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비건 "싱가포르 정상합의 잠재력 여전히 유효"

아산정책연구원 초청강연 "북한, 2년간 기회 낭비... 진지한 외교 해야"

등록 2020.12.10 15:36수정 2020.12.10 15:36
0
원고료로 응원
a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10일 "북미 간 합의를 진전시키지는 못했지만 1차 북미정상회담의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아산정책연구원 초청으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지난 2년간의 후퇴와 실망, 놓친 기회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대북특별대표를 맡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유한 한반도를 위한 비전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우리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8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강연에서 비건 부장관은 "전쟁과 분쟁의 시간은 끝났고 평화를 위한 시간이 왔다"면서 "그 성공을 위해 미국과 한국, 북한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건 부장관은 "외교는 북한과의 도전을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정말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북한이 어려운 절충 과정이 있겠지만 지속적인 포용을 통해 (북한이) 막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진지한 외교를 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도 아래 이뤄진 비핵화 협상은 야심차면서도 대담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 간의 불신에 굴하지 않고 한반도를 바라봤고, 지난 70년 동안의 적개심이 앞으로 적개심으로 이어질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외교가 워싱턴과 평양의 관계를 보다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을 목표로 했지만, 바라는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싱가포르 회담(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취한 조치들을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2년 반 동안 실망감도 컸다"며 "우리는 북한에게 70년 동안의 반목을 뒤로 하고 새롭게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들은 너무나 자주 대화와 관여 대신 협상의 장애물을 찾는 것에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비건 부장관은 오는 2021년 1월 열릴 예정인 북한 노동당 8차 당대회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북한이 지금부터 그때까지 시간을 외교를 재개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사용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전 비공개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서 조찬을 함께하며 한반도 평화 구축에 있어 한국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 평화 구축에 있어 남북관계 및 한국 정부의 역할과 중요성이 크다"면서 "인도주의 협력을 포함한 남북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장관과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지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한미가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후 비건 부장관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도 면담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저녁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닭한마리' 만찬을 할 예정이다.
#스티븐 비건 #싱가포르 합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4. 4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