은 예비 승려... 불교계 망연자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