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대전시가 추진 중인 준설, 우려되는 까닭

[주장] 준설로 기후위기 수준의 홍 수대응은 불가능하다

등록 2020.12.28 14:06수정 2020.12.28 14:21
1
원고료로 응원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7·18일, 23일 대전시가 진행 중인 준설현장 2지역(유등천, 대전천)과 2020년 홍수위험이 있었던 만년교와 원촌교 현장을 확인했다. 대전시가 2020년 54일간 장맛비로 하천에 토사가 많이 쌓여 준설이 필요하다고 결정하면서 대규모 준설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가장교~수침교, 삼천교~한밭대교, 목척교~한남대교 사이에 약 6만톤의 하천준설을 진행 중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준설이 홍수예방에 효과가 없다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준설 이유는 재해예방을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준설중인 대전천의 모습 ⓒ 이경호

 

지난 여름철 집중 강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번 준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준설이 가장 필요한 만년교와 원촌교는 실제 준설이 되지 않는다. 지난 강우에 취약점을 드러냈던 갑천의 원촌교와 만년교 지점이 우선되어야 맞다. 최소한 준설을 위해서는 이번 집중호우에 실제 고려할 만한 수위 확인이나 위험 정도를 평가한 후 해야 하지만 대전시는 구체적 근거 없이 '하천기본계획을 따른 방안'이라며 준설을 강행하고 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촌교와 만년교의 여유고가 오버되었거나 위험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대전천과 유등천은 지난 여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전시가 현재 준설중인 구간은 실제 하천의 수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수위가 어느 위험 수위인지도 모르면서 준설 중인 것이다. 
 

8월 홍수시 대전하천 수위표. 만년교와 원촌교 이외는 여유고가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대전시


강우에 가장 취약한 구간이 제외됐기에 다른 지역은 이에 상응하는 과학적인 분석과 데이터를 토대로 준설이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대전시는 준설하는 구간에 퇴적 이유 등과 실제 토사량과 측량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모니터링 결과 퇴적토가 쌓이는 원인의 대부분은 보와 같은 횡단구조물 주원인인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준설이 되는 지역 모두 하류에 횡단구조물 보와 세월교가 위치하고 있었다. 또한, 하상에 설치된 차집관로(하수) 구조물 등이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7월 강우시 문제가 되었던 만년교와 원촌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만년교 하류 450m 지점과 원촌교 80m 상류에 횡단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만년교 하류에는 구억보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원촌교 상류는 확인되지 않은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유등천의 경우도 준설구간 하류(삼천교 하류 약 200m)에도 미상의 대형 횡단구조물이 위치해 있었다. 대전천 준설구간 하류에는 세월교가 위치해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으며, 관로와 맨홀이 저수로 구간에 노출되어 있어 토사 등의 퇴적을 유도하고 있었다. 
 

대저넌 준설 구간의 구조물 - 토사를 쌓이게 하는 원인이다 ⓒ 이경호

   

부서진 하천구조물이 토사를 퇴적시키고 있다 ⓒ 이경호

 
더욱 문제인 것은 유등천과 원촌동의 두 미상 구조물에 대해서는 대전시는 내용과 위치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의 정보공개요구에 타 부서의 확인이 필요하다며, 직답을 하지 못했다. 구조물에 대한 정보를 요청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런 횡단구조물 등의 위치와 내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준설을 진행한 것이다.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준설을 진행하는 것이다. 담당 부서의 직원들이 대략 판단해 토사가 많은 지점을 선정하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준설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등천에 횡단구조물. 대전시는 무슨 구조물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 이경호

 
횡단구조물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대전시가 홍수를 예방한다며, 하천에 자라는 버드나무를 대규모로 벌목하고 준설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하천의 준설이 필요한 것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감으로 준설하고, 감에 의존하여 벌목을 진행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아직도 이렇게 감만 가지고 준설하는 대전시의 행정진행 절차에 헛웃음만 나온다.

더욱이 대전시는 하천의 구조물에 대해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지 못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실제 횡단 구조물에 대해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상하수도 관와 유류관 등의 다양한 시설물들이 있지만 정확하게 구조물을 알고 있지 못하다.

대전시가 밝히고 있는 보의 개수는 대전에 31개 \뿐인 것으로 되어 있다. 대전천은 보가 1개인 것이 공식기록이다. 대전천에는 평균 1km에 3개 정도의 시설물이 있다. 나머지는 하천의 시설물로 잡혀 있지 않거나, 앞서 인지 하지 못하고 있는 시설물인 것이다. 통합적이 하천관리조차 못하면서 준설만을 진행하는 수준의 관리가 수해예방의 대책이라니 한심할 뿐이다.
 

대전시 하천구조물 현황 ⓒ 대전시

 
현장조사 결과 대전천의 하천의 하상고가 실제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천에 설치된 과거 시설물들의 경우 하천 바닦과 높이를 맞추어 건설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차이가 발생해 낙차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는 실제 하천기본 계획시보다 토사가 쌓인 것이 아니라 유실됐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결국 준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수량이 적어 토사가 많이 쌓인 것처럼 보일 뿐 실제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실제 측량자료와 하천기본계획 등을 비교해 제시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대전시는 감감무소식이다. 측정한 자료가 있다고 말만 하고 있지 구체적인 자료를 주지 않고 있다. 실제로 측량을 진행하기는 했는지도 믿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2020년 가장 큰 위협이 있었던 원촌교와 만년교 구간도 역시 횡단구조물이 있는 한 준설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매년 겨울 진행하는 버드나무 제거나 준설등으로 하천의 홍수를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하천준설은 홍수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촌교 교각보호를 위해 설치된 보호공(붉은색 네모). 교각 보호공 이상의 준설은 의미가 없다. ⓒ 이경호

 
대전시는 이제라도 준설로 홍수를 관리하는 구시대정 페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준설이 진행중인 구간 모두 하류에 대규모의 보 등의 횡간구조물이 설치돼 준설 이후에도 물의 흐름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없다. 하천의 준설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하천에 횡단구조물이 있는 상태에서 준설의 효과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홍수에 대한 대비책으로 하천만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변화가 필요하다. 도시에 강우배제시스템이나 도시의 투수시스템등을 통해야 한다. 더불어 도심에 크고 작은 홍수터등을 마련하거나 하폭을 확보하는 형태로 하천의 시스템이 변화 시키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하천에 모든 강우를 감당하여 처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전시의 일방적인 준설강행은 시대를 역행하는 구시대적인 방식이다. 더불어 긴급성을 요하는 지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되지 않은 졸속행정일 뿐이다. 기후위기시대에 적절하지 않은 행정 일방주의이다. 
#준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이 기자의 최신기사 대전시, 제비 둥지를 찾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연도별 콘텐츠 보기